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퀴어 살인인가

얼마 전 서울시학생인권조례의 성적지향 항목은 개별취향인가로 바뀌었습니다. 러시아에선 동성애를 불법으로 법제화했다고 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퀴어 혐오가 만연합니다. 퀴어 혐오는 늘 존재했지만 근래 들어 어쩐지 더욱더 전세계적 현상으로 번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럼 왜 지금일까요? 세계에선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한국에선 정확하게 어떤 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요? 나아가 이런 흐름은 우리(나 자신이 퀴어건 아니건 상관없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장 피해가 없으니 상관 없을지 뭐라도 상관이 있는 것일지… 이런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KSCRC 퀴어 아카데미 강좌 “논쟁과 이슈: 왜, 지금, 다시 – 세계의 ‘퀴어 살인'”입니다. 많은 분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좌3] 논쟁과 이슈: 왜, 지금, 다시-세계의 ‘퀴어 살인’
심상치가 않다. 우간다에서 동성애자 사형법을 만드려고 한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도, 남아프리카에서 레즈비언을 대상으로 교정강간이 늘어난다는 뉴스를 접할 때도 이와 동시에 우리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들러오는 동성 결혼 합법화라는 또 다른 승전보에 세상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취했었다. 하지만 그런 예상과 달리 점점 심상치않다. 러시아에서 동성애자를 명백히 억압하는 법을 제정하고 남미에서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살해가 일어난다. 한국에서는 동성애를 치유하자는 거리캠페인까지 등장했다.‘종북 게이’라는 신조어의 등장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혐오와 편견이 정치적 이해와 결탁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그래서 이번 논쟁과 이슈에서는 여러 나라들의 상황을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아는 강사들을 통해 최근의 동향을 살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 어떤 해의 퀴어 아카데미보다 무겁고 슬프겠지만 그 어떤 해보다 뜨거운 배움과 모색의 자리가 될 것이다.
전체 5강
강좌일자 | 2월 셋째주, 넷째주 화요일, 목요일 저녁 7시 ~ 9시
수강료 |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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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_ 러시아 사회의 동성애 혐오, 러시아 정부의 성소수자 탄압 (2월 13일/ 목)
강사_종원(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MITR 러시아어 번역 위원)
2013년 여름, 러시아에서 ‘미성년자 대상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 금지법’과 ‘해외 동성 커플에 의한 러시아 고아 입양 금지법’이 제정됐다. 지난 한 해 동안 반동으로 물든 러시아 성소수자 인권 현안을 현대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연결지어 되돌아보고, 주변국으로의 동성애 혐오 수출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또 러시아 역사 속의 동성애, 그리고 동성애 처벌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러시아 사회의 뿌리 깊은 동성애 혐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 소련 말기에 태동하여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러시아 LGBT 운동의 역사와 오늘날의 저항에 대해 알아본다.
2강_ 종교 프레임의 성공과 실패-미국의 복음주의 반동성애운동 (2월 18일 / 화)
강사_토리(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는 미국 내의 반동성애 운동 주류일 뿐만 아니라 현재 지구적 반동성애 운동, 특히 아프리카의 반동성애 운동의 본산지로 여겨진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는 동성애 이슈를 어떻게 자신들의 문제로 프레임화하고 영향력을 확대, 강화해 나갔던 것일까? 복음주의 교회의 반동성애 운동 역사와 변모를 살펴보며 답을 찾아보자.
