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후미오. 『플라나리아』 양윤옥 옮김. 서울: 창해, 2006.
#전 분명 인터넷교보에서 구매했는데, 제게 도착한 책은 “증정본”이네요. 기념으로 그냥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ㅡ_ㅡ;;
아옹 님의 리뷰를 읽으며, 근래 읽었던 논문들이 떠올랐습니다. 성형수술, 몸 변형, 외과의술의 발달과 같은 주제의 논문들이었습니다. 그 중엔 장기이식수술을 다룬 논문도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장기이식수술이 필요한 이들에게 “새로운 삶,” “선물”과 같은 표현을 한다네요. 영화나 다른 소설에서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걸 읽은 적이 있어요. 몰랐습니다. 이런 표현이 사실은 수술이란 제한된 과정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란 사실을. 장기이식수술을 경험한 이들은 이식한 장기와 기존의 몸 사이에서 갈등한다고 합니다. 타인의 장기를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걸린다네요. 그래서 종종 이식한 장기를 얘기할 때 “나의 장기”와 “그의 장기”란 표현을 동시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몸의 경계를 새롭게 고민하는 계기였습니다. 이식한 장기, 혹은 의학에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병든 부위와 나는 어떤 관계일까요? 내 몸은 어디까지 일까요? 전,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비염에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습니다. 비염약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어찌할 줄을 모르죠. 몸 근처에 비염약이 없으면 당장이라도 비염이 터질 것만 같아 불안해요. 코가 조금만 간질간질하고 불안해도 비염약을 먹고요. 몇 시간 가볍게 외출해서 비염약이 든 가방을 챙기지 않을 때면, 그냥 비염약을 먹고 나갑니다. 이런 상황이니, 주변 사람들은 수술을 권합니다. 어렵지 않게 수술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하지 않아요. 돈이 없기도 하지만 꼭 그래서는 아닌거죠.
『플라나리아』란 소설집에 실린 단편, 「플라나리아」의 주인공은 유방암을 자신의 정체성, 혹은 그와 비슷한 무언가로 설명합니다. 아옹 님의 설명을 읽지 않았다면 잠시 당황했을 거 같아요. 의사들은 제거(‘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여기고, 주변 사람들은 입에 올리면 안 되는 금기로 여기는 무언가를 ‘정체성’으로 부르다니요. 아, 그렇지요. 사실 ‘정체성’이란 그런 거지요. 그러고 보면 전 이곳, [Run To 루인]에 저의 비염 경험을 참 많이 적었습니다. 비염은 저를 설명하는 중요한 경험이죠. 그럼에도 이것을 ‘정체성’이란 식으로 상상한 적은 없습니다. 아마 전 수술을 할 것 같지 않아요. 그렇다면 평생 비염과 함께 살아 가겠죠. 가장 고전적인(!) 의미에서, 제게 비염이 ‘정체성’이 아니면 무엇이 ‘정체성’이겠어요. 타고났고, 평생 변하지도 않을 것 같잖아요. 😛
비염은 저에게 무엇일까요? 비염이 터질 때마다 구시렁거리고 언제나 피하고 싶지만, 비염은 바로 저 자신이기도 합니다. 그럼 내 몸의 경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나는 나를 어디까지로 제한하고 상상하는 걸까요? 부인과 인정이란 과정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 영역,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어딘가가 경계려니 하면서도 아득해요.
이런 고민들과 별개로, 이 소설집은 무척 좋아요. 하루는 밤 늦게까지 읽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다음 날 오전엔 저도 모르게 졸았고요. 흐흐.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좋아요. 「네이키드」란 작품도 무척 좋아요. 다 읽고 나서 저자 이름으로 검색하니, 꽤 많은 책이 번역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도서대출증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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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주분투(xubuntu)에서 AbiWord란 워드 프로세서로 작성했습니다. 즉, 오랜 만에 나스타샤로 글을 쓰고 있다는 거죠. 흐.
교보에서 루인님께 책을 증정하고 싶었나 봐요.. 우수고객? ㅎㅎㅎ
작년 여름까지는 우수고객이었는데, 이후 책을 거의 안 사서 일반 고객이에요. 그럼 이건 열심히 책을 사라는 압박이려나요? 흐흐흐.
결국, 나의 비염과 나의 알레르기는 나 자신 입니다 ㅋㅋ
흐흐흐. 정말 비염과 알레르기는 결국 나 자신인가봐요. ㅠ_ㅠ
읽으셨군요~
저 대목에서 간담이 서늘해졌어요 정말.
어떻게 정체성이라고 표현할 생각을 했는지. 사실 정체성 맞는데 그 전에는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충격이었거든요. 저도 ‘네이키드’가 좋았는데 흐.
루인님은 주분투 쓰는데 불편함 없으세요? 저도 얼마전엔 쿠분투를 썼었는데, 확실히 우분투가 유저그룹도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서요. 우분투가 훨씬 문제해결이 쉬웠거든요. 에러메세지를 구글링하기만 하면 해결책이 팍팍 튀어나와서.. 위키같은데 문서 정리도 깔끔히 잘 되어있고요.
그쵸그쵸? 네이키드도 정말 좋아요. 헤헤 🙂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주분투는 현재 나스타샤(데스크탑)에서 사용하고 있어요. 2001년 12월에 처음 샀고, 중간에 메인보드를 중고로 교체했고요. 무척 더운 여름이나 너무 추운 겨울이면 작동이 안 되는 상태랍니다. 최근엔 윈도우XP로 곰플레이어를 돌리면 컴이 거의 멈추는 상황이죠. 흐흐흐. ;;; 그래서 곰플을 지우고 KMPlayer 2007년 12월에 배포한 버전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 아이도 최신 버전은 너무 무거워서 나스타샤가 버벅거리거든요. 흐흐.
