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러니까, 원래 학교의 매점주인은 나를 싫어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야 결코 알 수 없지만,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니기 시작한 그 언제부터가 아닐까? 돈을 계산할 때마다 그 사람은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을 봤고, 그 어느 순간부터 섬뜩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혹은 상당히 낯설어 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종종, 자기 딴엔 상당히 멸시하는 듯 한 눈빛이기도 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떤 날은 친절하기도 했다. 학교의 매점이니 자주 갈 수밖에 없고, 주인도 나를 알아본 것이리라. 하지만 구태여 알은 체 할 필요가 없기에 그냥 무심했다. 그렇게 무심하고도 흔해빠진 구매자의 한 명으로 지냈다. 굳이 아는 체 하는 것도 싫으니까.
하지만 가볍게 인사라도 하는 사이였다면, 뭔가 좀 달라졌을까?
매점의 주인은 계산이 빠르기로 유명해서, 여러 개의 물건을 한꺼번에 가져가도 금방 물건 값을 말하곤 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였을까? 다른 사람들이 계산할 땐 물건 값을 말하는데 내가 계산할 땐 물건 값을 말하지 않기 시작했다.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는데, 어차피 사는 물건은 거기서 거기고, 구매하는 제품의 가격은 거의 다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아예 힐끔 쳐다만 볼 뿐, 응대할 태도 자체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어제 저녁.
그 이유를 금방, ‘아하!’ 하고 깨달았다. 그 사람은 한겨레신문 구독자였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애독자였지. 아하하. 그랬구나.
진짜 유치하다.
+
뭐 반드시 이런 이유에서 그렇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 간의 정황에 비추면 이렇게 해석할 여지가 너무 크달까. 풋
하하하, 진짜요? 정말 웃겨요 ㅋㅋ
역시 저의 성격이 문제일까요? 크크크
신념있는 분이네여
왠지 주어가 “매점주인”이 아니라 제가 아닐까 하는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 흐흐.
에이 설마요~
설마 같으면서도 어떤 맥락이 있어서요. 흐
에이 설마요~x2
근데 매니큐어 무슨 색 바르셨는데요?궁금*_*
매니큐어는 보통, 진한 파란색 계열과 분홍색 계열을 사용해요. 대부분 펄이고요. 헤헤.
에이 설마요~x3
사실이라면 정말 유치하네요.;
흐흐흐.
그 사람 나름의 어떤 감정표현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헤헤
에이 설마요~x4
사실이라면 정말 유치뽕짝이네요-
내일 즈음, 이렇게 느낀 맥락을 써야 할까 봐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