3강_ 중국의 오랜 전통, 한국과 다르지 않은 현재 (2월 20일/ 목)
강사_술래(연세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 중국현대사 전공)
중국에서 동성애의 역사는 깊고 많은 기록도 남기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이후 일부일처이성애가족이 장려 및 강요되면서 공식적인 공간에서 동성애는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재 동성애 운동과 동성애에 대한 무시 및 차별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 같다. 중국과 대만의 현황과 각기 다른 맥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4강_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의 퀴어살해_우리가 주목해야 할 맥락들 (2월 25일/ 화)
강사_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GP네트워크팀 팀장)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성적소수자들의 인권 보장을 명시한 헌법을 제정했음에도 레즈비언 교정 강간과 퀴어 살해가 끊이지 않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 차원에서 몇 년째 사형이나 종신형까지 언급되는 동성애자 처벌 강화 법안을 시도하고 있는 우간다, 동성결혼이나 파트너십 등의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퀴어 살해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의 퀴어 살해는 흔히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부족 문화나 원주민 문화, 종교적인 영향 등이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사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식민주의와 국제 정치적 영향, 경제적 상황 등에 연관된 복잡한 맥락들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 강의에서는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주요 국가들의 퀴어 살해 현황을 알아보고,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퀴어 살해의 원인과 맥락을 함께 분석해본다.
5강_ 종합토론: 그래서,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2월 27일/ 목)
진행_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앞의 강의에서 해외의 여러 나라의 상황을 살펴본 이유는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고민하고, 또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색을 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의 이전 역사에서 유례없이 성적소수자 인권운동의 대척점으로 보수적 종교 세력이 놓였고, 혐오가 사회정치적 입장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지금의 현실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날선 인식을 더해보자.

2011 KSCRC 겨울아카데미 “젠더포비아: 어느 트랜스젠더/’복장도착자’의 죽음”

2009년부터, 그 해 첫 번째 강의는 KSCRC 겨울아카데미 강좌다. 그래서 늘 긴장하고 떨리고 무섭고.. 흐. 그래도 늘 좋다. 해마다 하고 싶다는… 흐흐흐.
아래는 이번 강좌에서 배포판으로 작성한 글(배포판과 내가 직접 사용하는 원고는 다르다;; ). 그 외에 신문기사 세 편을 함께 읽었다. 핵심은 언제나 강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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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은 세 편의 기사는
“여친이 남자?” 격분해 트랜스젠더 살해 http://goo.gl/363Wr
아이들까지 혼란케 한 ‘여장 아빠’ http://goo.gl/STWVp
“18살 트랜스젠더의 ‘쓸쓸한 죽음'” http://goo.gl/rSMFz
2011 KSCRC 겨울아카데미 강좌3: 논쟁과 이슈. “혐오, 공포, 그리고 증오”
5강 젠더포비아: 어느 트랜스젠더/’복장도착자’의 죽음.
by 루인( runtoruin@gmail.com )
2011.02.22.화. 19:00- @이화여자대학교 ECC 132호
01
가해자가 폭력을 서술하는 과정은 자신의 젠더범주(혹은 정체성)를 입증하는 과정이다. 즉, 혐오폭력은 자신의 불안을 은폐하는 방식이다.
02
트랜스포비아: 한 개인의 젠더정체성이나 젠더표현을 이유로, 트랜스젠더, 트랜스섹슈얼 그리고 비규범적으로 젠더를 실천하는 개인을 향한 혐오, 공포, 증오.
-간접적 트랜스포비아: mtf/트랜스여성을 남성 전용 병원에 보내거나, ftm/트랜스남성에게 산부인과 서비스가 필요하단 점을 인식하지 못 하는 것과 같이, 트랜스젠더를 향한 무시나 잘못된 태도를 포함한다.
-직접적 트랜스포비아: 젠더정체성, 젠더표현 등을 이유로, 차별, 모욕적 언설, 괴롭힘, 위협, 폭력 등을 가하는 행동.
젠더표현: 복장, 헤어스타일, 목소리 등을 통해 외적으로 젠더를 드러내는 방법.
Forshee “Homophobia and Transphobia”(2010)에서 재인용.
[<- 첨언하면, 2번은 그냥 포함했다는.. 뭐, 그런.. 이 글에서 유일한 인용이라는…]
03
낯선 타인을 트랜스젠더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내가 나의 젠더를 확정하기 전에 타인이 나의 젠더를 의심할 수 있고, 이를 처단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우리 몸은 어떻게 구성되며 구성된 몸은 어떻게 해석되나.
