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존 콜라핀토의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은 젠더 이론을 공부하거나, 성차, 성별 관련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으시길. 상당히 논쟁적이고 문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ㄱ. 젠더라는 개념을 만드는데 있어 의학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고, ㄴ. 미국의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간성 운동 및 이론에 중요한 인물을 소개하고 있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ㄷ.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인식하고 인간으로 해석하는데 젠더와 성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 중에서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02
주말 이틀은 카페에서 보내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집에 있었다. 덕분에 냥이와 빈둥빈둥. 캬악. ㅠㅠ
지금 비가 그쳐서 뭔가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아직 씻지도 않아서 나갈 수가 없다. 집에서 버티기엔 먹을 게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크크크.
03
-박노자. [씩씩한 남자 만들기] 68-69쪽.
100년 전 남성성이 지금의 남성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무얼 의미할까?
어제, 토요일 아침. 라디오 상담코너. 내용은 남편이 장인장모보다 자기 부모에게 용돈을 더 많이 주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상담자는 세 가지 조언을 했다. 남편이 아직 유아기에서 못 벗어났고 철이 없다. 근본적으로 아내를 동등한 동반자로 안 보는 거다. 그리고 진행자가 급히 수습하느라 말을 다 못 했지만, 이런 남편과 계속 사는 건 말리고 싶다. 꽤나 정확한 분석이며, 안중근에게도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은 말이다.
상담자는 김어준이었다. 김어준이라 할 수 있는 말이다. 상담자가 소위 여성으로 통하는 이라면, 방송에서 하기 힘든 말이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뒷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악플과 인신공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군대를 비판한 EBS 강사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듯). 이런 비판조차, 적어도 방송에선 ‘남성’에게만 허용된다. 라디오를 들으며 시원했지만, 많이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