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오전에 학교에 잠깐 갔다가 오후에 집에 들어온 이후 계속 집에 있다. 현관문 밖으로 일절 안 나가고 있다. 기말 페이퍼 기간이라 콕 틀어박혀 계속 논문 읽고 정리하고 글 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조금 전 한 편 끝냈고 이제 마지막 하나 남았다.
학기 초만 해도 이런 기말을 예상하지 않았다. 일정이 꼬였는데 근본적 이유는 이번 학기에 세 과목을 들었다는 점이다. 주 5일 알바를 하면서 세 과목을 듣는 와중에 기말 페이퍼를 미리 준비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단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조율할 수 있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수강취소기간에 하나를 취소할까 했지만 한 달 들은 것이 아까워 그냥 뒀더니 지금 이 모양. ㅠㅠㅠ 수업 듣는 날을 포함해서 한 과목 수업 준비에 이틀이 걸리니 세 과목이면 엿새가 필요하고 여기에 알바까지 감안하면… 다음부턴 반드시 두 과목만 듣겠노라고 다짐하고 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기말 페이퍼를 쓸 수 있다.
암튼 마지막 남은 기말페이퍼를 단 며칠 사이에 A4지로 15매 분량의 글로 써야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일정이지만 기말페이퍼 기간엔 초인 같은 힘이 생기는 걸. 후후. 물론 글의 질은 보장 못 합니다. 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가장 속상하다. 글의 질이 엉망일 게 뻔하단 점이 가장 속상하다.
아무려나 지금 바깥 날씨가 추운지 더운지(음?) 모르겠다. 그냥 방구석에 콕 박혀 바람만 괴롭히면서 기말페이퍼를 쓰고 있으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도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즐겁다. 며칠 전 수업 뒷풀이 자리를 가졌는데 선생님께서 요즘 에로스 지수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른바 에너지 지수라고 이해해도 무방할 듯한데, 100을 기준으로 난 85-90 사이라고 말했다. 기말이라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기말이라서 오른 것이다. 기말이 아니었다면 80 전후였을 듯. 글을 쓰는 시간, 글을 써야 하는 일정이 있으면, 그 촉박한 일정과 내 글의 한계에 엄청난 자괴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힘이 난다. 힘이 나는만큼 글도 잘 쓰면 좋으련만.. 엉엉엉.
암튼 내일 오전엔 집 근처로 산책이라도 좀 해야겠다. 너무 집에만 있으니 환기가 필요하다. 기분 전환도 필요하고. 오래 돌아다닐 수 없으니 10-20분 정도 산책이라도 해야겠다.
아, 그리고 1월 3일 사고를 칠 예정이다. 뭔가 중대 발표할 거다. 물론 귀찮거나 까먹으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크. ;;; 박근혜도 대통령이 되는 시대에 나라고 못 할 게 뭐냐 싶어 일단 지르기로 했다.
학기말의 스트레스는 안되는 일도 되게 하죠 ㅎㅎㅎ
화이팅!!
일상이 학기말 같으면 벌써 온갖 일을 이뤘을 거예요. 크크크.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