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젠더퀴어 북토크 홍보

풀무질: https://poolmoojil.com/product/detail

마이아 코베이브가 쓰고 이현이 번역하고 학이시습에서 출판한 책 [젠더퀴어]의 북토크를 합니다. 위 링크로 가시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제 블로그가 홍보가 되는 곳이 아님에도 이렇게 글 올립니다. 누가 SNS 사용하시는 분이 계시면 홍보 좀… ;ㅅ; 홍보하고 제게 자랑해주시면 제가 각종 굿즈를 선물로 드릴 수도 있습니다. ;ㅅ;
일시: 2023년 6월 23일 (금) 저녁 7시 30분
장소: 책방 풀무질
참가비: 10,000원

[부정기 퀴어 뉴스브리핑]#007

* 모든 내용은 링크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 것으로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나 잘못 이해하고 작성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원문을 확인해주세요. 주소는 축약시켰습니다.
* 가급적 최근 일주일 이내의 기사를 중심으로 소개하지만 더 오래된 소식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기사 내용과 제 개인 의견이 섞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천시가 제19회 인천여성영화제에서 퀴어 다큐멘터리를 상영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인천여성영화제는 인천시의 지원을 거부하고 퀴어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기로 했습니다. 대구에서 홍준표가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방해하기 위해 공무원 500명을 동원한 행정대집행을 시도했고(직권남용이라고 합니다) 그로 인해 대구시 공무원과 대구 경찰이 대치하는 일이 밠생했고,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에서 하던 축제를 을지로2가 부근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이쯤되면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조직적인 사건으로 읽힙니다.
abc뉴스가 “대량학살genocidal”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반-트랜스 법안을 다루었습니다. 반-트랜스 법안으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퀴어가 자신이 살고 있는 주를 떠나기 시작했다는 내용인데요. 텍사스 등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워싱턴 등 트랜스젠더퀴어를 보호할 법이 있는 주로 이동하는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인터뷰이는 다른 나라에서 살다 퀴어 혐오로 인해 그곳을 떠나 미국으로 왔는데, 다시 다른 주로 이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사를 하는 것은 생화를 토대가 흔들리는 일이기에, 트랜스젠더퀴어의 가족 중 일부는 반-트랜스 법안을 반대하는 증언을 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애리조나 주지사인 케이티 홉스(Katie Hobbs)는 공립학교 학생들이 태어났을 때 지정받은 젠더와 다른, 자신의 젠더 범주에 부합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반-트랜스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애리조나 주지사는 이전에도 인칭대명사 관련한 반-트랜스 법안을 거부하였으며, “아동을 공격하고 해를 입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모든 법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알래스카 주 교육 및 조기 개발 위원회는 트랜스젠더퀴어 여성이 고등학교에서 여성 스포츠 팀 참여를 금지하는 제안에 대한 공개 의견 청취를 하기로 했습니다. 알래스카 주의회는 그동안 유사한 법안을 제정하기 위해 세 번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으며 이번에 다시 이와 같은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알래스카 상원 교육 위원회 의장인 토빈Löki Tobin은 이 법이 차별 금지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요청이라며, “수백 명의 청년, 청소년이 입법 청문회에서 트랜스젠더퀴어 급우와 함께 놀기를 원한다고 증언했다”며 도대체 왜 이런 증언과 요구를 무시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의회 의원들은 트랜스젠더퀴어 아동 청소년의 성전환과 관련한 의료적 조치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의원은 반대 의견을 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황이었으며, 민주당원 일부도 이 법안에 찬성하였습니다. 루이지애나는 최근 학교 교사가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과 관련해서 논의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도 승인했습니다.
영국의 국립보건서비스(NHS)는 “중요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젠더클리닉에서 아동 청소년에게 사춘기 차단제를 투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NHS 잉글랜드가 새롭게 개원할 예정인 4개의 젠더 클리닉의 서비스 범위와 관련해서 공개 검토 후 나온 결정입니다.
