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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엔 어떤 기획회의를 했다. 본격 기획회의를 하기까지 6개월 정도 뜸을 들였다. 많이 부담스러운 일이라 걱정이다. 회의를 하면서, 이제야 구체적으로 시작하는 건가 싶었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대가 크다. 아직은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공개에도 순서가 있다. 근데 공개하는 게 가장 어렵다. 나야, 이것 저것 하겠다고 말하고선 중간에 엎은 게 많으니 부담스럽지 않지만. 흐흐. 사실 이렇게 본격 기획회의를 하고 나선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다. (아울러 나의 허접한 번역 실력과 문장 실력부터 어떻게 좀 해야 한다. ㅠ_ㅠ)
한동안 지렁이 활동을 쉬었다. 계기는 논문이었다. 근데 논문이 끝나도 다른 어떤 일이 있어 계속 쉬었다. 그 어떤 일과는 별개로 돌아가기 두렵기도 했다. 다시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게 좀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활동이란 어떤 걸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아카이브와 이야기 듣기(?) 프로젝트에 함께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런데 참 이상하지. 현재 표면적으로 두 개(잠재적으로 두 개 추가 예정-_-;)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면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은 약했다. 두 개의 프로젝트 역시 무척 즐겁고, 소중한 일인데도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있는 기분이지, ‘활동’이란 그 무언가를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두 개의 프로젝트 역시 상당한 활동인데도, 그랬다. 이유는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몸 한 켠이 무거웠고, 언제나 빚을 지고 있는 기분이었으니까.
어제 기획회의를 하면서, 이번 주부터 지렁이 회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엄밀하겐, 참여 해도 되냐고 물어야 하지만;;). 지렁이 활동을 하지 않고선, 활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공간, 기억이란 이렇게 무서운 건지도 모르겠다.
꼭, “돌아온 탕자” 같은 기분이다.
근데 여기서 두 가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첫 번째는, 이번 지렁이 회의는 일요일 저녁이란다. 두둥. 그 시간엔 다른 프로젝트의 선약이 있는데?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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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으로(시작하는 날짜 미정-_-;;) 저녁 알바를 할 거 같다. 개인적으로 무척 선호하는 곳이다. 첫 한 달은 일주일에 6일을 나가기로 했고, 그 다음부터는 3~4일 정도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생계에 도움이 되니 잘 된 일이다. 근데 활동은? 회의는? 두 번째 반전은 이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럼 탕자가 다시 집을 나가게 되는 건가요 흐흐-
근데 그런 기분 알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한 공간의 기억과 의미. 뭔가 아련하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한.
그나저나 루인 진짜 하는 일 많네요 으허-
흐흐흐. 그런 셈이죠. 차라리 돌아 오지 않는 게 낫지, 돌아오자마자 다시 집을 나가는 격이라서요. 흐흐흐. ;;
제가 하는 일 중 하나는 모 님께서 추천해주셨지요. 흐흐. 근데 추가될 두 가지 일 중, 하나는 회의가 많은 일은 아니라서 힘들진 않을 거 같아요. 헤헤.
암튼 여름이나 가을 즈음에 만나서 새 일을 시작하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