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

01
카리스마와 상당한(극심한?) 소심함과 과민할 정도의 자기방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느꼈다. 나는 소심해서 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겐 카리스마라고 여겨질 때, 꽤나 당혹스럽다.

02
식탐은 없지만 허기를 느끼는 순간, 불안해 진다는 걸 어제 깨달았다. 아침에 김밥을 먹고 오후에 돈 벌러 갔다가 저녁을 못 먹었다. 저녁 늦게 팥빙수를 먹긴 했지만. 자려고 누운 밤 12시. 갑자기 심한 허기와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서둘러 무언가 먹을 걸 사러 가게로 향했다. ㅠ_ㅠ 내가 이런 적이 있을까 싶어 실실 웃었다. 그러면서도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처럼 서둘러 가게로 향했다. 크크

먹는데 별 관심은 없지만, 이런 순간을 참지 못 하는 구나, 싶었다. 하긴 심한 허기를 느낄 땐 성격도 좀 까칠해지지. 흐흐

03
어제 구글 크롬(웹브라우저)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살짝 들떴다. 그리고 오늘 설치했는데, 와, 놀랍다. 디자인은 무척 단순하다. 그리고 정말 빠르다. 뭐, 이런 저런 얘기들은 아마 많이들 들어서 지겨우실 테고. 하지만 정말 놀라운 기능은 탭기능. 여기서 확인하면 알 수 있다. 탭의 순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새 창으로 빼낼 수도 있고, 새 창으로 연 걸, 탭으로 넣을 수도 있다. 이렇게 재밌는 기능이라니. 하긴 새로 나온 건 뭐든 신기하고 재밌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사용가능한 제품인지는 일주일 안에 결정 나겠지.

04
초등학생은 1년 차이가 천지차이 같다. 4학년은 너무 떠들고, 5학년은 얌전하면서 열심이고, 6학년은 모든 걸 다 안다는 표정의 다소 거만하면서도 심드렁하다. 단 한 살 차이가 날 뿐인데 이렇게 다르다니, 또 다른 배움이다. 나도 그랬을까?

10 thoughts on “주절

  1. 첫 댓글이네요 ^^; 쑥쓰.

    별 얘긴 아니구요. 초등학생 뿐 아니라 중학생도 “1년 차이가 천지차이” 같더라구요. 전공 탓에 중학교로 교생 나갔을 때 완전 심하게 느꼈다는…

    그런데 당시 교생을 지도하셨던 현임 교사분들 얘기에 따르면, 이렇게 아이들을 일련의 학교 제도 속에서 딱 ‘표준’의 사람으로 성장시키는게 공교육의 목표라고 하더군요; 여기에서 사실 튀는 아이는 필요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셨더랬죠. 뜨악 경악 했다는;

    사실 교사들이 학생에게 미치는 구조적인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케바케일 경우도 있겠지만, 저런 식의 ‘성장(?)’ 마인드를 갖고 계시는 분들이 적지 않더라구요. 아마 초등학생들의 그러한 태도 내지는 행동도 사실은 아이들 사이에 주어진 ‘위계’ 내지는 자연스러운 성장과정 같은게 아니라, 앞서 말했듯 남 모르게 살며시 이루어지는 교사들 사이의 ‘공모(적 실천)’와 (특히 ‘공’)교육제도와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1. 어제 6학년 생이 다른 이에게 튀지 말라고 말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어요. 정말 공교육은 무난한, 그리하여 권력이 통제하기 편리한 인간을 만드는 제도예요. 그래서 어제 배운 것 중 하나는, 의외로 대학생보다 초등학생 강의가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거였어요. ;;

      반가워요! 🙂

    1. 저두요. 저도 허기가 지면 손을 비롯해서 온 몸이 떨려요. 완전 무력해지고요. 흐
      저만 그런 건 아니라 왠지 다행이랄까요, 걱정이랄까요… ^^;;

    2. 허기졌을 때 손발이 떨리는 건 꽤나 흔한 증상일걸요^^; 체지방율이 적어서 저장된 에너지를 꺼내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대개 그렇다는데 제 배 둘레의 군살을 보면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_-;
      암튼 루인님은 채식하시니깐 더욱 골고루 잘 챙겨드셔야 해요! ^^

    3. 와, 그런 거군요. 전 제게 특정 영양분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건, 제가 조금만 덜 게으르면 될 텐데요… 흑.

  2. 크롬이 뭔가 했더니 브라우져였군요~ 즐겨찾기가 타 브라우져와 호환이 된다면 당장 써보고싶네요 흐

    1. 저의 경우 메인으로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데, 크롬을 설치하니 파이어폭스의 즐겨찾기를 모두 가져올 것이냐고 묻더라고요. 이게 파이어폭스와만 호환하는 건지 메인 웹브라우저와 호환하는 건지는 잘 모르겟지만 즐겨찾기 호환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동안 재밌게 놀 장난감이 생긴 느낌이라 좋아하고 있는데요, 흐흐,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크롬 관련한 글을 찾아 읽는데 재밌는 게 많더라고요. 이미 읽으셨을 수도 있는데, 아옹님이라면 http://truefeel.tistory.com/121 에 실린 글이 흥미롭지 않을까 싶었어요. 관련 전공이나 분야의 세부항목들을 잘 모르니, 편견일 수도 있지만요. ^^;;
      그 외에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특히나 구글의 궁극적인 목표가 웹OS를 만드는 것이라는 소문에 기대도 된달까요. 흐.

  3. 1년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집단의 문화와 관계가 깊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1년차이가 무슨 대단이라고,(아닌 예전엔 10년도 아무거도 아니었죠.) 차이를 만드는 집단은 유치하기 짝이 없지요. ‘학년별’로 나누는 수업체계가 그러한 ‘1년 차이의 문화’를 만든 게 아닐까 싶어요.
    이 문화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군대, 회사까지 쭈욱 이어지지요. 그 1년, 그 몇 개월 그 몇 일에 무언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와 그들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열심인 걸 보면….
    학생으로써 정말, ‘선*후배’, ‘학번’의 차이가 참으로 싫더라구요. 게다가 그 위계의 욕망에 ‘선배’에 기대는 것, ‘후배’에 기대는 것이 노골화가 될 때의 불쾌함이란….

    사족이었어요. 결론은 1년차이가 ‘크게’ 나는 ‘문화’는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된다는 거에요.

    1. 그렇기도 해요. 특정 나이마다 부여하는 의미가 너무 분명하니까요. 각각에 맞춘 역할도 분명하고요. 근데 종종 이런 역할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접하면, 요즘은 그냥 좀 웃겨요. 재밌고요. 뭐랄까, “애쓴다.”란 느낌이랄까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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