Quinn은 NWSL(NWSL: National Women’s Soccer League)의 트랜스젠더퀴어 관련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NWSL은 선수 자격을 테스토스테론의 수치에 의존하고 있으며 논바이너리 운동선수에 관한 정책이 없어 비판받아왔습니다. 2021년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트랜스젠더퀴어 선수 Quinn은 프라이드 행사가 NWSL의 정책의 한계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NWSL은 프라이드 먼스에 맞춰 프로그레스 프라이드 깃발을 사용했지만 그 깃발이 포함하는 트랜스젠더퀴어와 관련해서 제대로 된 정책을 다루지는 않고 있습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퀴어 운동 선수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가 줄었다고 합니다. 2021년 5월과 2023년 5월, 2년에 걸친 변화를 살펴보면,
젠더 정체성에 맞는 팀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답변(정체성)은 34%에서 26%로, 태어날 때 지정된 젠더에 맞는 팀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답변(출생)은 62%에서 69%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트랜스젠더퀴어 운동 선수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했는데요. 트랜스젠더퀴어 개인을 아는 경우, 정체성에 맞춰야 한다는 40%에서 30%로, 출생에 맞춰야 한다는 53%에서 64%로 바뀌었습니다. 트랜스젠더퀴어 개인을 모르는 이들의 경우, 정체성에 맞춰야 한다는 31%에서 23%로, 출생에 맞춰야 한다는 66%에서 72%로 바뀌었습니다.
정당 지지와 연결하면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정체성은 10%에서 6%로, 출생은 86%에서 93%로, 무당층은 정체성이 33%에서 28%로, 출생이 63%에서 67%로, 민주당 지지층은 정체성이 55%에서 47%로, 출생은 41%에서 48%로 바뀌었습니다. 태어날 때 지정된 젠더를 바꾸는 결정과 관련해서 수용한다는 46%에서 43%로 줄었고,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51%에서 55%로 늘었습니다.
젠더 정체성 변화와 관련해서, 정당별 수용 변화는 공화당 지지자의 수용은 22%에서 15%로, 도덕적 잘못은 76%에서 84로, 무당은 수용이 48%에서 46%, 잘못은 48%에서 50%로 바뀌었고, 민주당 지지자는 수용이 67%에서 70%로, 잘못은 31%에서 29%로 바뀌었습니다. 트랜스젠더퀴어 개인을 아는 경우, 수용은 60%에서 56%로, 반대는 39%에서 40%로, 아는 개인이 없는 경우 수용은 40%에서 33%로, 반대는 57%에서 65%로 바뀌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세대의 차이도 나타나는데 18세에서 29세 사이는 60%, 30-49세 사이는 48%, 50세 이상은 32%가 젠더 변경을 도덕적으로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풀어쓰니 상당히 헷갈릴 수 있는데 갤럽 홈페이지로 가시면 표 등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바이든 시기에 트랜스젠더퀴어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은 나빠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폭스 뉴스에서 다룬 디즈니 소유의 abc뉴스 소식입니다. 일단 화면 가장 상단에 도널드 트럼프가 아동 청소년의 성전환 수술을 반대하는 연설을 내걸고 있습니다. abc뉴스는 3살에 트랜스젠더퀴어로 커밍아웃한 텍사스의 부모에 대하 긍정적인 프로필을 작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정확하게 상단에 소개하고 있는 기사(대량학살이라고 소개한 기사)입니다. 폭스뉴스가 보수우파에 욕 먹더니 다시 혐오 선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입니다.
