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구체성, 움직임, 위치의 정치성에 기반한 그의 언어에는 당위적이거나 선언적인 논리가 없다.”
-정희진 <정박하지 않는 사상가의 삶과 언어>(2005)

선생님의 이번 글을 읽으며 (최근의 또 다른 글과 함께) 한 문장, 한 문장의 빼어남과 통찰에 아팠다. 특히 위에 쓴 문장을 읽고 잠시 숨이 멎었다.

(다른 사람이 쓴) 당위적이거나 선언적인 글을 볼 때 마다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정작 루인 자신이 때때로 그런 문장을 쓰고 있거나 쓰려고 하는 모습을 접하곤 한다. 그럴 때 마다 문장을 바꾸고 몸을 바꾸려고 하지만 아직도 그리고 지금도 당위적이거나 선언적인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만난다.

그래서 위의 글을 읽으며 아팠다. 당위적이고 선언적인 글을 쓸 수 있고 그것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권력과시이며 폭력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경험/언어만이 절대적인 객관이며 다른 사람의 경험/언어는 예외일 뿐이라는 태도, 그것이 권력과시 혹은 폭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계속해서 움직이며 과정 중에 있음을 인식하는 것, 고정되지 않는 관계를 인식하고 그런 몸 속에서 소통하는 것.
글을 쓸 때 마다, 욕망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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