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 및 퀴어영화제와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 간의 갈등에 대한 퀴어문화축제 입장서

제가 이 이슈에 직접 관련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 글을 썼고, 공동체의 사건이란 점에서 이 이슈는 더 많은 사람이 더 적극 알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적극 알아야 하고, 그래서 더 많이 떠들고 더 논쟁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건 없습니다. 밥그릇 싸움 따위도 없습니다. (누구의 밥그릇이죠?) 그래서 퀴어문화축제에 올라온 글을, 이번에도 퍼왔습니다. 불펌이지만 이제까지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퍼오려고요.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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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1.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간 순 개요 정리] http://kqcf.org/xe/162094
[별첨2. 세 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요구안] http://kqcf.org/xe/162091
퀴어문화축제 및 퀴어영화제와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 간의 갈등에 대한 퀴어문화축제 입장서
2014.07.12 00:26
퀴어문화축제 및 퀴어영화제와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 간의 갈등에 대한 퀴어문화축제 입장서
 
안녕하십니까,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축제조직위)입니다.
 
먼저 퀴어문화축제 및 퀴어영화제(구 서울LGBT영화제)와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와의 갈등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염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영화제의 이슈와 관련하여 커뮤니티 내부에서 발생한 논란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축제조직위는 적극적 대처의 필요성을 느꼈고, 2014년 6월 25일 회의를 통해 경과과정에 대한 브리핑 및 의문점, 요구사항을 담은 입장서를 발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7월 1일 영화제 논란의 해결을 바라는 분들의 접촉이 있었고, 2014년 7월 8일 ‘퀴어문화축제와 서울LGBT영화제 간의 문제해결을 위한 성소수자 공동회의(준)’ (이하 성공회(준))의 공식적인 자료 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요청은 성공회(준)의 공식적인 첫 요청이었습니다. 요청의 내용은 분리과정에 대한 경위과 관련자료, 상대측에 대한 질문(혹은 의문사항), 성공회(준)에 대한 제안(혹은 요청하고 싶은 것) 이었습니다.
이에 축제조직위는 준비했던 발표 자료를 공개하며 동시에 성공회(준)에 공개답변을 드립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7월 17일 성공회(준)이 확정되면 그 성격 및 역할을 포함 영화제 관련 공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축제조직위는 성공회(준)와의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입니다.
 
퀴어문화축제 이하 퀴어영화제(구 서울LGBT영화제)는 과거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여자들의 선의와 자발적 노력으로 이어져 온 공공의 조직이며 모든 이슈에 있어 전체의 논의 과정을 통해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소유권의 주장이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한 논의 과정의 파행이 있을 것이라 미처 예상할 수 없었고, 내부 논의 없는 독단적 행동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던 점이 사실입니다.
이후에도 자초지종 설명 없이 내부적 갈등을 드러내고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만을 보였던 것은 축제조직위에서 모든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 자체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시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고, 동성결혼 이슈를 이끄는 대표적 인물이었던지라 성소수자 커뮤니티 전체가 입을지 모를 타격도 고민해야했습니다. 그동안 주저하며 소극적인 대응을 해왔던 축제조직위는 많은 분들께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판단 근거를 제공해드리지 못한 점에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자료들을 공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퀴어문화축제는 누구 한 사람만의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축제조직위는 퀴어문화축제 및 영화제가 성소수자 커뮤니티 전체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나온 사실 관계를 밝힐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축제조직위는 2007년부터 영화제의 독립 필요성을 인식하고 내부 논의를 계속 해왔으며, 영화제의 독립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 축제조직위가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와 갈등을 빚는 이유는 정당한 절차와 구성원들의 합의 없이 이뤄진 독단적 분리 결정 때문입니다.
 
퀴어문화축제 및 퀴어영화제와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 사이의 갈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동시에 축제조직위가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에 품고 있는 의혹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구사항 또한 함께 공개합니다.
 
