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 중간 정리. 흐흐.
2008.04.11.금 17:00 아트레온 6관 I-5
[도플갱어] : 반전이 정말 재밌었던 애니. 움직임은 조금 어색하지만 아이디어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았음. 하지만 가슴 아프기도.
[슈프로슬링] : 아이를 자신의 몸으로 출산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과 영양분을 주문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만들 수 있는 상상력의 클레이메이션. 출산을 이렇게 상상할 수 있구나, 하는 점에선 흥미로웠다. 감독의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자식을 소유물로 간주하는 한국에선 정말 의미심장한 영화.
[메모리 이펙트] : 단편이지만, 정말 섬뜩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살짝 진부하기도.
[워터] : 서사는 약하지만, 상상력만은 일품. 매력적이다.
[블러드 시스터즈] : 자신의 단짝이라고 믿었던 친구가 다른 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자신에겐 차갑게 대한다면? 이 영화는 이런 상황에 처한 주인공의 심리를 그리고 있는데, 아이들 연기부터 내용구성까지 정말 빼어나다. 루이스 N.D 프리드베르(Louise N.D. Friedberg)란 감독이름을 기억할 것.
2008.04.11.금 21:00 아트레온 1관 1층-G-7
[부치 제이미] : 한편으론 부치와 관련한 영화지만 다른 한편으론 바이와 관련한 영화이기도 하다. 대체로 재밌기도 하고. 문제는 감독과의 대화 때 나온 질문들이 참… 듣기 민망하다 못해 참고 앉아 있기 힘들 정도로 저열했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질문들이기도 하지만 질문하는 방식이 예의가 없달까.
2008.04.12.토 11:00 아트레온 4관 I-5
[XXY] :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대한 작품 중 하나. XXY는 성염색체를 의미하는데, 간성인 주인공의 성염색체를 말하는 듯. 간성인 자녀(알렉스)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의 모습과 알렉스를 괴물 취급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그리고 있다. 간성(그리고 트랜스젠더)들에게 몸의 형태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이지만, 꼭 저렇게까지 찍어야 했나 싶을 때가 많았다. 좀 많이 괴로웠다.
2008.04.12.토 18:00 아트레온 1관 1층-G-8
[3×FTM] : 이미 가편집본을 한 번 본적이 있으니, 영화 보다는 관객의 반응에 좀 더 신경을 쓴 다큐/영화. 내용 자체는 무척 괜찮음. 문제는 다른 관객들이 웃는 장면에서 나는 웃을 수 없었다는 것. 분명 웃을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울고 싶을 정도로 아프기도 했다. 아무튼 책도 조만간에 나올 예정.
2008.04.13.일 17:00 아트레온 5관 G-5
[여자를 사랑한 트랜스젠더] : 아, 정말이지 너무 잘 만든 다큐. 레즈비언 트랜스인 감독이 자신의 삶을 다큐로 찍었는데, 가족 4명과 결혼했던 파트너, 친구, 이렇게 6명의 인터뷰와 약간의 애니, 어릴 때의 홈비디오와 사진을 적절히 편집해서 진행한다. 결혼하고 나서도 자신이 레즈비언 트랜스인 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아온 삶을 말하기도 하지만, 이 다큐의 매력은 그래서 “내가 괴로웠다”가 아니라 이런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괴로움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매력이다. 이유도 없이, 중간에 갑자기 울음이 왈칵 터지려고 했다. 이건 시작일 뿐. 아무려나 확실히 캐나다 다큐구나 싶었다. 목요일에 한 번 더 찾을 예정.
2008.04.14.월 11:00 아트레온 4관 I-5
[그가 사는 법] : 대만 다큐. ftm 관련 내용. 호르몬을 하기 전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호르몬 투여를 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솔직히 재미없었다. 편집이 다소 산만하고 감독이 이 다큐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상당히 모호하단 느낌.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 미국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거나 수감을 경험한 트랜스여성들이 경험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다큐. 호르몬을 장기간 투여해서 가슴은 발달했지만, 외부성기수술을 하지 않아 페니스가 있다는 이유로 “남성”교도소에 수감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수감자들이 성폭력을 가하고 교도관들은 트랜스여성들이 호르몬 투여를 할 권리를 박탈하는 등, 여러 상황들을 꽤나 괜찮게 풀어가고 있다. 물론 가끔씩 볼거리로 전시하는 카메라의 시선은 심히 불편했지만.
+트랜스젠더 영화/다큐를 볼 때마다, 갑자기 목 놓아 울고 싶었다.
++ 그 외의 시간은 책 판매 부스에서 보냈음.
친구 중 한명도 <여자를 사랑한 트랜스젠더>를 봤는데, 무척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여기저기서 호평이 들려서 너무 궁금한데 도무지 시간이 안 맞아서 안타깝네용ㅠㅜ
퀴어문화축제 영화제에서도 상영한다고 해요.
어젠 반가웠어요. 🙂
3xFTM 보면서 사람들에 휩쓸려 엄청 웃었는데 ‘이 타이밍에 내가 FTM으로서 웃으면 좀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ㅋㅋ 제가 되~게 주위시선을 의식하거든요. 푸하하하.. ‘그가 사는 법’은 집에서 자다가 못 갔는데 별로였다니 다행입니다. 나머지는 LGBT 영화제를 기약하며…(…)
영화제 기획단과 얘기를 했는데, 재밌는 영화 많이 상영하는 것 같더라고요. 기대해도 좋을 거 같았어요. 헤헤
와~ 저 많은 걸 다 보신 거예요? 와~~ +_+
흐흐. 단편도 여럿 있는 걸요. 어제 보신 영화는 재밌었어요?
하하~ 어제 본 영화는 코미디라 많이 웃다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