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비엔나 비건마켓: 베간즈, 마란 비건

빈에 비건마켓이 있다고 했고 들렸다고 했지요. 그곳 사진입니다. 한국의 비건 음식 종류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다양하고 풍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부러웠고, 냉동 혹은 냉장 식품이 많았지만 이것을 사가지고 올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이곳은 베간즈 Veganz

다양한 컵케익.

이 조각 케익 중 하나를 사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건 케익을 몇 번 사먹었지만 결코 이런 맛이 아니지요. 한 번 밖에 못 먹어서 아쉬웠어요.

많고 많은 비건 아이스크림!

그리고 온갖 종류의 냉동식품! 호텔이 조리 기구는 있었지만 제겐 조리 도구가 없었지요. 한국의 다이소가 빈에도 있었으면 했어요. 덜 부담스럽게 프라이팬을 사서 조리해먹으면 좋았을 텐데요. ㅠㅠㅠ

가장 크다고 하는 마란비건maran Vegan

입구에서 한장. 이곳에선 많은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아쉬워요.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 모습이 2/5에서 1/3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두유 혹은 쌀음료.
사진에 없는 초코두유를 사마셨는데 두유 특유의 텁텁함도 거의 없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기 있는 것 대다수가 초콜릿.
하지만 이것도 일부에 불과하지요.
정말 정말 부러웠고 제가 맛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란 점이 아쉬웠어요.
언젠가 다시 빈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땐 비건마켓을 중심으로 일정을 짤 예정입니다. 반드시! 첫날부터 비건마켓에 갈 거라고요!

대한항공 기내식-서양식 완전채식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비행기로 대한항공을 택했다. 말 많고 탈 많은 곳이지만 첫 외국여행인데다 영어 울렁증이 있는데 영어로만 소통해야 하는 항공사를 택했다가 당황하면 곤란할 것 같아 안전한 선택을 했달까. 그리고 기내식은 서양식 완전채식와 동양식인지 한국식 완전채식 중에서 서양식 완전채식을 선택했다. 어떻게 나오나 궁금했는데…

인천에서 빈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처음으로 먹은 식사. 일단 개봉 전.

호박밥은 별로였지만(싱거워…) 노란색처럼 생긴 밥 같이 생긴 무언가는 나름 맛이 괜찮았다. 그래서 첫 식사는 대략 만족.

인천에서 빈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먹은 두 번째 식사. 개봉 전.

개봉 후. 비건마요네즈로 버무린 것 같은 비주얼의 것은 퀴노아로 기억하는데 이것 역시 나름 괜찮았다. 과일 볶음이 싱거웠던 게 불만일 뿐. 두 번의 식사가 그럭저럭 괜찮아서 빈에서 취리히를 거처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의 식사도 나름 기대를 했다.

빈에서 취리히로 가는 1시간 남짓의 비행에서 나눠준 저녁.

귀국하며 먹은 식사 중 가장 맛났다. 절대적으로 맛있었다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적으로.

취리히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얼추 밤 10시 전후로 나온 식사.

개봉한 모습. 음…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간이 안 된 음식이었다. 저염식을 신청한 것이 아닌데 저염식에 건강식을 받은 느낌이랄까…

취리히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먹은 두 번째 식사.

개봉한 모습. 음…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를 떠나서 그냥 간이 안 된 음식이었다. 나는 비건채식을 신청했지 저염식이나 건강식을 신청한 게 아니다. 하지만 내가 받은 건 간이라곤 조금도 안 된 그냥 버섯을 기름에 볶기만 했을 것만 같은 맛이었다. -_-;;
다음부턴 다른 항공을 타야지.

서양식 완전채식/비건채식에 같이 나온 크림.
분명 Non-Dairy Creamer라고 해서 비유제품이라고 적혀 있지만, 성분표를 자세히 보면 A Milk Derivative(우유에서 추출)이라고 적혀있다.
식사를 준비하는 쪽에서 비건/완전채식 개념을 모르는 것인지, 유제품의 개념이 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받은 나로선 무척 당혹스러웠다. 동시에 비건식사라고 받은 나머지 식사도 모두 비건식사가 맞는지 의심스러웠고.
다음부턴 다른 항공을 이용해야지. 나갈 일이 있다면.. ;ㅅ;

오스트리아 빈/비엔나, 귀국: 고마운 사람들

국내 여행도 잘 안 가는 내가, 행사가 일박 이상이면 참가를 꺼리는 내가 빈으로 떠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E느님 덕분이다. 여행을 갈 때 필요한 물건을 모두 점검해줬고, 몇 가지는 직접 챙겨줬고, 빈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생존 독일어 목록을 만들어 줬고, 알고 있고 알아 낼 수 있는 최대 한도에서 여러 조언을 줬다. 그리고 빈에서 가볼 여행지를 모두 알려줬다. 이번 빈 여행에서 들린 곳은 모두 E느님이 찾아주고 정리해준 곳이었다. 그러니까 E느님이 없었다면 이번 여행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행 일정이 다가올 수록 엄청난 긴장 상태였는데 그럼에도 E느님은 그런 나에게 기꺼이 조언해주고 도와줬다. 본인의 수업 준비로 무척 바쁜데도. 정말로 정말로 많이 고맙다.
그래서 여행 내내 E가 보고 싶었고 E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구경하는 곳 모두를 E와 같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 비건마켓은 정말 E느님과 같이 가고 싶었다. ㅈㅇ님이 많이 도와줬고 함께 여행하고 장보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E가 떠오른 건 어쩔 수 없는 듯. 무제한 와이파이 서비스를 따로 신청했었는데, 길을 좀 더 수월하게 찾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E와 좀 더 수월하게 이야기를 나누기위해서였다. (와이드모바일 욕은 나중에 따로!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적어도 빈에선!)
내가 오스트리아를 가게 된 직접적 계기를 생각하면 이번 학술대회를 조직한 야스민, 한나, 얀에게도 고맙다. 그리고 이들에게 나를 추천해준 현에게도 고맙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나 같은 걸 초대한 용기가 정말 대단하고, 빈의 비건 음식을 소개해줘서 정말 감동이었다. 사실 나로선 비건 식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시 빈에 가고 싶을 정도로. 다음에 꼭 다시!
학술대회 기간 동안 시우에게도 고마웠다. 영어로 대화를 못 하는 나를 위해 종종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해주고 나 대신 영어로 질문을 해주는 등 정말 고생이 많았다. 무엇보다 자주 나를 신경 써주고 챙겨주었고. 심지어 발표할 당시 사진을 찍어줬을 뿐만 아니라 영상도 찍어줬다! 이 은혜를 어이 갚으랴.
마찬가지로 진오에게도 고마웠다. 내가 발표를 할 때 질의응답을 통역해주는 수고를 자처했다. 참가자에게 통역을 요청하는 주최측의 행태 자체는 문제가 있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것! 아울러 학술대회 이후 사흘 간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식당에서 비건 식사가 가능한지 묻는 일, 길을 잃었을 때 찾는 질문 등 영어 사용에 따른 많은 수고를 대신해줬다. 고마웠고 미안했다. 무엇보다 같이 여행을 하며 나눈 온갖 이야기가 즐거웠다. 논문 이야기, 공부 이야기, 감상하는 작품 이야기 등 사흘 동안 계속 떠들었다. 성격 더러운 나와 다니면서도 늘 웃는 표정이었으니… 보살인가… 아무려나 정말 고맙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꼭 다시 빈에 갈 것이다. 빈의 비건 식사 경험, 음식 문화를 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