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불안

01
난 왜 이렇게 사소한 일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걸까?
알바가 끝나고 돌아 오는 길에 이런 고민을 했다. 어쩌면 나와 무관할 수도 있는 일이 마치 나 때문인 것처럼 느끼며 죄책감을, 죄의식을 느낀다.
나도 이런 삶이 지긋지긋해. 이런 삶의 고리를 끊고 싶어.
지긋지긋한 삶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해.

02
어떤 사람은 죽지 말고 그냥 살아만 있길 바라기도 한다. 지금 당장 일을 못 해도 좋고, 약속이 깨져도 좋으니 살아만 있으면 다행이라고.
그리고 또 어떤 경우엔, 올해만 버텨도 다행이다, 아니, 버텨도 괜찮은 걸까, 싶을 때가 있다. 지금까지 버틴 게 욕심이었을까? 괜한 오기가 깊은 내상을 들쑤시고 있는 건 아닐까?

6 thoughts on “어떤 불안

  1. 죄책감 때문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 종일 진짜 내 인생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했음. 뭐 이렇게 한 가지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번잡스럽냐고. 자원봉사 무급노동의 삶이 갑자기 너무 싫어진 거 있죠 엉엉ㅠ_ㅠ

    1. 정말 그런 날이 있어요. ㅠ_ㅠ 왜 이렇게 사나 싶고요.
      다른 문제는, 어떤 사람들은 활동가가 시간과 돈이 남아서 활동을 한다고 안다는 점이죠. 심지어는 거의 공권력에 준하는 힘이 있는 줄 알고 있고요… 크흑.. ㅠ_ㅠ

    2. 루인은 녹취 알바 쫌 해봤다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난 <레드 마리아>라고, 내년 여성영화제에 상영될 거라는 작품의 영상녹취를 하고 있어요. 근데 이게 일본에서 찍어온 테이프의 영상녹취예요. 말하자면 대본 없는 일한 번역+녹취-_-;; 얼마나 짜증날지 예상이 좀 되죠? 60분짜리 테이프 4개를 하고 있는데 도무지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요ㅠ 야외 집회를 촬영한 거라 음질이 무지무지 안 좋고요ㅠ 일본에서 찍은 테이프만 1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게 전부 무급노동이라는 거;; 난 그 중 네 개만 하고 있지만 암튼 그걸 전부 자원활동가한테 나눠서 시킨다는 거죠. 독립영화고 돈이 없겠지만 하다 보니 너무 짜증나서 이래도 되나 싶어요. 어쩌다 보니 말려서 또 이런 무급노동을 하고 있네요 아흑흑ㅠ

    3. 블로그에서도 읽었지만, 사실 좀 화나고 속상해요.
      무급노동을 비판하는 운동이라도 해야 할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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