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어제 기말 페이퍼가 끝나고 오늘부터 딩가딩가 방학을 즐기려고 했는데.. 다음 주에 끝납니다.. oTL..
오늘부터 열심히 블로깅을 하려고 했지만… 일주일 연기! ㅠㅠ
02
집 근처 길고양이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얼추 일주일 전 이웃집 지붕에서 뛰어노는 아깽이를 보았죠. 총 넷. 무사히 잘 자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먼 거리지만 그 아이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후후.
03
바람은 요즘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불만이 가득가득… 미안..;;;
방학하면 많이 놀아줄게…라고 말하고 싶지만 방학하면 더 바쁘겠네요.. ||oTL
04
집주인의 반응, 그 이후의 이야기는 조만간에 정리해서 올릴게요.. 좀 심란합니다.
05
당신이 없는 시간을 견디는 연습.
본문과 상관없는 덧글 죄송; 저랑 싸운 출판사 김영사 계열의 문학 출판사 비채예요. 제가 마지막으로 보낸 메일을 복사할게요. 넘 길어서 읽기 싫으실 수도 있지만 참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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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다이어리를 확인했습니다.
비채에 내방하여 *** 전 편집장님과 미팅을 가진 것이 1월 11일 11시더군요.
저는 대부분 새로운 출판사와 일을 시작하더라도 미팅은 안 합니다.
그냥 전화나 메일로 일 시작한다고 하고, 가끔 계약서 보내면 받고(계약서 안 쓰는 게 이 개념 없는 출판계의 관행이지요?), 그렇게 합니다.
서울의 남쪽에서 북쪽까지 이동하는 것이 번거로웠지만, 미팅까지 하는 걸 보고 비채가 확실한 회사구나 싶어서 갔습니다.
그렇게 확실한 회사니까 계약서도 보내주실 줄 알았지만 아니었죠(출판계 관행이니까 이해했습니다),
4월에 책을 낼 거고, 마무리 작업을 하는 데 한 달이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OK교를 보는 데 어째서 한 달이나 걸릴까 의문이었지만, 그거야 내부 사정이고 일정을 최대한 맞춰드리고자 3월 말까지 삼교를 마치는 것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원래 초교에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이 들고, 재교와 삼교는 빨리 끝나게 마련이니까요.
그러니까 타 출판사에서도 초교는 800원, 재교와 삼교는 200원을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편집장님이 그만두고 후임자에게 연락을 주겠다고 하셔서 기다렸습니다.
일주일 안에 연락을 달라고 제가 부탁을 드렸고(그래야 이후 스케줄을 조정할 테니까요) 그러마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연락이 없었습니다.
제가 2월 말에 전화를 했고, 그때는 3월에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또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후로도 계속 없었고, 제가 전화한 다음에도 계속 답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며칠 전, 타 출판사와 일을 하면서 주기로 했던 다음 원고를 바로 주겠냐고 물으니 원고 준비가 덜 되었으니 다른 원고를 일단 미리 맡으라고 답이 왔습니다.
네, 보통 개념 있는 편집자와 출판사는 같이 일하는 외주자의 일정을 배려해줍니다.
김영사와 일한 적이 있는 외주자, 김영사 직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 편집자와 이야기했습니다.
삼교는 1200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초교비는 모르지만 800원은 줄 거라고, 김영사에서는 1500원까지도 준다고, 400원은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첫 메일에서 작업비가 매당 1200원이라고 하셨지요.
그러다가 두 번째 메일에서는 리라이터/감수자가 따로 붙는 경우가 많아서 교정교열료가 낮게 책정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말이 바뀐 이유가 무엇이며, 이 책에는 리라이터가 붙지도 않는데 외주비를 낮게 책정할 이유는 무엇이며, 고지되지도 않았던 모니터교를 이유로 100원의 단가를 또 깎는 행태는 무엇입니까.
거짓말을 제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남 후려치고 거짓말하는 게 싫어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응 못하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출판계 10년 종이 밥을 허투루 먹었네요.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김영사, 그리고 비채의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하셨던가요?
그럼 지금까지 비채 측에서 저희 상황을 이해하고 사정을 봐준 것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배려받은 것이 하나도 없는데, 비채의 상황을 이해하라고 하시고 납득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하는 것은 이해의 영역이 아닙니다.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이지요.
제가 아무런 힘도 없는 외주자이지만 외주비 정도는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하시고 어디서 단가를 후려치려고 하십니까.
초교를 보내고 4개월 동안 기다렸습니다.
7월 13일에 돈이 들어온다 해도 1, 2월에 일하고 반년 만에 받는 돈입니다.
왜 기다렸을까요?
김영사를 아는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거기 편집자들이 정신이 없고 바쁘다고. 위에서 뜯기면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조금 더 기다려주라고.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야 당장에 연락하라고 했지요.
그래도 저희는 기다렸습니다.
떼어먹지야 않겠지, 대형출판사인데, 원고가 곧 재개되겠지, 편집자들 마음이야 잘 알지, 얼마 받고 그 고생을 한다고…….
작업 기간을 한 달로 잡고 두 사람이 일한 대가가 160만 원입니다.
그걸 80만 원으로 깎으려 하셨습니다.
저희 둘이 그 돈을 나누면 40만 원입니다.
월급 80만 원도 주기 아까워서 40만 원으로 깎으려 했습니다.
팀장님이 중간에서 괴로우시겠지요.
하지만 저보다 더 괴로우십니까.
팀장님은 적어도 한 달에 80만 원 받고 살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그 80만 원 중에서 40만 원만 받아라, 이런 얘기는 안 들어보셨겠지요.
