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에 우선하는 부끄러움

며칠 전 스노우캣의 그림일기를 보곤 “맞아맞아”를 연발했다.

지난 봄 즈음이었나, 쉬는 시간에 강의실을 이동하던 길에, 넘어질 길이 아니었음에도 넘어졌던 적이 있다. 무릎을 찧었는데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반응은 “아파~(ㅠ_ㅠ)”가 아니라 “누가 봤음 어쩌지”였다. 그랬기에 재빠르게 일어나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 자리를 종종 걸음으로 떠났다. 그 자리를 떠나서야 아픔에 대한 몸의 반응이 전해져 왔다. 물론 넘어진 그 순간에도 아픔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왜 부끄러움 혹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몸의 반응이 더 크게 다가왔을까.

무엇이 자신의 아픔 보다 타인의 시선에 대해 먼저 반응하도록 만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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