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과 관련해서, 원전에 찬성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 조롱하는 말로 그렇게 원전이 좋으면 너네 집 옆에 설치해라, 혹은 강남에 설치해라라는 반응이 있다. 이런 조롱은 현실성 없는 조롱, 비아냥으로 독해되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것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많은 발전소는 현재 인구가 적은 곳에 건설된다. 심지어 태양열 발전소도 그렇다. 인구가 적은 곳에 건설된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발전소가 있는 곳에서는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을 모두 소비할 수 없으며 그 전력은 송전 시설을 통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전달된다. 그러니까 발전소는 비서울, 비수도권에 설치되고, 그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절대 다수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소비한다. 혹자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이유가 원전이 서울에서 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런데 탄소 저감이 중요한 시대에,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시대에 어떤 새로운 발전소를 짓느냐를 논하지만(석탄발전소보다는 태양광, 풍력 등) 더 중요한 문제는 발전소를 어디에 짓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

많은 사람이 기억하겠지만, 밀양에 대형 송전탑을 건설하고자 할 때, 동네 주민도 반대했고 나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사람, 인권활동가도 반대했다. 그래서 밀양에 직접 찾아가 반대 시위에 참가한 이들도 주변에 많다. 이것이 핵심이다. 발전소를 짓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게 생산한 발전소의 전력을 어떻게 서울로 옮길 것인가? 이제 더 많은 지역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할 것이고, 그 반대는 분명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 송전탑이 설치되는 지역, 생산된 전력을 소비하는 지역이 별도로 존재한다면 이것은 분명 문제가 많은 구조다. 송전탑을 더 이상 건설할 수 없다면, 발전소를 짓는 것도 의미가 없고, 이미 건설한 발전소를 가동하는 것도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럼 석탄발전이건 원자력이건, 태양광이건 어떤 종류의 발전소를 짓느냐만이 아니라 발전소를 어디에 짓느냐가 더 큰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너네 집 옆에 원전 지어라, 강남에 지어라 라는 식의 말은 농담이나 조롱이 아니라 현실로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된다. 모든 아파트나 건물의 옥상에는 필수로 태양광 발전을 설치해야 할 것이고, 동네마다 소형모듈원전을 지어 대형 송전탑 없이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이렇게 동네마다 발전소를 짓는 것이 대형 송전탑이나 송전 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발생하는 탄소나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

물론 이것이 해결책이라거나 환경 문제에 도움이 될 거라고 온전히 믿는 것은 아니다. 내가 환경 전문가는 아니라, 여기저기 오류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저, '원전이 그렇게 좋으면 너네 집 옆에 지어라'라는 말이 비판과 조롱을 담은 의미이지만,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상념이 들었을 뿐이다. 발전소 건설, 발전의 종류 등을 좀 더 나의 구체적 현실로 상상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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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김에, 내년에는 꼭 태양광 지원 사업을 신청해야겠다. 매년 생각을 하면서도, 꼭 생각나서 찾아보면 신청 기간 전이거나 신청 기간이 지나서 못 했는데...


2021/12/11 16:09 2021/12/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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