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브라우저

이번에 불여우를 사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웹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 하나 뿐인 줄 알았다. 아니, 다른 브라우저가 있는 줄 몰랐다는 게 더 정확할까. 혹은 브라우저에 무슨 차이가 있나 싶었고, 그냥 거기서 거기려니 했다. 물론 몇 가지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리눅스와 같이 컴퓨터 운영체계로 이해했다. 그래서 윈도우에선 당연히 익스플로러만 사용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윈도우엔 익스플로러, 다른 브라우저는 다른 시스템용. 이런 식으로. 근데 아니데? -_-;;

이번에 불여우를 설치하고 관련해서 알아본다고 웹서핑을 하다가 웃긴 걸 찾았다. 이른바, 파이어폭스와 익스플로러 사용자 간의 상호비방이랄까. 일부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의 근거 없는 우월감(자부심?)과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의 이에 대한 비난? 일부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은 불여우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도 견디지 못 했고, 종종 한국에서 극소수만 사용하는 체제라는 이유로 일종의 자부심? 우월감? 뭐, 이런 걸 표현했다. 그냥 이 정도로 끝나면 그나마 봐줄만 한데,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을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깔보는 태도를 드러냈다. (난 이걸 “마니아 근성”이라고 부른다. 완전 비꼬는 말로. 흐;;)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은, 이런 태도에 화를 내는 것도 있지만, 한국에서 실제 사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일종의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웹브라우저 하나 가지고 이렇게 편을 가르고, 서로 비방하는 태도. 이런 데 별 관심이 없는 나로선 웃길 뿐이다. 하지만 이들에겐 무척 중요한 문제일까? 아무튼 이런 분위기야 나완 상관없고.

중요한 건, 이런 과정에서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가 상당히 많다는 거, 익스플로러가 전부는 아니란 걸 알았다. 그리고 브라우저마다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깨닫고 있다. 당연히 새로운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재미에 빠졌다. 다양한 제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내게 좀 더 적합한 제품을 찾는 과정은 아무래도 신나기 마련.

그래서 새로 설치한 웹브라우저가 오페라와 더월드(TheWorld). 오페라는 한때 유료제품이었다고 한다. 사용해보니 그럴 만하다. 익스플로러, 불여우, 오페라 셋을 사용해본 결과, 오페라의 디자인이 가장 깔끔하고(사파리는 안 써봤으니 제외), 속도도 가장 빠르다. 페이지를 넘기거나, 아래로 내려가고 위로 올라가는 과정이 너무 부드러워서, 미끄러지는 기분.

보안의 경우, 익스플로러7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알고 있는데, 불여우나 오페라는 상당히 괜찮다. 익스플로러의 경우, 최근 인터넷 보안설정을 임의로 높였는데, 그랬더니 로그인이 안 되는 문제를 겪고 있다. 기본 설정일 때는 로그인을 하는 데 문제가 없었는데, 보안설정 단계를 높이자 국내의 상당수 사이트들이 로그인 실행을 못 하고 있다. ㅠ_ㅠ 그래서 리셋을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안 된다는. 지식인의 도움도 무용지물인 거 같다는 ㅠ_ㅠ (혹시나 아시는 분, 좀 가르쳐 주세요ㅠㅠ ← 이 글을 쓰고 있는 진짜 이유? 흐흐;;) 환경설정을 하는 방식도 불여우와 오페라가 상당히 편하다.

다만 오페라의 경우, 블로깅을 하거나 댓글을 달 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좀 불편하다. 웹에서 글을 쓰는 문제가 아니라면 불여우보다 오페라가 좀 더 만족스럽다. 오페라가 좀 더 좋은 이유는, 불여우엔 애드온으로 확장판을 설치해야 했던 기능들이, 오페라엔 기본적인 기능으로 깔려 있다는 거. 그러면서도 더 가볍다는 거. -_-;; 불여우 애드온 기능을 찾아 설치하며 좋아했던 일들이 허무할 지경. 흐.

더월드는 익스플로러 대체로 사용하려고 설치했다. 기본적으로 익스플로러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하니, ActiveX를 설치해야 하는 사이트에서 사용하는데도 별 문제가 없는 듯. 사실 인터넷 결제가 필요할 때 사용하려고 설치했는데, 익스플로러 기반이라 마찬가지로 로그인이 안 되고 있다. ㅠ_ㅠ 익스플로러보다 스킨이 더 예쁜지는 모르겠지만 기능은 훨씬 많으니 이걸로 대체하기로 했다. (설치할 경우, 익스플로러에 저장했던 즐겨찾기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니,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듯. 불여우는 그대로 가져올지를 선택할 수 있고, 오페라엔 그런 거 없다. ;;)

아무튼, 브라우저에 이렇게 다양한 세계가 있다는 게, 재밌다. 뭔가 새롭고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느낌. 세 개를 모두 비교하면, 오페라가 가장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곳은 한국이라는 거. 내가 돌아다니는 외국 사이트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거. 한국의 웹사이트를 사용하기엔 어쩔 수 없이 익스플로러 기반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 -_-;;

꽤나 웃긴 거 하나. 내가 다니는 학교의 도서관 홈페이지엔 영어사용자를 위한 영문페이지가 따로 있다. 하지만 불여우로 접속하면 영문페이지로 전환이 안 되고, 검색 자체도 작동하지 않는다. 오페라로 접속하면 도서검색은 되는데, 그 외의 기능은 일절 작동하지 않음. 더월드에서도 안 되긴 마찬가지. 아놔~.