[별첨1.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간 순 개요 정리]
[별첨2. 세 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요구안]
 
[요구사항]
1. 퀴어문화축제와 김조광수 감독이 집행위원장으로 있는 영화제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퀴어문화축제에서 만들어온 영화제의 이름이었던 ‘서울LGBT영화제’라는 명칭과 약칭 ‘SeLFF’를 이용한 도메인 사용 중지를 요구합니다. 또한 축제조직위와 퀴어영화제가 만들어온 역사를 무단으로 점유하려는 일체의 행위(방조 및 방관 포함)를 금하여 주시기를 요구합니다.
2.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상황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를 하시기를 요구합니다.
3. 김조광수 감독 및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체제의 영화제는 앞서 밝힌 (별첨2) 세 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할 것을 요구하며 아울러 성공회(준) 측은 논의의 과정 속에 축제조직위가 가진 의문사항의 해소에도 노력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일궈온 자산이 개인에 의해 사유화되거나 일방적인 통보로 분란이 일어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위 의혹에 대한 해명이 충분하지 않고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축제조직위는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입니다.
 
축제조직위는 영리 목적의 단체가 아니며,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내 성소수자들을 위해 활동해 온 단체입니다. 이러한 진통을 겪는 것이 달갑지 않게 보이시더라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지 생각해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불어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앞으로는 이러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일동

김조광수-김승환 동성결혼 행사에 붙여

관련기사
결혼식 하객을 모집합니다,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결혼을 하려 하느냐고. 사랑하니까요. 더 필요한 게 있나요?” http://goo.gl/Cy7Tix
김조광수-김승환 “누군가는 가야할 길…우리가 먼저 가는 것” http://goo.gl/3EvC9B
김조광수·김승환 “왜 결혼하냐고? 사랑하니까” http://goo.gl/tDaRPl
로맨스와 클리셰는 다른데 클리셰를 나열하면서 로맨스라고 주장하면 곤란하다. 로맨스도 없고 로망도 없고 진부함과 관습만 있다. 진부함, 관습, 그리하여 규범적 실천만 나열하면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래, 그것 역시 사랑일 수 있다. 아니, 그것 역시 사랑이다. 사랑이란 규범의 반복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 사랑이 사회적 변화를 위한 행동이라면 곤란하다. 가장 규범적인 행동만 반복하면서 그 행동이 사회적 변화를 위한 것이라면, 무슨 변화를 위한 것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벨 훅스는 자신의 책에서 여성운동이 남성과 동등해지는 운동이라고 얘기할 경우, 도대체 어떤 남성과 동등해지려는 것인가를 질문했다. 중산층-비장애-백인-여성은 하층-비장애-흑인-남성과 동등해지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비슷한 계층 혹은 자신보다 좀 더 나은 남성과 동등하려 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벨 훅스는 중하층 계급의 여성, 비백인 여성은 남성과 동등해지는 게 결코 좋은 게 아님을 처음부터 알았다고 지적한다. 노동계급-흑인-남성은 상당한 피억업자기도 하다. 남성과 동등해진다고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지 않는다. 누군가와 동등해지고 누군가와 같은 권리를 갖는다고 해서 상황이 개선되는 게 아니란 뜻이다. 이럴 때 동성결혼이 동성애자의 평등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어떤 계급의 이성애결혼 양식과 동등해지려는 것일까?
운동을 통해 평등한 상황을 얘기할 때, 역할 모델은 누구인가? 즉 누구와의 평등/동등을 얘기하는 걸까? 만약 이성애자가 하니까 비이성애자도 누리겠다고 얘기한다면 그건 기존 질서의 문제를 조금도 건드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억압 제도를 강화하는 행동일 뿐이다. 나는 LGBT 운동이건 퀴어 운동이건 뭐건, 이런 식의 동화주의를 지향하는 방식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여기서 오인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행동이 동화주의가 아님에도 동화주의로 독해되는 경우와 대놓고 동화주의를 지향함은 다르다는 점이다. 나는 지금의 ‘당연한’ 결혼 이슈가 정말로 이성애규범적/동성애규범적 행동의 전형이라고 읽고 있다. 김조-김 커플의 행사가 둘만의 ‘사적’ 행사가 아니라 명백한 공적 사건이라면, 꼭 동성결혼이라는 형식이어야 할까? 이번 행사가 다양한 가족 구성권을 위한 쇼라면, 동성결혼이 최선인지 정말 묻고 싶다. 나는 동성결혼 형식은 아니어야 한다고 믿는다. 동성결혼 형식이라면, 꼭 지금과 같은 내용이어야 하는지도 묻고 싶다. 이성결혼만을 규범화하는 현재 사회 제도를 문제 삼겠다고 할 때, 동성결혼을 주장해야 하는지 결혼제도 자체를 문제 삼을지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을 구성하고 효과를 야기한다.
김조-김 결혼쇼에서 가장 불쾌한 지점은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동성’결혼 혹은 비이성애결혼을 무시하는데 있다. 기혼이반, 결혼하는 바이, 결혼하는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비트랜스젠더 동성 관계의 공적 결혼, 신문기사에 남아 있는 비트랜스-비트랜스 동성 관계의 결혼은 현존하는 결혼이 이성애-비트랜스젠더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럼에도 현재의 행사는 역사와 복잡한 양상을 모두 무시하고 있다. 이 찰나, 김조-김 커플 혹은 그 지지 집단이 얘기하는 동성결혼에 포섭되는 존재는 누군지 묻고 싶다. 이 행사가 상상하는 ‘동성결혼’에 속하는 이들이 누군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조-김 커플이 얘기하는 동성결혼의 구별짓기엔 이성애-동성애(혹은 게이남성)만 있다는 인상이다. 기혼이반, 트랜스-비트랜스 동성결혼 등은 아예 구별짓기의 틀 바깥으로 추방된다. 현재 이슈 구도에서 기혼이반 등은 논의의 대상조차 못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혼을 얘기하고 싶다면 좀 더 다양한 맥락에서 다르게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을까? 난 이 지점이 가장 불쾌하다.
아우, 심란하다.

