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 오늘 있는 수업의 발제가 있어 나름 정신없이 글을 쓰고 있던 중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학과 사무실 옆에 있는 알림판에 엽서 두 장을 붙이고 싶어졌다. 한 장은 “우리, 여기에, 함께” 홍보용으로 나눠준 엽서고 다른 한 장은 올해 퀴어문화축제 엽서 중 고양이병아리(병아리를 고양이로 종전환시켰네요;;;;;)와 코끼리가 마주보고 있는 것. 떠오른 김에 곧장 알림판에 엽서 두 장을 붙이고 다시 발제문을 쓰다가.
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잠깐 바람도 쐴 겸 복도를 돌아다니다가 사무실에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알림판이 허전했다. 두 장의 엽서가… 없어졌다. 떨어진 건가 해서 바닥을 둘러봤지만 없었다. 떨어질 만하게 붙인 것도 아니고. 그러자 가능한 상황은 단 하나. 누군가 탐나서 뽑아간 것.
거참, 사무실 문을 두드려서 달라고 하면 두 장씩도 드릴 수 있는데… 허허.
흐흐흐. 그저 예뻐서 가져갔건, 일종의 용기와 지지를 주는 부적과 같은 의미로 가져갔건, 누군가가 가져갔다는 상상을 하자, 기분이 좋았다. 또 누군가 몰래 가져가길 바라는 몸으로, 알림판에 다시 두 장을 붙였다.
탐날만큼 예쁜 엽서인가봐요^^;; 또 없어질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엽서 이미지가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헤헤. 행여나 또 없어지면 또 글을 쓰지 않을까 싶어요. 히히히.
어떤 소심한 분이 달라는 말은 못하고 가져가셨을지도…
그치만 몰래 가져가는 것에 대한 루인님의 생각이 참 관대하세요~!ㅋㅋ
루인은 관대하거든요. -_-;;; 흐흐.
(출처는 모르지만 이런 유머가 있는 거 같아서 한 번 따라해봤어요.. 흐흐 ;;;)
사실 이럴 때가 있잖아요. 가져 가고 싶긴 한데, 정작 말은 못 하겠고. 근데 또 가져간다고 해서 붙여 놓은 측에선 그렇게까지 손해인 건 아니고. 극장에 홍보용으로 붙여 둔 포스터처럼요. 루인도 비슷한 심정일 때가 떠올랐기도 해서, 재밌었어요. 헤헤.
아닛!!! 고양이와 코끼리가 마주보고있다니
어쩜 그렇게 딱 제 구미를 당기는 엽서가 있을 수 있는거죠? 흐흐흐 어디가면 구할수 있나요?
처음엔 몰랐는데, 엄청난 실수를 했어요.
그리고 방명록에 남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