이런 상황인 데스크탑에 별도의 파티션을 설정해서 주분투를 깔았는데요. 기대보다는 안 빠르지만 그럭저럭 안정적인 느낌이었어요. 어느 글에서 상당히 빠르다고 하는데, 전 윈도우를 사용할 때의 불안정한 느낌이 줄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달까요. 흐흐. 윈도우 제어판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메뉴가 따로 있다는 점도 괜찮았고요. 사실 나스타샤에선 간단한 웹서핑을 하는 정도로만 사용하겠다는 목적으로 설치해서인지 무난한 느낌이에요. 물론 사운드카드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문제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으니 넘어가고요. 흐흐.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인데요.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파폭에서 북마크를 수정할 때마다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에요. 특정 사이트를 북마크에 등록한 후, 북마크를 연 상태에서 마우스로 위치를 수정하려고 하면, 그때부터 모든 기능이 중단되었다가 한참 지나야 작동하거나 10분이 지났는데도 작동을 안 하거나;;; 그렇다고 주분투 운영체제 자체가 멈춘 건 아니고요. 윈도우 같으면 시간 기능도 멈추는 식으로 얼어 버리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북마크를 사용할 때마다 불안해 하죠. 흐흐. 물론 이 문제가 하드웨어의 문제인지 주분투 자체의 문제인지는 모호한 거 같아요. 주분투를 설치하면서 윈도우의 설정을 모두 불러 들였는데 그래서 버벅거리나 싶기도 하고요.
다른 하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 AbiWord를 실행시킬 때의 문제인데요. 영문을 입력하는데는 지장이 없는 것 같은데 한글을 입력하면 상당히 불안해요. 타자 속도를 화면 출력 속도(?)가 못 따라 간달까요? 참고로 플라나리아 독후감을 쓴 글도 중간에 한 번 날렸어요. 으하하. ㅠ_ㅠ 사실 AbiWord라는 새로운 워드 프로세서가 가볍고 좋으면 다른 곳에도 설치하려 했는데, 어제 한 번 경험하고 관뒀어요. 흐흐흐.
그래서 후치(노트북)에선 우분투를 나스타샤에선 주분투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문제가 생기면 영어보단 한글로 된 매뉴얼을 찾을 텐데, 주분투를 설치했다가 무선네트워크가 안 잡히면 구글링을 하느니 그냥 포맷하고 우분투를 설치할 것 같아서요. 흐흐흐.
참, 그리고 이건 제가 Wu-bi를 사용해서 느끼는 불편함일 수도 있는데요. Wu-bi를 설치하면 다른 파티션(일테면 D 드라이브)를 알아서 보여줬는데요. 주분투를 설치하니 D 드라이브를 보여 주지 않아 당황했어요. 아마 뭔가 별도의 설정이 필요하겠거니 하면서도 아직 귀찮아서 안 하고 있달까요. 흐흐.
주분투에서 다른 파티션이 안 보인다는 건, 좀 이상해요. 그건 따로 설정이 필요 없이 os 설치가 끝나면 항상 보이던 부분이라서.. win계열과 linux계열이 서로 다른 파일시스템을 쓰고 있는데요, 오히려 win 쪽에서 linux를 못 보는 상황은 많이 봤지만 그 반대는 잘 못보던 거에요..
파티션 편집기로 안 보이는 파티션이 보이는지 보시고요, 그 파티션의 이름으로 마운트를 자알…시키시면. ‘-‘;;;
파티션 편집기를 설치하고 확인하니, 파티션이 전반적으로 이상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흐흐. 그래서 구글링으로 마운트 하는 방법을 따라 했는데, root 권한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안 되더라고요. ;;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에요. 흐흐.
근데 어제 밤에 이것저것 설정을 건드려 봤는데요, 뭔가 재밌는 기능들이 많아서 신기해 하고 있어요. 흐흐. 6월에 주분투 9.04 버전이 나오면 윈도우를 지우고 주분투를 설치할까 해요. 헤헤.
푸하하하.. 증정본 도장을 찍어 서점에 배본하는 출판사라니;; 상황이 웃겨요 ^^
근데 자신의 병을 정체성으로 연결시키는 거.. 어쩐지 익숙하기도 하네요 흠…
도장을 찍은 거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책 출간일을 표시하는 부분에 “증정본”이라고 적혀 있어요. ㅡ_ㅡ 흐흐흐.
첨엔 이게 무슨 상황인가 당황해서, 원래 이런 건가 했는데요. 정신을 차리니 잘못 보낸 거 같더라고요. 흐흐. 근데 이게 또 왠지 드문 경우 같아 소장하기로 했어요. 사실은 고객센터에 교환요청하면 바꿔는 주겠지만 그러자니 너무 귀찮았거든요. 으하하.;;;
야마모토 후미오? 『연애중독』을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플라나리아』도 읽어야겠어요 랄라- 두나한테 소식 들었어요. 하반기가 ㄷㄷㄷ이지만 나름 기대도 되는군요. 루인도 다시 볼 수 있고 흐흐-
그 작가 맞아요. 흐흐.
한다고는 했지만, ‘내가 왜 그랬을까’를 반복하고 있지요. 흐흐. 암튼 바쁜 하반기가 되겠어요. 회의 때 만나면 얼추 1년 만이 되려나요? 흐흐
아.. :/)
감격이에요. 사실 플라나리아를 친구에게 빌려 읽고서는 사려고 했었거든요- 주신다면 정말 감사히 받을게요.
그리고 다음 번에 이렇게 좋은 책을 발견하면 루인님께 선물해 드릴께요. 어떠세요?
와아, 정말 다행이고 기뻐요!! 🙂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야 말로 너무 고마운 걸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