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일정

어제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동기생들의 카페에서 리플을 남기다가 스스로도 놀래버린 앞으로의 일정을 깨달았다.

15일까지이지만 그래도 18일까지 완성하면 되는 글이 두 편(내년에 나올 책에 들어갈 예정-맨날 나올 예정? 크크), 19일엔 발제, 23일엔 수업 기말논문 마감, 27일엔 수업 발표.

이런 일정에 살짝 당황하고 있는데, 23일 마감이었던 기말논문이 21일로 앞당겨졌다는 소식을 듣고 20여 분간 공황상태에 빠졌다. 어쩌라고!!!!!!!!!! 다행인 것은 돌연 몸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는 것. 후후.

요즘 유난히 블로그들 업데이트가 잦다는 얘길 들었는데, 당연! 도망칠 곳은 이곳뿐인 걸 🙂

하루: 이런 즐거움

아침 학교에 와서 읽을 논문 하나 잡고 앉아선, 종종 메일 확인을 하면서도,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다가, 밤 11시가 넘은 시간, 건물이 문을 닫는 12시까지 30분 정도 남은 시간에, 하루에 다 읽기는 조금 버거운 분량의 논문 한 편을 다 읽고 사무실을 나서면, 너무도 개운한 느낌을 받아.

이런 즐거움을 놓치지 못하는 거야. 이런 즐거움이 좋아서 이러고 살아.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

들뜬 몸과 즐거운 몸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건 슬퍼. 그 사라짐이 어떤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결과거나 이제 끝이라는 말과 행동의 결과라면 떠올리는 느낌이 달랐겠지. 하지만 그 모임은 그냥 공중에 붕 떠서는 흔적 없이 사라졌어. 끝났다는 얘기도 없지만 남아 있지도 않음.

이랑을 떠올릴 때마다, 몸 한 곳이 텅 비는 느낌과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느낌을 받아.

다시 시작할 순 없겠지만,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걸까?

항상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식으로 단정하며, 이제는 스팸 밖에 찾지 않는 이랑 블로그에 들리곤 해. 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건, 과거의 구성원들을 다시 모을 수 없기 때문이겠지. 꼭 과거의 구성원들로 새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지. 이랑이란 이름을 새로운 구성원들로 ‘새로’ 시작할 수도 있을 텐데.

…흔적 없이, 아니 맺음 없이 흩어지는 건, 그래서 슬퍼.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착각에 젖지만 이것이 착각임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