미국 반-트랜스 법안에 트랜스젠더퀴어 노숙인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애틀란타주에 위치한 트랜스주거연합(Trans Housing Coalition)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 트랜스젠더퀴어 노숙인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트랜스젠더퀴어의 5명 중 1명은 교외에서 노숙을 하고 있으며, 커밍아웃을 하는 경우 더 어린 나이(16~18세)에 노숙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미국 뉴욕주 교육부의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학교 관계자는 학생의 동의가 없을 경우 학생의 젠더 정체성 관련한 모든 내용을 부모에게 비밀로 해야 합니다. 이는 부모에게 통보될 경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교육부는 밝혔습니다. 또한 교직원은 학생이 원하는 이름과 대명사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 상황을 모르는 학부모와 대화를 할 때면 법적 이름 및 태어날 때 지정된 젠더를 사용해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대학교 뉴스입니다. 2012년 Red Cross War Memorial Children’s Hospital에서 젠더 정체성 발달 서비스(Gender Identity Development Service)를 시작했을 때 Simon Pickstone-Taylor  박사는 1년에 2명 정도의 트랜스젠더퀴어를 만났지만 11년이 지난 지금 일주일에 3명 정도의 트랜스젠더퀴어를 만나고 있습니다. 케이프타운 대학교의 동문(?)에 따르면 이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에 조기 평가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Pickstone-Taylor 박사는 과거에는 소녀의 경우 1만 명 중 1명, 소년의 경우 3만 명 중 1명의 트랜스젠더퀴어 인구가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제 200명 중 1명 정도의 인구가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러한 증가는 단순히 편견이나 두려움으로 피하기보다 더 적극적으로 배우고 사전 조사의 필요성을 말한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독재 정권 아래서 트랜스젠더퀴어는 성폭력 피해와 감금 피해가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이는 5명의 트랜스여성이 전직 보안관들에 의한 반인도적 범죄 혐의에 증언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아르헨티나는 1970-80년대 군사 독재 정권 아래에서 인권 활동가 3만여 명이 불법 구금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트랜스젠더퀴어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이와 관련해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이유로, 트랜스젠더퀴어 활동가들은 트랜스젠더퀴어에 대한 폭력이 완전한 정상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리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증언은 이제까지 논의되지 않았던 역사가 드러난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 인디애나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제임스 패트릭 핸런(James Patrick Hanlon) 판사에서 반-트랜스법을 금지시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디애나주 법무부는 판사가 공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CLU는 다른 주에서도 트랜스젠더퀴어 아동 청소년과 부모가 소송에서 승리했듯, 판사가 유동일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논쟁이 되는 법은 트랜스젠더퀴어 아동 청소년의 사춘기 차단제, 호르몬 투여 및 수술과 관련해서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쟁점은 얼마나 충분한 과학적 증거를 제공했는지에 있습니다.
미국 뉴스위크가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61%는 인구의 1% 이상이 태어날 때 지정받은 젠더와 다른 젠더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더 정확하게 구분하면, 응답자 22%는 인구의 1~3%가 트랜스젠더퀴어, 18%는 3~5%, 21%는 전체 인구 중 5% 이상이 트랜스젠더퀴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16%는 트랜스가 1% 미만이라고 답했고, 응답자 23%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42%는 트랜스 의제가 언론의 과도한 관심을 받는다고 답했고, 19%는 언론의 관심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2021년 미국 인구조사국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대략 0.6%가 트랜스젠더퀴어라고 합니다. 