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리기

2월부터 했던 알바가 어제로 끝났다. 나쁘지 않은 알바지만, 수월하진 않았다. 어려웠다기보다는 좀 피곤했다. 11월의 뒤죽박죽인 일정에선 알바를 가는 것도 힘들거나 피곤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지각 없이 지금까지 했다.

이제 한숨 좀 돌리자. 피곤하니 일단 잠을 푹 자면서 12월 원고를 마무리하자.
무엇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는 푹 쉬면서 그간의 노동을 위로해야지… 잠시 동안은 푹 쉬어야지, 글 쓰면서. 🙂

알바 시작

오늘부터 다시 알바를 시작했다. 계약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지만 큰 일은 없겠지… 아무려나 오랜 만에 출근하는 일이 나름 스트레스였는지 자면서 한 시간 반에 한 번씩 잠에서 깨어났다. 오랜 만에 꿈도 꿨고 그 내용도 스펙터클했는데 물론 스펙터클했다는 느낌만 남아 있다.
어제 오후부터 눈이 내렸고 20cm 가량 쌓였다. 아침 출근하며, 눈이 너무 예뻐서 그대로 눈에 빠지고 싶었다. 그랬다간 지각할 것같아 참았지만.. 아니 지각은 둘째 문제고 간신히 다스리고 있는 몸살이 도질 것 같아 참았다. 어제 오늘 내려 쌓인 눈은 너무 예쁘다. 재밌는 건, 제설작업을 못한 인도에 한 명만 지나가기에 적합한 길이 나 있었다. 다들 앞 사람이 걸어간 길을 따라간 거지.. 흐. 발목 높이의 신은 없고 운동화가 전부기에, 나 역시 사람들이 간 길을 얌전히 따라갔다.
알바를 하러 가면서 새삼 깨달았지만, 알바라도 해야 내가 움직이고 좀 걷는구나 싶었다. 걷는 것 자체는 좋아하지만 알바를 안 하고 나갈 일이 없으면 종일 집에 콕 틀어박혀 지내다보니 걸을 일이 없다. 구글나우에 따르면 작년 12월엔 한 달 동안 12마일(대략 19km), 올 1월엔 13마일(대략 21km)을 걸었다고 한다. 알바를 하던 시기엔 한 달에 50-60km 정도를 걸었으니, 알바라도 해야 움직이는구나 싶었다. 알바할 땐 점심시간에 산책도 하니(굳이 사무실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 걸을 일이 더 많기도 하고.
아무려나 다시 알바를 시작했고 11월까지는 비슷비슷한 일상을 반복하겠구나. 문제는 주5일에 수업 없는 날은 5시까지 일하기로 해서 세미나에 참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나…
그나저나 이제 하루 했는데, 지겹다. 아악… 크크. ㅠㅠㅠ

이런저런 얘기: 몸살, 알바, 퀴어락

01

10년 만에 앓았다는 몸살은 이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방심을 하긴 이르지만, 많이 심할 때에 비하면 움직이는데 큰 무리가 없네요. 어제부턴 말을 하는데도 큰 문제가 없고요.
수요일 오전, 몸살이 너무 심해서 뻗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이대로 병원에 실려 가는 것일까?’가 아니었습니다. ‘앗싸, 블로깅 할 거리 생겼다!’였습니다. ㅋㄷ는 아파도 “살 빠지는 거 생각하며 좋아할 인간”이라고 했지만 이런 고민보다 블로깅 할 거리가 생겨서 더 좋았습니다. 크. 암튼 정말로 관련 내용으로 블로깅을 했으니 생산적 아픔이었습니다…. 응?
02
올해 알바 일정을 조율하는데… 작년보다 일하는 시간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급여가 좀 더 늘어나는 것보다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데도 일하는 시간을 늘이는데 동의한 건, 박사논문을 쓸 시기를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죠.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 언제 쓸지 모르는 박사 논문을 벌써부터 걱정하다니요… 그럼에도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다고 고민했습니다. 그래봐야 알바 인생, 많이 받는 것도 아니니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싶지만요. 아무 것도 안 하고 딱 2년, 논문만 쓸 수 있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할까요? 생활비+자료비 등을 감안하면… 흠… 알바를 하면서 논문을 쓰고 싶진 않은데 그렇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느낌이 드네요.
03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 일을 하며 아키비스트가 제 적성에 맞는 것이 아닐까라는 고민을 조금은 진지하게 했지요. 현실이 아니니 약간의 로망도 생겼습니다. 어제 이 말을 했더니 마침 그 자리에서 있던 현직 아키비스트, 하지만 비정규직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분이, 단박에 말렸습니다. … 전 퀴어락을 더 잘 운영하고 싶어 아키비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더니 퀴어락을 더 잘 운영하는데 필요한 건 돈이라고 일갈. 그래서 로또를 사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할까 봅니다.
: 매우 적절한 결론. 음하하. ;;;;;;;;;;;;;;
04
5~10년 이내에 이루고 싶은 로망 중엔 퀴어락 사무실 한 곳에 책상을 마련한 다음 온 종일 책 읽고 글 쓰고 아카데미를 여는 것. ‘가능할까?’라고 묻지 않고 그냥 가능하게 해야죠.
05
아, 그나저나 퀴어아카데미 강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동동…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