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과 6월 3일

며칠 동안 적지 않은 글을 썼다. “새글쓰기” 버튼을 클릭해서 새 글을 쓰고 쓰는 족족 공개하고 그러고 나면 또 할 말이 생겨 글을 쓰고 공개하길 반복했다. 인터넷의 웹페이지로 떠다닐 글들. 그리고 허공에서 사라지거나 몸 속 어딘가에서 사라질 말들. 음악을 들으며 걷는 길에서 마른 눈물을 흘리다가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몸이 바르르 떨리면서, 울음이 났다. 하지만 숨을 곳도 많고 숨 쉴 곳도 많다. 한 번 꼬인 몸은 모든 반응을 제멋대로 해석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그것이 “오해”란 걸 알아도 이미 소용이 없는 상태로 빠질 때가 있다. 루인의 몸에서 배배꼬인 상황을 다시 풀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 하지만, 감정을 흘려 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의 루인에겐.

작년 6월 3일은 각별한 하루였다. [너 TG? 나 TG!]라고 퀴어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진행한 수다회에 참가했으니까. 그날은 루인이 아닌, 자신을 트랜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만난 첫 자리였다. 그 모임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지금 이렇게 인생이 변했다. 글 기고도 하고, 책 준비도 하고, 단체활동을 하며 활동가로 자라고 있고, 무엇보다 그 자리에 가지 않았다면 결코 만나지 못 했을 사람들을 만나고…

어젠, 퍼레이드에 처음 참가했다. 살면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에 참가한 건, 어제가 처음이다. 그 신나던 시간. 한 시간 동안의 감정이 그렇게 클 줄이야. 바람소리 공연도 정말 멋졌다. (긴가민가했지만 결국… ㅠ_ㅠ) 저녁엔 치유의 시간. 퍼레이드 뒷풀이엔 안 가고 지렁이와 연분홍치마 사람들과 간단한 뒷풀이 후 학교에 돌아왔다가,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고마워요…

그리고 오늘은, 부천에 갔다가 밤엔 회의가 있다. 나름 바쁜 하루. 얼추 10년도 더 되는 시간 만에 생일 미역국을 먹으러 간다. 작년 [너 TG? 나 TG!] 행사의 날짜를 잊지 못 하는 건, 사실 이런 이유에서다. 여러 의미로 생일인 셈이다.

18 thoughts on “6월 2일과 6월 3일

  1.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했는데 안받더만요 ㅠ_ㅠ 이따 다시 전화할테닷. 축하해요. 어제 알았으면 뭐(?)라도 하는건데 말이징..

  2. 우와 생일 축하드려요 루인님~ 미역국 맛있게 드시길. 🙂

    1. 에헷, 고마워요.
      미역국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지금은 속이 살짝 안 좋은 상태래요. 흐흐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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