참고로 뉴스위크 응답자의 8%만이 트랜스젠더퀴어와 개인적으로 안다고 답했고, 89%는 아는 트랜스젠더퀴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MSK(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는 트랜스젠더퀴어 암 환자를 위한 괜찮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MSK는 트랜스젠더퀴어 환자의 필요성을 위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센터의 운영진이 이와 관련해서 관심을 갖고 있으며, 휴먼라이츠캠페인재단에서 LGBTQ+ 의료 평등 리더로 인정받았으며, 트랜스젠더퀴어를 돕는 집단과 연결시켜주고 있으며, 센터의 다양한 역할에 트랜스젠더퀴어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주 주지사 팀 월츠(Tim Walz)는 퀴어를 위한 진보적인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은 트랜스 피난처(Trans Refuge)라고 불리며, 트랜스젠더퀴어의 의료적 조치를 위해 미네소타에 온 경우, 소환장, 체포 영장 및 범죄인 인도 요청 집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는 트랜스젠더퀴어 아동 청소년의 여성 스포츠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의료적 조치 역시 금지시켰습니다. 이 법은 남성과 여성이 별도의 팀으로 꾸려져야 하며, 트랜스젠더퀴어 여성의 여성 스포츠 팀 참여를 명시적으로 금지합니다. 또한 트랜스젠더퀴어 아동 청소년의 사춘기 차단제 복용 및 여타 호르몬 투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에 출마하기 전인 2012년, 미스유니버스대회의 오너로 있었는데요. 당시 트럼프는 트랜스여성이 자신의 대회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환영하며 트랜스여성도 당연히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트랜스젠더퀴어 참여를 금지하던 규정을 종료시키는 결정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트랜스젠더퀴어의 올림픽 참여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는 트랜스여성의 여성 스포츠팀 참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글루스 종료와 변방의 쪼렙 블로거

[그저 중언부언합니다…]
2023년 6월 16일로 이글루스가 문을 닫았다.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나온지는 몇 달 되었는데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가, 문득 떠올라서 지난 5월 나는 한때 즐겨 찾았던 몇 명의 이글루스 블로거를 찾아갔다. 찾아가는 과정도 이제는 낯선 방식이었다. 크롬 즐겨찾기에 백업되어 있었으나 사용하지 않던 즐겨찾기 목록의 분류를 통해 이글루스 블로거를 찾았다. 이미 이 과정 자체가 낡은 습관처럼 느껴지는데, rss리더를 사용하던 시절 좋아하는 블로그나 사이트가 있다면 rss리더에 등록하기도 했지만 웹브라우저의 즐겨찾기에 등록한 다음 드나들었다. 그 시절은 자신의 즐겨찾기 분류 방법이나 형식을 공유하는 문화도 있었던, 뭐 그런 오래되고 오래된 시절의 이야기다. 즐겨찾기를 사용하는 형식은 SNS 시대의 관습과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SNS는 나의 세계에 다른 이들의 글을 불러와 나의 세상을 만드는 형식이고(rss리더가 이와 유사했다), 즐겨찾기는 상대방의 세계로 가는 주소를 저장한 다음 내가 그곳으로 방문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니까 네이버처럼 이웃을 맺는 형식이 덜 중요하던 시절의 ‘라떼는 말이야’ 같은 이야기다.
아무려나 유명했던 이글루스 블로거 몇 명을 찾았더니 다들 이별을 알리고 있었다. 댓글을 한 번도 단 적이 없는 그들이지만(그만큼 유명했던 블로거다) 이별을 알리는 글을 보니 정말 이글루스가 문을 닫는구나 싶었다. 어떤 블로거는 백업 기술을 공유했고, 어떤 블로거는 백업을 포기하며 그냥 자신의 글이 사라질 것을 공지했다. 물론 많은 블로거는 이미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한 다른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블로그 서비스는 저무는가…
하지만 블로그 자체는 망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네이버의 블로그는 페이스북을 늙었다고 여기는 10대와 20대의 사용자가 증가하며 인기있는 서비스로 거듭나는 중이다. 누가 블로그를 쓰냐고 했을 때, 10-20대는 블로그로 넘어가고 있었다. 카카오는 티스토리와 카카오 스토리라는 블로그 서비스가 이미 있음에도 브런치를 런칭해서 인기를 끌었다(과거형이다). 포스타입은 소소하게 유명해서 적잖은 논쟁이나 기록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이름을 타고 있는 얼룩소는 이런저런 논쟁을 읽으키기도 했다(물론 얼룩소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글을 쓰려는 사람만 있고 읽는 사람은 없다고…). 그러니 블로그 서비스 자체가 종말인가하면 그렇지는 않다. 블로그 서비스는 계속해서 새로운 이름, 새로운 컨셉(하지만 이미 익숙한 컨셉: 공론장을 주장하는 얼룩소의 컨셉은 블로고스피어와 얼마나 다른 컨셉인가)을 주장하며 등장하고 있다. 그냥 이글루스 운영 업체의 한계에 더 가깝거나, 이글루스 자체의 어떤 성격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만약 블로그 자체가 망하는 추세라면 네이버 블로그의 사용자 증가는 네이버의 조작이어야 하고, 브런치, 포스타입, 얼룩소와 같은 서비스의 등장은 돈이 남아 도는 창업자의 유희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니 결국 이글루스를 비롯한 인기 없는 블로그 서비스의 종말에 더 가깝기는 하다. (이글루스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가, 소수의 헤비유저 중심이지 않았는가와 같은 논쟁은 별개로 하자.)
