이런저런 잡담

01
스마트폰을 살까 고민했다. 기종은 넥서스원. 작년 말이었나, 출고할 당시부터 원했던 폰이라 심각하게 고민했다. 심지어 ㅈ과 함께 요금제를 비교하기도 했다. 폰을 바꾸고 번호도 바꾸는 것으로 거의 굳혔는데, 돌연 안 사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넥서스원을 구매하길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는 하루 종일 웹에 접속해서 다른 일을 안 할 거 같은 불길함이었는데, 이런 이유에서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망설였지만, 그럼에도 구매하려고 했다. 매달 들어가는 상당한 요금도 부담스럽지만 미친척 지르기로 했다. 근데 결국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어느날 아침의 갑작스런 결정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2G 핸드폰이 2006년부터 쓰기 시작했지만 아직 더 사용할 만하다. 내년까지 버티기로 하자. 흐.

02
스마트폰과 함께 고민했던 제품이 하나 더 있으니 넷북. 노트북이 있지만 너무 무거워서, 여름이면 가지고 다닐 수가 없다. 8~9인치 정도 크기의 가볍고 싼 제품으로 고민하고 있다. 태블릿PC가 나오면서 이제 넷북은 사양길이라는데 무슨 넷북이냐 싶겠지만 서브제품의 주요 용도는 워드다.

태블릿은 아무래도 워드를 하기엔 불편할 거 같달까. 물론 크기가 작은 넷북 역시 자판이 있어도 워드가 편하진 않다고 하지만.. 아울러 태블릿을 산다면 안드로이드나 크롬 태플릿을 사고 싶은데, 이 두 종류는 빨라야 내년 여름, 혹은 내후년에나 괜찮고 안정적인 제품이 나올 거 같다. 선택지도 넓어질 듯하고. 흐흐.

암튼 현재 30만 원대로 이것저것 비교하고 있다. 당연히 OS가 깔려있지 않은 것으로. 우분투나 다른 리눅스를 설치할 예정이고, 클라우드를 실험할 제품이기도 하다. 재밌을 듯.

… 뭐, 이렇게 말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흥이 떨어져선 사지 않을 수도.. 흐.

03
이태원에서 살기 시작하며, 뭐랄까 나름 지역연구를 하려고 했다. 냥이와 살면서 그냥 방콕이다. 그래도 재밌는 풍경을 자주 접한다.

이를테면 이태원에 있는 몇몇 슈퍼마켓은 할랄 제품을 파는 곳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선 찾기 힘든 표시다. 이슬람 관련 서점이나 식당이 많은 것도 재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길가에 늘어서 있는 트랜스젠더 클럽이 가장 재밌고, 좋다. 아울러 클럽에 출근해서 화장을 하지 않고 집에서 화장을 다 하고 출근하는 이를 보면,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싶다. 클럽의 차이일까? 경력의 차이일까? 뭐, 이런 사소 것이 궁금하다.

그나저나 이곳이 재개발되면 어떻게 되려나? 재개발 확정인 줄 알았는데, 동의서 찍는 문제로 갈등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정말 재개발되면 이슬람 사원과 관련 식당들, 트랜스젠더 클럽과 게이클럽, 후커힐의 가게는 모두 어디로 갈까? 어디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까?

8 thoughts on “이런저런 잡담

  1. 트렌스젠더클럽 가본다 하고 여태 못가봤군요. 그나저나 윗 분말씀처럼 정말 재개발좀 안하고 그냥 살면 안되나

    1. 그쵸? 정말 재개발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재개발 들어가면 트랜스젠더클럽들 모두 사라질 건데 이런 걱정도 크고요.. ㅠ

  2. 루인님, 안녕하세요! 트렌스젠더인 제 친구에게 쓰는 편지에 루인님 포스팅에 인용된 문구를 빌려가도 될까요? 제가 페이지를 잘못 눌러서 어느 포스팅인지 찾기 어렵게 되었지만요. 가져간 부분은 다음 부분입니다. 포스팅 잘 읽었어요. 친구를 이해하는 데에도 더욱 도움이 되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내[트랜스젠더]가 젠더시스템을 위반한다고 말하는데 내가 젠더시스템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젠더이분법이 나를 위반합니다.”
    -리키 앤 윌킨스(Riki Ann Wilchins)

    1. 와아… 반가워요!
      제 글이건 제가 인용한 구절이건, 인용은 얼마든지 환영이고요. 헤헤. 늘 좋은 관계를 맺어가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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