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과 목감기, 환절기

오랜 시간, 봄이 오면 비염이 왔다. 콧물을 줄줄 흘렸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비염만 있었다. 2년 전인 2012년, 증상이 변했다. 그 당시 목감기처럼 목이 막혔고 마른 기침이 계속 났고 자다가 일어나서 기침을 하곤 했다. 목이 간질간질. 하지만 감기몸살처럼 엄청 아프진 않았다. 그냥 계속 마른 기침이 났다. 작년엔 그 증상이 좀 덜했다. 올해 다시 그 증상이 심해졌다. 그러니까 지금 나는 비염과 목감기 같은 마른 기침을 같이 겪고 있다. 새벽에 꼭 한두 번은 자다가 일어나서 기침을 한다. 그리고 지금 코에선 피 냄새가 난다.
비염이 너무 심해서 얼추 3년 전부터 죽염으로 코세척을 했다. 더디지만 조금씩 완화되긴 했다. 비염이 사라지진 않았다. 얼추 2년 가까이, 약을 먹지 않고 코세척으로만 버텼다. 어차피 비염이 터지면 약도 소용없으니까. 물론 비염이 터질 기미가 확실할 때 약을 미리 먹으면 진정되곤 했다. 하지만 약을 전혀 안 먹고 버티니 비염 터지는 날은 일단 드러눕는 방법 뿐이었다. 그리고 드러누울 수 없는 날이 더 많으니 콧물 줄줄 흘리면서 돌아다녀야 했고. 냐하. ;ㅅ; 작년 가을부터인가 겨울인가, 새로운 비염약을 먹고는 있다. 그래도 비염이 터지면 다 무슨 소용이냐만.
아무려나 비염 증상이 약간이나마 완화되면서 마른 기침이 생기다니 전체적인 증상의 완화가 아니라 집중공략에서 분산배치인가. 캬악.

잡담 이것저것

얼마 전 목감기에 걸렸다고 적었다. 그 이후로도 차도가 없었다. 이유를 고민하니 집이 너무 건조하다. 한 번은 너무 건조해서 새벽에 기침을 하며 깬 적이 있다. 아침이면 코가 너무 건조해서 갑갑할 때가 있다. 그러고 보니 목감기가 낫지 않는 것도, 이 계절에 비염이 터지는 것도 건조해서가 아닐까 한다. 집에서 가장 숨쉬기 수월한 곳이 샤워실이라니, 말 다했다.
결국 긴 줄을 샀다. 빨래줄을 사려고 했는데, 다이소엔 빨래줄이 없다고 해서 그냥 끈을 샀다. 높이 매달고 수건 두 장을 물에 적셔 널었다. 자고 일어나면 좀 어떠려나..
가습기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내가 참으로 게을러서, 가습기의 물병을 부지런히 갈아줄 자신이 없다. 가습기 청소할 엄두는 더더욱 없다. 분명 초반에 몇 번 부지런히 물을 갈다가 결국 물병도 제대로 치우지 않고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게으름, 어찌할 것이냐… 그리하여 가습기는 건조한 상황을 개선하는 수단으로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저 물에 젖은 수건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기를.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그저 목감기만 좀 어떻게… 비염이 진정되는 시기에 비염 터지는 것만 좀 어떻게…
“쓰기와 더불어 표절에 대한 분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옹, 208)
요즘 읽고 있는 책의 한 구절이다. 구술과 쓰기의 차이를 다룬 글인데 재밌다. 그리고 위 구절이 확 와닿았다. 구술 문화에선 이야기와 지식은 공동의 것이기에 표절 개념이 없지만, 글쓰기 문화에선 이야기와 지식이 독점되고 고독한 작업이 되며 그리하여 표절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표절과 그에 따른 감정이 매우 근대적 현상이란 점, 무척 흥미롭다.
사실 또 다른 행사를 홍보하는 글을 쓰려고 했다. 근데 사흘 연속도 모자라 나흘 연속 홍보면 좀 그렇지 않을까 해서 오늘은 잡담을… 내일은 홍보를! 후후.

비염에서 목감기로?

며칠 전 비염으로 잠을 설쳤다는 얘길 했다. 그날 정말 잠을 못 자서 꽤나 고생했고 결국 아침에 일어나선 온 종일 비몽사몽이었다.

그런데 그때 단지 잠을 못 잔 것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그 날 목이 갔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비염으로 목이 간 적이 없어 꽤나 낯설었고 또 당황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때나 그 이후에도 비염이 터지면 목이 갔던 적이 있었다. 비염이 터지고 나면 감기몸살 형태로 전환되면서(실제 감기몸살은 아님) 종종 고생하곤 했다. 물론 그땐 전설의 약, 콘택600으로 버티곤 했지만… 물론 처음엔 콘택600 한 알로 버틸 수 있었지만 나중엔 한 번에 두세 알을 먹어야 했지만, 어쨌거나 어느 순간부터 목이 가는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비염으로 목이 간 건 무척 오랜 만의 경험이자 꽤나 낯선 일이었다. 비염 터진 다음날은 목이 가고, 그 다음날은 그럭저럭 괜찮아서 특강을 진행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점점 괜찮아지겠거니 했는데… 그랬는데 어쩐지 목이 간 것이 목감기로 전환되고 있는 듯한 느낌은 뭘까… 목이 간질간질하다기보다 방의 공기가 너무 건조해서 잔기침을 하다보니 목감기로 확장된 느낌이랄까.. 암튼 계속 목 쓸 일이 생기고 있는데 걱정이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