언급하지 않으려 한 이슈에 짧은 기록: 동성결혼

요즘 한국 LGBT/퀴어 이슈에서 언론의 핫이슈가 하나 있지요.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결혼을 하려 하느냐고. 사랑하니까요. 더 필요한 게 있나요?”라는 당혹스런 발언을 했던 그 이슈요.’당연한’ 결혼이라고 해서 난감했던 그 이슈요. 네, 김조광수 씨의 결혼 이슈요. 전 이 이슈에 말을 보태고 싶지 않은 편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말을 보태고 있는데 굳이 저까지 말을 보탤 필요가 있을까 싶거니와, 동성결혼은 제 관심 분야가 아니거든요. 결혼 자체에 호의적이지 않으니까요. 결혼 자체, 동성결혼 자체에 워낙 관심이 없다보니 이 이슈에 힘은커녕 말을 보태고 싶은 의지도 별로 없습니다. 물론 이 이슈가 관계 자체를 재구성하고, 결혼 자체를 다르게 상상하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면 힘을 보태겠지만(제가 힘을 보탠다고 뭐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이슈엔 누구 한 명이라도 힘을 보탤 때 큰 힘이 된다는 의미에서의 ‘그저 한 명이라는 힘’) 이번 이슈는 그렇지도 않거든요.

물론 이렇게 많은 언론을 타는 것이 부정적일 수는 없겠지요. 여전히 많은 LGBT/퀴어가 자신을 혼자라고 생각하거나 어떤 식으로건 외로움을 느낄 테니까요. 이렇게 미디어에 게이 유명인이 자주 등장한다면 그것만으로 긍정적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이상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긍정적 효과를 부정하는 건 아닌데, 그것만으로 평가하기엔 당혹스러우니까요. E와도 얘기했지만, 이 쇼는 이성애 결혼 규범의 정석을 만드는 것만 같아요. “(이성애)결혼이라면 우리처럼”..이랄까요.
제 궁금함은 이 쇼가 끝난 다음 뭐가 있을까,입니다. 쇼 말고는 달리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그런 요란함이 끝난 다음, 그러니까 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그 다음에 뭐가 있을까요? 지금 이런 요란함과 이성애규범적이고 동성애규범적 행동이 야기하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이토록 요란한 쇼의 끝은 피곤함이니 관계도 피곤함에 찌들까요? 그리고 이런 식의 규범적, 지독하게 규범적 행동이 야기하는 파급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네, 두 동성 커플의 쇼는 그들 만의 쇼라고 무시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야 결혼식이 끝나면 그것으로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야기한 파급력을 감당해야 하는 다른 많은 활동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 상상만으로도 피곤해요. 정말 피곤해요.

… 두어 문단으로 끝내려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