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언제나 티가 난다

살다보면 정말 ‘천재’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존재한다. 천재의 재능은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임을 실감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공부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붙잡고 산다. 석사과정에 있을 때 어느 선생님이 한 말씀인데, 공부는 노력한 만큼 그 성과를 드러낸다고 했다. 성실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면 천재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 자신 여전히 껠바사서 아직 그 경지를 모른다. (주변엔 엄청나게 성실하게 공부하고 또 똑똑한 사람이 여럿이라 나 따위 정말 별것 아니다.) 하지만 책 한 권, 혹은 논문 한 권을 더 읽으면 그것은 글에서 바로 티가 난다. 그리고 더 무서운 점은 공부를 게을리하는 순간 게으른 티가 매우 분명하게 난다는 점이다. 사실 이것이 가장 무섭다. 내가 얼마나 공부를 안 하는지를 대면하는 순간이 가장 무섭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티가 난다는 말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무섭도록 선명하게 티가 난다는 말과 같다. 열심히 해도 부끄러운데 열심히 하지 않으면 얼마나 더 부끄러운가. 슬프게도 나는 늘 이 엄청나게 부끄러운 순간을 조우하며 살고 있다. 껠바사 터진 인간의 부끄러움. 언제 즈음이면 조금이나마 덜 부끄러울까.

실패를 예감하는 드립

나의 정치학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지만, 어쩐지 광역 어그로를 끌고 싶은 마음에 다음 문장을 구성했다.

자신이 LGBTAIQ/퀴어거나 퀴어정치학을 고민하면서 채식을 하지 않는다면, 이성애규범적 사회에서 차별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함과 같습니다.

이 문장은 나의 채식 정치학과 경합하는 지점이 있기에 이것은 내가 주장할 법한 드립은 아니다. 하지만 그냥 이런 드립을 치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측면에선 이 드립 중 옳은 구석도 있다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고민과 광역어그로를 끌겠다는 장난같은 마음과는 별개로 나의 이 드립은 어그로는커녕 그냥 관심 자체를 못 끌 것이다. 두 가지 이유. 특별할 것 없는 드립이니까. 무엇보다 이곳은 변방의 이름 없는 곳일 뿐만 아니라 (트위터 같은 SNS가 아니라) 블로그니까. 🙂

실패를 가정한 드립은 정말로 실패할 운명이란 점에서, 그리고 정말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성공한 드립이 되었다. 우후후.

아시아 LGBT 컨퍼런스: 변화와 혐오에의, 이중노출Double Exposure: to Changes and Hates

퀴어문화축제에서 필리핀, 중국, 싱가폴, 그리고 한국, 이렇게 아시아 지역 4개국의 퀴어퍼레이드와 관련한 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가 크고요. 많은 분이 참가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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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LGBT 컨퍼런스
변화와 혐오에의, 이중노출
Double Exposure: to Changes and Hates
한국에서 LGBT 운동 약 20년, 수많은 노력과 활동으로 사회는 조금씩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LGBT 존재 자체를 알리는 것을 넘어 미디어와 일상, 정치를 넘나들며 우리의 삶과 사랑,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사회 변화와 동시에 LGBT의 존재는 LGBT를 혐오하는 세력에게도 노출되었습니다.
2014년 그들은 전례 없는 조직적 폭력과 혐오를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아시아 LGBT 컨퍼런스 <변화와 혐오에의, 이중노출>에서는
아시아 4개국의 LGBT 운동 성과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함께 진단하고,
혐오와 차별에 대항해 앞으로 나아갈 전략을 더욱 넓은 시각으로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일시: 2015년 5월 9일 (토) 오후 2시~5시
장소: 한국화재보험협회빌딩 1층 강당(5.9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6길 38)
행사일정:
1부 2:00~2:10 개회사 및 발표자 소개
     2:10~2:40 필리핀의 LGBT 운동 : 발표 – Patrick Espino(Task Force Pride Philippines 조직위원회)
     2:40~3:10 중국의 LGBT 운동 : 발표 – Le Leilei(Shanghai Pride 조직위원회)
     3:10~3:40 싱가폴의 LGBT 운동 : 발표 – Paerin Choa(Pink Dot SG 조직위원회)
2부 3:50~4:10 한국의 LGBT 운동 : 발표 – 한채윤(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퍼레이드기획단장)
     4:10~5:00 질의응답 및 토론
사회: 강명진(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