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 “가해망상”이란 단어를 접했다. 어느 애니에 등장하는 용어란 말도 있고, 의학용어란 말도 있다. “피해망상”이란 용어와 대조를 이룬다고 이해하면 쉬울 듯 하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망상과 달리, 누군가에게 가해하고 있다는 망상. 요즘의 내 상태를 설명하고 있는 용어 같아 웃음이 났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가해하고 있다는 인식. 그렇다고 가해망상이 있는데 어떻게 살 수 있느냐고,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 자체가 일상이니까. 정말 피곤한 건 주변 사람들이다. 그러니 ‘실질적인 가해’는 “가해망상” 그 자체다.
나는 또 이렇게 별 내용 없는 글을 쓴다. 무언가를 쓴다는 건, 내가 아직은 살아 있다는 뜻이다. 내가 쓴 글은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웹에서, 비단 웹만이 아니라 특정 기기를 통해 연결된 관계에서 글은 생존 여부를 알리는 신호다. 수신자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전파를 송신하는 행위다. 내가 그 어디에건 글을 쓴다는 건, 난 아직은 살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며, 특정 공간을 매개로 알고 지내는 이들은 그 글을 통해 나의 생존을 알 수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글을 쓴다는 건, 그 내용이나 글이 풍기는 느낌과는 별개로 ‘난 여전히 잘 살고 있다’고 알리는 행위기도 하다. 글쓰기는, 그 신호를 수신하는 이들에게, 어쨌거나 아직은 글을 쓸 여력이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 준다. 아울러 그 소재를 얘기할 수 있고, 그 소재를 얘기하려고 분투하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알려 준다. 블로그 본문에 쓴 글이 건, 댓글로 쓴 글이 건 상관없이.
나는 살아 있고, 또한 잘 살고 있다. 몇 가지 피곤한 일들은 있지만, 그건 내 진부한 일상이니까, 어쩔 수 없다. 체념이 아니라 부인할 필요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다. 단조롭고도 또 단조로운 일상. 이 정도면 무척 잘 살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 작문 수업 학생들한테 글쓰기를 일상적으로 하면 글을 쓴다는 게 더 이상 특별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니까 일상적으로 자주 쓰라고- 말했으나, 정작 스스로 행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루인님은 훌륭한 거예요…ㅎ
하지만 자주 쓴다고 해서 글이 느는 건 아니더라고요… 흐흐흐 ㅠ_ㅠ
글은, 뭐랄까, 회피하고 싶을 때 가장 즐겁게 쓸 수 있는 거 같아요. 흐흐흐. ;;;;;;;;;;;
가해망상… 저도 가끔 제가 미쳐서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할까봐.. 겁날때가 있어요. 미칠까봐 겁나는… 크크
아… 저도 가끔 제가 저도 모르게 미칠 것만 같은 두려움에 시달릴 때가 있어요. 사실 요즘 이런 불안이 좀 더 심한 편이기도 하고요. ㅠ_ㅠ
그거 약간의 강박증 증세라고 들었어요.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어느정도의 강박증은 가진 듯.
강박증이 맞을 지도 모르겠어요. 흐흐.
전 인정하지 않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더라고요. 으하하. ;;;;;;;;;;;;;;;;;;;
도시 생활이 삶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 같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