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기 위해 적지 않으면 안 되는 말.
지금도 리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고통스럽다. 부재를 깨달으면 몸 한 곳이 욱씬거린다.
그래서 리카에게 미안하다. 더 잘 해줬어야 하는데, 더 많이 사랑했어야 하는데, 서툰 집사라서 미안하다.
그래서 바람에게 미안하다. 지금은 없는 존재를 그리워하여 함께 있는 존재를 쓸쓸하게 만들 것 같아.
처음부터 능숙한 집사는 없다는 사실을 바람과 함께 살면서 깨닫고 있다. 아니, 능숙한 집사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저 서로에게 적응하고, 적당히 퉁칠 수 있을 뿐이란 것을… 그저 낯선 상황에 조금 덜 놀라는 것 정도로 적응하는 시간이 있을 뿐이란 것을… 이별을 경험하고서야 뒤늦게 집사란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리카에게 미안하다. 내가 리카에게 조금 더 익숙해질 시간을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원망이 아니라 내 어리석음을 닮은 아쉬움이 미안한 감정으로 내 몸 한 곳에 고여 있다.
잘 지내니?
휴우- 가끔 생각하는 가슴이 쓰라린데 루인은 오죽하겠어요.
루인은 입양 간 아이들의 소식을 듣고 있나요?
전 아는 블로그에는 종종 들어가보는데 참……
말리, 카카, 참의 소식은 가끔 듣고 있어요. (참의 소식을 매우 자주 확인하고 싶습니다! 크.)
말리는, 집사랑 세미나를 하는 사이라 그때 소식을 듣고, 카카와 참은 블로그로 확인하고요.
다른 두 아이가 간 곳은 가끔 블로그에 갔다가 한동안 들어가길 잊었는데.. 블로그 주소도 잊어먹었어요.. ;ㅅ; 좀 알려주세요..;;; 나머지 두 아이 소식은 전혀 모르고요..
근데 사실, 떠난 아이들 소식은 그냥 관심을 안 두고 있어요.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너무 신경 쓰는 것도 괜한 오지랖같고, 그냥 좀 그래서 일부러 소식을 찾기 보단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면 그때 듣는 편이에요..
근데 혹시 안 좋은 소식이라도 들은 것 있나요?
음…. 이런 데서 저의 집요함이 드러나나 봐요. 전 그 블로그에 계속 가고 있었거든요. 그 블로그 주소는 이거예요. http://blog.daum.net/unjaaa
그런데 2달 전인가…. 안 좋은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루인에게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했죠. 사실 알리고 싶기도 했어요. 저도 너무 놀라고 마음 아파서 그런 걸 좀 나누고 싶었다고 해야 하나… 그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아는 사람도 루인 말고는 별로 없으니까요.
하지만 차마 알리지 못하겠더라고요. 루인이 너무 슬퍼할 걸 아니까……. ㅠ 괜히 안 좋은 소식을 알려서 루인만 가슴 아프게 하는 건 아닌가….. 하지만 계속 루인이 알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좀 오래 갈등했어요.
그런데 제가 이미 어설프게 운을 띄웠고 루인이 물어봤으니 그냥 말할게요. 그 블로그에서 평화, 그러니까 예전 이름으로는 눈물점이죠…… 그 아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기는 한데….. 아, 그리고 중성화를 안 해서 그런지 아빠가 되기도 했다더군요. 그러다가 갑자기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슬픈 소식이지만 ㅠㅠㅠㅠㅠㅠ 그 아이를 한 번 더 기억하고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그냥 루인이 알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ㅠㅠㅠㅠㅠㅠ 제 오지랖 때문에 슬퍼진 거 미안해요 ㅠㅠㅠㅠㅠㅠㅠ 잘 살고 있을 거라 믿는 루인에게(아마도 그렇게 믿고 소식을 안 듣는 루인이 옳을 텐데) 이런 날벼락 같은 얘기를 전하다니…..
근데 한 번쯤 얘기를 하고 싶긴 했어요. 전 사실 이 집에 간 두 아이 중 평화 이야기만 보여서 그것도 굉장히 신경이 쓰였거든요. 사실 우리가(특히 제가) 어찌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왜 반야(해피가 된)는 보이지 않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반야는 집을 나간 건지 어떻게 된 건지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잘 살 거라고 믿었는데(적어도 몇 년은요)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놀라고 슬펐어요. 역시 중성화를 하지 않은 외출냥이, 마당냥이는 수명이 짧은 건가 싶기도 하고…..ㅠ 저 역시 제 방식대로 같이 사니까 할 말은 없지만 뭔가 안타깝고 그렇더라고요.
어쨌든….. 눈물점을 같이 추억하고 명복을 빌어주고 싶었어요. 그 아이를 기억하고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은 기분 때문에요…… 그냥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얘길 전해주면서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았으면 해요, 루인. 아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알려줘서 너무 고마워요. 그동안 비공개 님의 마음 고생을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요. 여러 사람이 명복을 빌어줬으니 외롭지 않았을 거잖아요.
정말 미래란 허망하고 또 허망해요. 어떤 미래를, 희망을 기약할 수 있나 싶고요. 그냥 지금이 최선이구나 싶기도 해요.
아무려나 다시 한 번,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소식을 들었잖아요.. 그동안 너무 힘들었을 텐데 함께 나눌 수 없어 너무 미안하고요..
루인님…
보듬보듬…
토닥토닥…
고마워요.. ㅠㅠ
비공개 님도,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