하지만 유명했던 블로그 서비스의 종말 소식은 참 기분을 이상하게 만든다. 물론 설치형 블로그가 아니라 서비스형 블로그는 무료인만큼 시작하기 쉽지만 언제든 운영 주체의 사정에 따라 개별 블로거의 의지와 무관하게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니 이것은 시작부터 이미 예고된 결과다. 그럼에도 개인 블로거 한 명의 사라짐이 아니라, 싸이월드 수준은 아니겠지만 한때 매우 유명했던 서비스의 사라짐, 그로 인해 유명 블로거가 대량 사라짐, 그리고 그 세월의 기록이 모두 사라지는 결과는 간단한 일이 아니기는 하다(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서비스를 접는다고 생각해보라). 그나마 이글루스가 연말까지는 자료 백업을 지원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글루스가 사라지는 문제가 나에게 실질적으로 주는 타격 자체는 별로 없다. 오랜 만에 찾은 이글루스 블로거는 거의 몇 년 만에 찾아간 것이고 그러니 없어진다고 해서 나의 삶에 끼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 지금 이 블로그는 어차피 설치형이고 내가 결제만 계속한다면 유지될 것이며 이곳이 유지되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변방의 쪼렙 블로거’로 남을 것이다.
한때는 얼마간의 농담을 담아 ‘변방의 쪼렙 블로거’라고 표현했지만 이제는 진짜 ‘변방의 쪼렙 블로거’가 되었다. 서비스형 블로그는 손쉽게 이웃맺기나 서비스 내의 구독 같은 형식을 통해 서로를 찾기 수월하지만, 설치형 블로그는 정말로 변방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찾지 않는 이상 결코 찾을 수 없는 그런 웹의 먼지에 불과하니 변방의 변방의 변방에 가깝다. 블로거로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도 이제는 찾기 어려우니 나를 블로거로 소개하는 것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때때로 블로거라는 표현은 너무도 낡아서 ‘아직도 그러고 사니?’라는 말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유튜버가 의미 있는 명칭이자 자기 소개 용어로 쓰일 수 있지만 트위터 사용자를 이제는 트위터리안으로 부르지 않은 것과 비슷한 감각이기도 하다. 브런치 사용자는 블로거라기보다 브런치 작가로 불리고 있으니 블로그라는 형식은 남았지만 블로거라는 명칭은 이제 희소하고 희소한, 낡고 낡았다.. 그러니 나는 여전히 변방의 쪼렙 블로거이며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서비스가 사라졌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냐 싶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서비스형 블로그를 이용했다면 나는 이곳을 진작 버렸을지도 모른다. 변방의 먼지여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으로 글을 쓰고 있고, 어떤 심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한때 독립 언론, 1인 미디어는 블로그에 있었고, 이제 독립 언론과 1인 미디어는 유튜브에 있으니(나는 방금 뉴스민에서 올린 홍준표의 폭언과 대구퀴어문화축제의 현장 영상을 보았다) 이런 심정적 영향은 그저 추억 소환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은 이 심정은 무엇일까?
… 사실 나는 이 글의 초안을 5월 초에 작성했었다가 한동안 방치했다. 그리고 다시 작성하고 새롭게 고치고 고민을 덕지덕지 붙이며 중언부언하고 있다. 그 사이 아쉬운 감정은 계속 남지만 이글루스의 종료가 한 시대의 종말은 아니라는 사실은 조금 기분이 묘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여전히 새로운 이름으로 계속될 것이고, 그저 이용자가 계속해서 줄었고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서비스의 운영 종료는 웹 시대에 익숙한 일이다. 구글도 가망 없는 서비스는 가차 없이 종료시키는데 이글루스의 종료가 또 무어 그리 큰 일이라고… 그럼에도 이글루스에서 논쟁 하고 싸우면서도 사용했던 이들에게, 한 시대의 기억을 기록한 서비스를 만든 이글루스 관계자들에게 어떤 흔적을 보내고 싶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