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매진 번역, 수잔 스트라이커

어쩌다보니 이매진에서 나온 번역서 두 권을 연달아 읽고 있다. 둘 다 번역이 괜찮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꽤나 번역 잘 한 문장이다. 그런데.. 뭔가 미묘하게 번역이 비슷한 느낌이다. 옮긴이는 당연히 다르다. 편집자를 확인했다. 각 책마다 세 명의 편집자가 담당했는데 그 중 두 명이 겹친다. 아하.. 이것이 편집자의 힘인가.. 읽기 수월한 번역서를 만들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작업하다니 대단하다 싶다.
수잔 스트라이커의 <트랜스젠더 역사>를 어떤 연유로 다시 읽었다. 그 중…
공동체의 이름이 “퀴어”보다 “LGBT”로의 변화는 미국에서 성적 정체성 그리고 젠더 정체성 정치의 사회적 역사에서 새로운 국면이 시작하고 있음을 표지했다.그것은 지배문화의 동일한 억압 구조에 대항하는 다른 집단에 의한 것이 아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함이라는 자유주의적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더욱 급진적 개념의 연합, 저항, 그리고 도전에서 후퇴를 의미했고 때로는 트랜스젠더를 포함하는 시늉을 하는 “정치적” 올바름의 몸짓을 취함에 지나지 않았다.
번역이 매끄럽진 않은데.. 이런 날선 비평이 좋다. 곱씹을 부분이기도 하다.

6 thoughts on “잡담: 이매진 번역, 수잔 스트라이커

    1. 연달아 읽어서 그렇지 아니었다면 저도 몰랐을 거예요.. 흐흐. ;;

  1. 안녕하세요 루인님.. 고민하다가 남겨보아요.
    제 정체성에 대해서 모호하거든요.
    어떠한 틀이 있지만 그 틀 안의 범주에는 속하지도 않는 정체성 이랄까요?
    어떻해 해야될지..
    이제는 정체화를 하고 싶은데..
    고민이에요.

    1. 안녕하세요!
      음.. 제가 상담은 잘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들어주셔요..;;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 모르니 조심스럽게 추측할 뿐인데요..

      어떤 틀이 있고 그 틀에서 얘기하는 성질에 제대로 속하지 않는다면…
      그 틀과 범주가 잘못되었거나 비공개 님이 그 틀이 아닌 다른 틀을 찾아야 하거나.. 뭐, 이렇지 않을까 해요.
      비공개 님께서 만약 어떤 틀, 혹은 그 이름이 맘에 들고 그 틀에 속하는 것 같은데도, 틀 안의 범주를 설명하는 방식이 비공개 님과 맞지 않는다면요.. 그건 범주를 설명하는 방식이 잘못된 거라고 말할 수 있어요. 틀과 범주는 모든 경험을 포괄하며 설명하기보다는 대충 얼버무리는 식이니까요. 이를테면 mtf 트랜스젠더는 모두 수술해야 하고 상당히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틀이 있다면 전 저를 트랜스젠더라고 부를 수 없겠죠. 하지만 제 입장에선 이런 식의 설명이 문제거든요. 많은 트랜스젠더의 경험을 부정하니까요. 그리고 또 더 찾아보면 트랜스젠더를 설명하는 무수히 많은 방법이 있기도 하니까요.

      비공개 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비공개 님이 알고 계실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것이 맞다고 느끼신다면 그냥 그 느낌을 믿으셔요. 🙂

  2. 위 댓글.. 비공개? 상담을 요청하였었던 작성자 ‘보비’라구 해요 (기억하시죠?)

    정말 짧은 댓글을 작성하면서도 정말 수십번은 수정을 한거 같은데 누가 보아도 두서없는거 같아요.
    이제는 정말 나를 찾고 싶은데 누군가의 조금이라도 적어도 들어줄 누구라도 원하는데
    도저히 주변에는 없고 루인님이 생각났어요.

    언제까지나 남들에게 숨기기도 싫고 최소한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는 떳떳하게 밝히고 싶은데
    네……
    남들과는 다른 이 부분들을 밝히기가 너무 무섭고 두렵고 제 자신을 낭떠러지로 몰고가는거 같아요

    불편하시거나 조금이라도 원치 않으신다면 거절 하셔도 정말정말정말 괜찮습니다!
    혹시 상담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1. 늘 그게 힘들어요.
      밝히지 않는 게 숨기는 건 아닌데도 어쩐지 숨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아무렇지 않는 척 말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서 망설이다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저 역시, 어디가서 저를 트랜스젠더라고 말할 때마다 늘 한 호흡 멈추고 망설인 다음에야 말하는 편이에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상담이 어떤 수준인지에 따라 얘기가 달라질 듯해요..
      방학이 아닌 학기 중인 현재 상황에선 오프라인에서 뵙는 건 조금 버거운 상황이에요. 학기 중엔 어지간한 약속은 잡지 않는 편이거든요. 주중/주말 모두요..
      전화나 문자로는 상담이 안 될 테고..(제가 전화로는 대화를 못 하거든요.. ;ㅅ; 카카오톡은 사용하지 않고요..)
      이메일로도 괜찮을까요? 아마 답장을 바로바로 드리긴 힘들겠지만요.. 간단한 일처리라면 답장이 빠른데 상담이라면 아무래도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아.. 만약 구글의 지메일을 사용하고 계시다면 이메일에 부가해서 구글톡/행아웃 메시지도 가능하겠다 싶고요..
      답변이 애매해서 죄송해요..

      사실 저의 가장 큰 걱정은 제가 상담을 잘 못 한다는 데 있어요.. ㅠㅠㅠ
      별의별상담소(www.878878.net)이 있는데 좀 더 괜찮은 상담을 원하신다면 이곳이 더 좋을 수도 있고요.. ;ㅅ;
      저랑 상담하다가 비공개 님께서 당황하며 그만두실 가능성이 더 클지도 몰라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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