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의 틈새

길게하려는 얘기는 아니고..
어떤 상황에 대한 법적/사회적 제도가 있다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제도 없는 게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때론 제도가 상황을 더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트랜스젠더에게 필요한 의료조치를 제도화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일까? 동성결혼을 제도화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일까? 어떤 현상을 제도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지, 어떤 현상에 불이익을 야기하는 다른 어떤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중요한지는 늘 선별적/논쟁적 작업이지만, 그럼에도 고민할 부분이다.
아울러 제도가 배제한 삶이 때론 더 편하다. 제도가 규정한 욕망이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면, 제도가 배제한 삶과 나의 욕망이 일치한다면 좋은 일이기도 하다.
제도의 부재를 차별 상황이나 억압으로만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부터 조심할 일이고.
결국 또 뻔한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