10 thoughts on “웹브라우저

  1. 뻔한 답이겠지만.. 인터넷옵션-개인정보-에서 보통이나 보통 높음으로 하고 적용-확인 하면 되던데요.. 뭐가 문제일까요 ^^

    음.. 저도 처음에 불여우 쓰다가 오페라 썼었어요. 기본적인 기능이나 마우스오른쪽금지가 해제되어 글을 복사하거나 주소를 알아내는데 편해서요. ㅎㅎ 그러다가 아무래도 영어 사이트 갈 일은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지라..
    익스 기반인 jwbrower를 썼었는데 제가 주로 쓰는 건 역시 오른쪽버튼해제 기능이라.. ^^ 기능은 있는데 안 먹히더라구요.
    ㅡ_ㅡ; 그러다가 최근에는 웹마를 쓰기 시작했어요.
    오른쪽해제나 미디어추출을 잘 이용하는 편이라.. 올 해 나온 버전을 다른 컴에 해봤는데 미디어추출이 어디있는지 못 찼겠더라구요. ㅎㅎ 메뉴 어딘가에 있거나 없앴거나인데..
    작년말에 나온 버전은 아이콘으로 되어 있어서 굉장히 편하거든요. 쿠쿠.. 익스 기반은 아무래도 거의 다 되고.. 프로그램이 상당히 가볍고 신속하다는 것이 큰 장점인 거 같아요.

    불여우의 확장기능들은 제가 그다지 즐겨쓰지도 않을 뿐더러.. 일일이 찾아 써야 하니깐.. 늙으면 뭐 하나 새로 기능을 배우는게.. 어려워지더라구요. T_T
    여러가지를 써보고.. 자기에게 맞는 걸 쓰는 게 나은 거 같아요.
    어떤 마니아적인 그런면들이나 그런 것때문에.. 어느 하나를 고집하기 보다는요. ^^

    1. 보안설정을 너무 높였나 싶어서 설정을 낮추고, 쿠키 등을 지웠는데도 안 돼서 그냥 포기하려고요.ㅠㅠ
      더월드에도 미디어추출 기능이 있어서 사용해봤는데요, 유투브의 경우,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불여우쓰고 있어요. 흐.

  2. 저도 파이어폭스랑 익스플로러를 이용하는데요, 파이어폭스 이용자들의 그 알 수 없는 우월감이 좀 싫더라고요. -_-

    1. 전 이런 우월감이 있다는 걸 접하면서, 상당히 당황했어요.. ;;

  3. 파이어폭스 신봉자 제 이웃 중에 한명 있어요 ㅋㅋㅋ
    근데 보안 그런 거 좋다지만 우리나라 사이트는 파이어폭스에서 정상적으로 작동 안되는 게 너무 많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익스플로러를 쓰게 돼요. (회사에서 블로그 볼 땐 파이어폭스 쓰고 종료할 때마다 초기화되게 해놨어요)
    오페라가 깔끔하다니 한 번 써보고 싶은데요? 파이어폭스 같이 국내 사이트가 잘 안 되는 문제는 없나요?

    1. 오페라도 ActiveX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불여우로 경험한 불편은 그대로 겪으실 거예요. 흐. 더군다나 블로깅을 할 때 불편하다는 얘기도 있고요.
      저의 경우엔 블로깅을 하거나 글을 쓸 때면 불여우를 쓰고, 그 외의 사이트를 돌아다닐 땐 오페라를 사용해요. 불여우에 설치한 애드온 기능의 상당수가 오페라엔 기본 기능으로 있어서 편하기도 하고, 브라우저가 깔끔해서요. 흐흐

  4. 파폭 유저의 우월감은 IE를 쓰지 않으면 불편하게 만드는 국내 실정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쓰는 사용자 층이 두터워야 좋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한가지 인터페이스를 종용하는 느낌이 강해요. 제가 느끼기엔..
    여타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웹페이지를 만들기 보단 IE가 대세니 그것으로 보세요. 라고 말하는 건.. 파폭 유저의 우월감보다 더 싫어요.

    1. 저도 정말 당황했던 혹은 황당했던 건,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볼 수 있게 만드는 구조였어요. 웹페이지를 주문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문제가 많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개발자가 대부분의 브라우저에서 보이도록 만들고 싶어도, 돈이나 시간 문제가 상당한 제약이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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