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대중강연에서, 글에서, 이런 저런 방식으로 말해왔던 내용을, 마치 자신들이 새롭게 공부했거나 논의한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 어떤 기분이어야 할까. 나는 데이터인가?


패널 중 페미니스트 한 명 없는 페미니즘 의제 논의 자리.
패널 중 퀴어 한 명 없는 퀴어 혐오와 의제 관련 논의 자리.
패널 중 트랜스젠더퀴어 한 명 없는 트랜스 혐오와 의제 관련 논의 자리.
각 의제에 해당 인물이 반드시 있어야 해당 자리의 가치가 생긴다거나, 당사자만이 유일하게 발화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럴리가. 그 의제를 논의할 트랜스젠더퀴어 활동가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그 의제를 논의할 자리에 걸맞는 트랜스젠더퀴어 활동가가 단 한 명도 없다는 뜻일까. 이런 의도가 아니었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계속해서 이것이 고민이다. 그 많은 패널 중에 한 명 정도는 섭외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 자리에 적합한 트랜스젠더퀴어 활동가가 여러 명이 떠오르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몇 주째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2022/06/16 01:18 2022/06/1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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