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주의가 주는 짜증…


“나는 트랜스젠더다. 따라서 나는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누구보다 관심이 많고 남들보다 많이 안다. 관련 이야기를 할 때 비트랜스젠더가 트랜스젠더인 나보다 잘 알리가 없으며 내가 불편하면 그건 문제가 있으니 내게 사과해야 하고 시정해야 하며,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 비트랜스젠더가 나보다 잘 알 수도 없다.”

이런 식의 언설은 정말 기분 나쁘다. 논리적 반박은 불가능하다. 이 상황에서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트랜스젠더 뿐이다. 다른 트랜스젠더의 반박도 반박이 아니라 잘못된 인식으로 치부될 가능성도 있다. (트랜스젠더가 아니라 다른 범주 용어를 넣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트랜스젠더의 반박을 반박으로 받아들이건 잘못된 인식으로 받아들이건 중요하지 않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나를 트랜스젠더라고 말하면서 반론을 펴기 싫다. 그 프레임에서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 개개인의 다양하고 복잡한 목소리는 많이 많이 드러나야 한다. 그것이 매우 문제가 많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많이 드러나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말이 유일한 언어, 유일한 판단 기준이어선 안 된다. 그것은 그저 많은 발언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유일한 언어로 자리잡는다면 그것이 매우 ‘옳은’ 언어라고 해도, 결국 ‘재앙’이 될 뿐이다. 이렇게 믿는다.

+어떤 유사한 말을 듣고 빡친 상황. 아우, 짜증나. 이렇게 짜증을 잔뜩 내는 것을 보니, 저 역시 ‘나는 트랜스젠더니까 내 말은 옳다’고 믿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식을 지닌 듯합니다. 크릉…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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