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선생님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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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복잡함을 견디는 힘을 주죠.

강좌를 시작하고, 우선은 사회자가 질문을 하고 정희진선생님이 대답하는 시간이었다. 무슨 질문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페미니즘 혹은 여성주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류의 질문이었을 테고 그때 여러 대답을 하는 와중에 “페미니즘은 복잡함을 견디는 힘을 주죠”라는 말을 했다. 이 말에 눈물을 흘리며 울 뻔 했다.

페미니즘은 그 언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명쾌한 대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복잡함을 견디게 한다. 비단 페미니즘 뿐이랴.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 이유, 언어를 고민하는 이유는 복잡한 삶을 복잡하게 고민하며 이런 복잡함을 견디는 힘을 얻기 위해서다. 트랜스젠더 정치학과 언어를 고민하는 이유도 그렇게 퀴어이론을 고민하는 이유도 그렇고 채식주의를 고민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단순 명쾌한 어떤 대답을 얻으려고 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거다. 복잡함을 통한 쾌락을 느끼는 것, 이것이 계속해서 언어를 고민하고 공부를 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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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사회자는 정말 아니었다. 사회자의 말을 듣고 있으면 짜증이 부글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