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여름만 되면 유난히 면역력이 떨어져. 그래서인가봐. 묻어둔 기억들이, 침전물처럼 가라앉아 있던 기억들이, 작은 진동에도 다 일어나는 건.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 끊임없이 흔적 찾기 놀이를 하지만 찾으면 사라지고 다시 찾고 사라지는 날들의 반복. 이런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

그저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 시제가 불일치하는 바람을 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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