04
1973년 DSM에서 동성애 항목 삭제.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진단하지 않기로 함.
1980년 DSM에 GID(Gender Identity Disorder, 성주체성장애, 성별정체성장애) 항목 추가. 트랜스젠더를 정신병 항목으로 확정.
아동 GID 항목(GIDC)을 두고 동성애혐오 논쟁 발생.
05
호모포비아의 외적 단서는 젠더.
젠더포비아는 트랜스젠더가 겪는 혐오폭력을 가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전략인 동시에 많은 혐오폭력이 젠더화된 관습, 젠더표현과 관련 있음을 지시화기 위한 용어. 티내지 않으면 혐오폭력도 없겠지만 티내지 않기는 다른 말로 지배 규범적 젠더를 실천하는 것. 다른 말로 트랜스젠더로 살지 말라는 뜻이자 매우 빨리 성전환을 완료하라는 뜻. 하지만 이 말의 역설은, 다른 많은 역설과 함께 티내지 않으면 그 누가 변태여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하여 피상적으로 파악할 수만 없다면 누가 변태인지 알 수 없고, 규범적 젠더를 실천하는 것 같은 사람이 퀴어이거나 트랜스젠더일 수 있다는 것. 바로 이런 이유로 끊임없이 표식을 찾음.
06
젠더폭력의 두 가지 층위
첫 번째, 트랜스젠더를 향한 혐오와 폭력
두 번째, 개인을 그에게 적합하다고 여기는 젠더로 환원하고 그 젠더에 적합하게 행동할 것을 강요하는 폭력.
이 둘은 다른 이야기가 아니지만 조금 다른 층위로 가는데, 첫 번째가 피상적으로 트랜스젠더만의 문제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면 두 번째는 젠더경합 개념과 함께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젠더를 경험하는 방식을 포괄해서 설명하는 경향이 있음. 두 번째 경향이 자칫 트랜스젠더 이슈를 희석하는 위험과 트랜스젠더가 겪는 젠더폭력과 비트랜스젠더가 겪는 젠더폭력을 동일시할 우려가 있다고 해도, 이 둘은 반드시 같은 수준에서 동시에 이야기할 필요가 있음.
07
혐오는 언제나 기획되고 예행연습을 거침. 즉 증오와 혐오폭력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우발적 사건으로 구성될 뿐. 아울러 기만된 사건으로 설명됨. 브랜든 티나/티나 브랜든처럼 가해자는 자신이 기만당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피해자로 설명하고 피해경험자 혹은 이제는 고인이 된 자를 가해자로 모함함. 이 기만은 가해자의 헛소리가 아니라, 젠더규범을 위반하며 사회적 공감을 획득하면서 호소력을 지님. 채윤 씨 강의에서 “가해자는 대의명분이 있다.”고 했는데 가해자는 언제나 정당함. 그랬을 때 젠더란 무엇이며 몸과 젠더범주의 일치, 복장은 무엇인가.
08
외부성기로 연결되는 젠더. 젠더와 외부성기의 추정.
의료에서 젠더는 외부성기로 결정되고, 우리는 타인의 복장과 얼굴 형태 등으로 젠더를 결정하고 그렇게 결정한 젠더가 성기형태와 동일할 것이라고 가정. 이럴 때 우리 몸은 곧 외부성기인가.
인터섹스의 수술, 외부성기 형태, 행복. 의사가 행복을 결정하는 과정. 비-인터섹스만이 행복한, 이성애자되기가 행복으로 가는 과정. 행복은 규범적 몸을 갖추는 것, 규범적 행복, 행복한 규범.
규범적 몸 형태에 적절한 젠더 표현(복장, 머리카락 길이, 몸짓 등)을 덧붙여 규범을 지향할 때 비로소 행복을 지향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고, 행복의 근거가 됨.
