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면, 시집과 문장 좋은 글을 챙겨 읽는다. 글을 써야 하니, 주제와 관련 있는 논문을 읽기도 바쁜데 무슨 소리냐 싶겠다. 하지만 글을 써야 해서 바쁠 수록 문장 좋은 글을 더 열심히 챙겨 읽는다.
나는 문장이 나쁜 편이고, 글을 못 쓰는 편이라 조금만 긴장을 늦추어도 문장이 이상하게 꼬인다. 아울러 조금만 연습을 게을리 해도 글이 이상해진다. 그렇다고 긴장하고 신경을 잔뜩 쓴다고 해서 글과 문장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내가 보기에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긴장하고 글을 쓰면 그나마 좀 낫다.
이런 이유로, 긴장감이 생기도록 하는데 있어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특히 시집이나 문장력 좋은 글을 읽으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그러고 보면 나의 욕심은 오정희와 허수경 같은 문장으로 논문 비스무리한 글을 쓰는 것.
02
어떤 글을 읽고 있으면, 적적하고 들들거릴 때가 많다. “**적”이란 표현과 “**들”이란 복수형은 가능한 쓰지 않는 게 좋다. 이것만 쓰지 않아도 문장의 격이 달라진다.
이런 의미에서 반성… 이걸 작년에야 깨달았다. [젠더의 채널을 돌려라]를 쓸 때, 한 편집장님의 조언에도 “들”을 고집했다. 시간이 지나니, 그때 편집장님의 의견이 옳았다는 걸 깨달았다.
03
비록 글쓰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것보다 즐거운 일도 없다. 🙂
제가 가는 블로그 주인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 그 사람의 글 형태가 자기가 글을 쓸때 무의식중 나올수도 있기 때문에 글을 써야할때엔 관련됀 책을 전혀 읽지 않는대요. 그거 읽고 “아 그럴듯 한데” 해는데 루인님은 반대네요.
아핫. 전 무의식 중이거나 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다른 사람의 문장이 좋더라고요. 그 문장을 제 것으로 만들려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보면 문장이 조금은 느는 기분이랄까요… 하하. ;;;
더욱이 전 일단은 모방이라도 해야 할 정도로 앎이 일천해서요.. 흑흑흑
마감에 맞춰야 하는 글을 써본 지는 이제 꽤 오래 됐지만 저도 학교 레포트나 다른 데 ‘투고’해야 하는 글을 쓸 때면 이것 저것 많이 읽으려고 노력..^^ 그러다가 마감 전날에 부랴부랴 글을 써야하는 불상사가 많이 발생했지요. 그런 습관 때문에 즉석에서 주제를 주고 글을 써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거부감+주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쓴다는 양심의 가책 등으로 인해 ‘얼음’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는.
사실 마감 시한이 늘 안타까워요… 으하하하. 저도 즉석으로 글을 쓰라고 하면 못 하겠더라고요. ㅠㅠ
참참… 복어알 님 언제 한국에 오세요? (응?) 한국에서 해주셔야 할 일이 있어요.. 음하하하 (다소 사악한 웃음. 흐흐.)
글을 빨리 쓰는 것도 재능인 것 같더라고요 쿨럭; 폴 크루그먼은 뉴욕 타임지에 실을 칼럼을 무려 마감일에 쓰기 시작해서 탈고까지 한다는군요.
아..저도 언제 돌아갈 지는 아직 예정에 없는데 무슨 부탁일까요? ㅋㅋ
헉.. 당일 쓰고 퇴고까지 한다는 건.. ㅠ 역시 내공의 문제일까요.. 흑.
부탁은.. 사실 퀴어락 관련이에요. 크.
급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혹시나 해서 여쭸어요. 헤헤
글쓰기를 즐거워하시다니 ㅋㅋ 어우 전 글보단 그림이 훨~씬 좋아요 ㅠㅠ
글쓰기를 좋아하는 거나, 그림을 좋아하는 거나, 피차 마찬가지일 거예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