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다가 잠깐 딴짓.

2003년인가 엠파스가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블로그란 것을 개설했으니 이제 얼추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엠파스는 이미 흔적도 없는 서비스가 되었고, 엠파스라는 서비스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가 되었다. 20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블로그가 처음 개설되었을 때는 카페가 유행이었고, 싸이월드가 유행했고, 프리챌 커뮤니티 서비스도 유행했다. 블로그도 한때 유행처럼 많은 사람이 사용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트위터가 대세를 이루고 페이스북이 인기를 끌고 그 인기에 구글은 구글웨이브를 냈다가 일찍 망하고, 새롭게 구글플러스라는 서비스를 냈지만 폭망했다. 트위터는 금방 망할 것 같았음에도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활발한 SNS로 유지되고, 페이스북은 어느 순간 그들만의 리그, 쓰는 사람만 쓰는 공간이 되며 사용자가 감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대신 인스타가 인기지만 틱톡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늘 SNS에서 성공하고 싶었던 구글은 어느 순간 지구상 가장 큰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가 예기치 않게도 SNS와 검색서비스를 통합한 서비스로 성공하며 나름 성공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경험하며 나는 여전히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다. 잠시 트위터를 했지만 그 번잡스러움에 그만뒀는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전에 그만두길 잘했다고 몇 번이고 중얼거린다. 페이스북은 아예 시작도 않했고, 구글웨이브는 초기 사용자였지만 사용자 자체가 없는 서비스여서 망했고(그 기능이 구글드라이브로 들어와 실시간 문서 작성이 가능해졌다), 구글플러스는 열심히 했지만 그곳에는 리눅스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연결된 곳이었기에 매우 조용했다. 무엇보다 다행스럽게도 구글플러스는 망했다. 그리고 이후로 SNS는 일절 하지 않고 블로그만 계속 유지하고 있다.

블로그가 잠시 유행하던 때, 열심히 찾아가 읽던 블로그 중 상당수는 이제 문을 닫았거나 찾을 수 없는 페이지가 되었고, 그래서 이제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를 보고 있노라면 무척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왜, 아직, 블로그를 운영하고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블로그 뭘까,라는 질문을 하고는 한다. 나는 왜 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세인 서비스를 모두 무시하고(망할 게뻔한 서비스만 이용하고? ㅋㅋㅋ)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이곳에서, 찾는 사람이 더더더욱 적은 이곳에서 끄적거리고 있는 것일까.

20년 지난 뒤, 나는 여전히 이곳에서 비슷한 말을 할 수 있을까.


2022/04/10 20:48 2022/04/1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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