09
트랜스젠더는 트랜스젠더로 패싱할 수 없고 오직 여자 아니면 남자로 패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패싱에 부합하지 않을 때, 폭력이 발생한다. “저 사람 여자야, 남자야?”란 질문은 트랜스젠더를 드러내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여자/남자라는 규범적 젠더를 환기하는 언설이기도 함. 아울러 이 사회에서 규범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조건은 여자/남자로 패싱하는 것이지 트랜스젠더로 패싱하는 것은 아님. 그런 의미에서 트랜스젠더로 패싱하는 것은 불가능함. 패싱할 수 없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누가 트랜스젠더인지, 비트랜스여성/남성인지 알 수 없다는 뜻이며, 막연하게 타인이 비트랜스제라고 믿을 뿐 실제 타인이 트랜스젠더인지 비트랜스젠더인지 알 수 없다는 뜻. 그래서 인터넷 댓글에서 트랜스젠더 이마에 표식을 남겨라고 주장하며 블로그 리퍼러로그에 트랜스젠더 구별법이 찍히는 것. 끊임없이 구별하고 싶어 하는 것. 화학적거세처럼. 트랜스젠더도 있다거나 젠더는 둘이 아니다라는 인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가 트랜스젠더이고 비트랜스젠더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음. 아니, 혐오가해자에게 이 차이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무지를 알 수 있는 성질의 것으로 바꾸려는 욕망, 무지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불안 등이 ‘모호한’ 존재를 폭력의 대상으로, 고인으로 만듦.
PDF 다운로드: http://goo.gl/2RLPN

혐오를 비판(?)하기 위해 썼다지만 혐오로 가득한 어떤 기사

오늘 하루도 심심하지 말라는지 어이를 상실케 하는 기사가 떴다.
제목: 하리수-미키 정 부부에 대한 삐딱한 시선, 그 자체가 사팔뜨기 http://goo.gl/4KZTz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약자로 분류하는 이를 향한 부정적 시선을 비판하고자 하는 기사다. 그리고 이 기사가 엄청난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일단 기사 제목 자체가 장애혐오/비하 발언. 정치적 올바름에 강박적이거나 누군가를 훈계하려는 글에서 또 다른 혐오가 등장하는 일은, 다들 알겠지만 새로울 것 없다.
또 다른 히트작은 다음 구절.
이성애에 비해 극소수라 그렇지 동성애가 결코 병이나 이단은 아니다. 단지 ‘개인의 성적 아이덴티티’일 뿐이다. 물론 양성애는 욕심 충만한 변태다.
바이는 “욕심 충만한 변태” ㅇ화내홰먀옮ㄴㅇ;ㄹㄴ’ㅇㄹ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같은 기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려나 이 기사를 읽고 분노하면서 내린 결론, “ㅋㄷ 님, 빨리 논문 쓰세요.” 😛
이렇게 동성애를 권장하다시피 한 이유는 평화유지기간이 1~2년이 고작일 정도로 전쟁이 잦았기 때문. 휴화산 기간에 아버지는 자신의 부하를 고르고 그와 사랑을 나눔으로써 가정에 더욱 충실했고 전쟁발발시 여자를 찾아나섬으로 인해 발생할 전투력 상실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구절에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삼는 여성혐오.
왼손잡이가 사회생활이 불편하듯 이성애 부부 위주로 꾸며진 사회구조는 동성애 커플에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런 핸디캡마저 극복하고 동성을 사랑하겠다는데 삐딱한 시선으로 봐선 곤란하다.
트랜스젠더 얘기로 시작해서 결론이 이렇게 나면, 결국 하리수-미키 정 부부는 동성결혼 관계란 뜻? 그러니까 하리수 씨는 여전히 남성이란 의미일까?
결국 이 기사는 신종 혐오발화 수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