더 힘들고 비참하고 괴로운 사람에게 이해해달라고, 400원이 아니라 600원을 받으라고, 월급의 2/3만 받으라고 말하는 것은 이미 이해의 영역을 벗어났습니다.
중간에서 힘드시면 그 힘든 역할을 벗게 해드리겠습니다.
*** 팀장님, *** 부서장님, 다 됐습니다.
최종 컨펌자는 *** 사장님이십니까?
사장님 연결해주십시오.
사장님 메일 주소 주세요.
그럼 사장님이랑 얘기해서 제 월급 80만 원 달라고 하겠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적은 돈이지만(편의점에서 일해보고 하는 소립니다),
두 사람이 한 달 동안 일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 160만 원 받겠습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에 대해서 ‘네고’를 하려고 하시네요.
노동자에게 구걸하게 하시네요.
구걸해서라도 받겠습니다.
사장님 개인 메일 주소 주세요.
처음에 이런 일이 생겼을 때부터 지인들은 트위터에 올려라, 라고 하더군요.
다들 그 얘기였습니다.
교양인 사태를 못 봤느냐, 트위터에 올려라, 그러면 해결된다.
저는 비채 측과 1:1로 해결하면 잘 풀리리라 믿고 몇 차례 전화를 드렸습니다.
제 개인의 문제를 공중에 호소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더라도, 최대한 노력을 해본 뒤에 법에 호소하든, 연대할 사람을 찾든, 대중에 호소하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1:1이 아니네요.
김영사, 비채라는 거대한 회사와 저희가 싸우는 것이었군요.
김영사가 비영리단체라면 600원에 해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단체를 후원하고 있고, 단체에서 자원활동을 할 때에는 분명 더 저렴한 가격에 했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자원활동을 한 적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김영사는 문선명 씨 책을 팔아서 얼마나 버셨습니까.
비채는 미나토 가나에 씨 책을 팔아서 얼마나 버셨습니까.
외주자에게 주는 160만 원이 그리도 아까우십니까.
너무너무 아까워서 2000매도 넘는 원고의 초교비를 80만 원을 주시려고 그러셨습니까.
저한테 800원 주면 재교와 삼교 때 400원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나요?
전체 교정비를 1600원으로 주면 안 될 만큼 김영사는 돈이 없습니까.
문선명 책을 팔아서, 미나토 가나에 책을 팔아서 다 어디에 쓰셨습니까.
외주자의 80만 원을 강탈해가야 할 만큼 돈이 없으셨습니까.
그리고 이 원고가 초교/재교+삼교로 나누어진 게 누구 잘못입니까. 제 잘못입니까.
출판사마다의 정책과 기준을 말씀하셨지요.
김영사의 정책과 기준이 합당한지 널리 물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 출판계 사수이자 외주자 선배이신 분이 그러셨습니다.
“그 돈에 하지 마라, 그 돈에 하지 마라.”
본인은 출판사에 올려 달라는 말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그냥 주는 대로 받고, 시키는 대로 밤을 새우며, 개같이 일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400원만 받으면 다른 외주자들에게도 400원에 시키려고 하실 것 아닙니까.
지금 1200원도 적다고, 2000원은 주어야 먹고살 것 아니냐고 다들 아우성입니다.
단가 맞추며 먹고살려고 일하다가 눈이 고장 난 사람, 팔이 고장 난 사람, 난리입니다.
400원에 초교를 시키시겠다고요.
그건 안 됩니다.
김영사에서 누군가에게 400원에, 또 600원에 일 시키도록 무책임하게 방조할 수 없습니다.
더 기다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가 왜 김영사, 비채 때문에 이렇듯 분노해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애태워야 하고 술을 마셔야 합니까.
당장 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입금해주시든지(김영사랑 다시 일할 것도 아니고, 계약서도 안 쓴 주제에 무슨 개인정보를 요구합니까. 그냥 계좌번호 알려드릴 테니 외주비 보내세요), 사장님 이메일 주소를 주시든지, 공론화시켜서 출판계 사람들과, 일반 대중들과 김영사의 정책과 행태에 대해서 논의해보든지, 당장 답을 주십시오.
사장님이 무서워서 보고를 못 드리겠다면, 제가 내용증명 보내드리겠습니다.
외주자가 이렇게 압박을 해와서 돈을 줘야겠다 말씀하시면 짐이 가벼우실 것 아닙니까.
이렇게까지 도와드리겠다는데 못 하시겠다면, 제가 정녕 매일같이 김영사 앞에서 일인시위라도 해야 돈을 주시겠습니까(벌써 1인시위 도와주겠다는 친구들은 많더군요. 제가 갑에게 이렇게 더러운 꼴을 당하고, 삼십이 넘어 세상을 또 배우고, 그 와중에 또 사람들의 정을 느끼게 되네요).
이 메일은 같이 일하는 *** 씨에게 참조 넣겠습니다.
답신하실 때 전체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내일까지 연락 주세요.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 정말이지 읽으면서 부들부들 떨었어요. 아울러 비공개 님이 처신하는 방법에 감탄하기도 했고요. 저라면 분해서 혹은 화가 나서 제대로 대처를 못 했을 테니까요…
1인시위는 결국 하지 않게 되었지만 행여라도 다시 이런 일이 생겨 시위를 하게 되면 연락 줘요. 저도 지원하러 갈테니까요.
그 출판사는 정의를 파는 줄 알았더니 정을 팔고 있었네요. 물론 그 어떤 것이건 수익을 위해선 무엇이건 팔고 착취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요.
정말 고생 많았어요. 그간 많이 힘들었을테고요. 다신 이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