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도록, 당신의 위치를 불안하게 만들도록 글을 쓸 것이다. 당신이 안심하면서 읽는 글이 아니라 때때로 중간에 집어 던지고 싶을 그런 글을 쓰겠다.
이것은 4월 중순이 마감인 원고를 쓰기에 앞서 내게 하는 다짐이다. 물론 그 글은 완전 새로운 얘기를 하기보다 이제까지 했던 이야기를 가급적 쉽게 써야하는 기획이다. 나는 그 얘기가 지겹다고 했지만 나를 추천하고 내게 조언을 준 선생님은 새로운 독자를 만날 기회를 만들라고 하셨다. 지금까지 나의 글을 읽는 독자와는 다른 독자를 만날 기회라고 조언하셨다. 그러며 트랜스젠더와 비트랜스젠더의 접점을 만드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추며 글을 쓰면 좋을 거라고 했다. 트랜스젠더의 젠더 이슈는 비트랜스젠더의 젠더와 무관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트랜스젠더의 젠더 이슈를 자기 이슈로 인식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그 조언을 듣고 원고를 쓰겠다고 확정했다. 이런 기획이라도 나는 그 잡지의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슬플 것 같다.
그렇다고 당신이 틀렸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당신은 틀렸다’와 같은 언설은 도발도 아니고 불편함도 아니다. 그냥 소통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나는 당신의 위치를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고자 할 뿐이다.
그러고 보면 내 글을 읽고 좋다고 말씀해준 고마운 분들은 대체로 나와 비슷한 연배다. 꼭 그렇진 않지만 대체로 그렇다. 이번 원고는 나보다 한 세대 앞선 이들이 중심독자이란 점에서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물론 안 읽으면 그만…;;
오오오오오오!
이성애주의도 젠더바이너리도 결국 그것을 다시 선택 / endorse 하건 하지 않건
그걸 떠나서 한번쯤 의문을 가져보고 question 해 보아 주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누가 그러시더라고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나 question 해야지, 개나 소나 다 norm에 대해서 question 하기 시작하면 사회가 안 남아날 거라고.
맞는 말 같긴 한데… 생각해 볼 문제중 하나인듯합니다
으악.. 크크크크크크 “우리 같은 사람들이나 question 해야지, 개나 소나 다 norm에 대해서 question 하기 시작하면 사회가 안 남아날 거라고.” 이 말 재밌는데요? 크크크크크크
물론 꽤나 논쟁적이지만 한 번은 웃을 수 있는 표현이라 좋아요. 흐. ;;
더 정확하게는, 모두가 각자의 맥락에서 규범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더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흐흐.
그리고 혹시나 해서 덧붙이면… 기획과 각오는 어디까지나 기획과 각오일 뿐입니다.. ㅠㅠ
비번을 입력을 안해서 수정을 못해서 덧글을 두개나 … ㅜㅜ
우리 같은 사람들 – 이라는 건 classist 같은 의미가 아니라, 퀴어 / 비퀴어 를 지칭하던 컨텍스트였습니다 -_- ;
말씀하신 맥락으로 읽었는데, 부연을 읽으니 제가 너무 퀴어 맥락으로만 읽는구나 싶어 오히려 부끄럽네요.. ㅠㅠ
이런 멋진 다짐은…… 🙂
독자가 스스로의 위치를 의심하게 할 글이라니, 정말 멋져요… = )
당고/ … 실현될 리 없잖아요! ㅠㅠㅠ 그냥 글 쓰기 전에 흔히 하는 중2병일 뿐입니다.. ㅠㅠ
이브리/ 이것은 어디까지나 다짐이고 기획이고 욕심일 뿐, 현실은.. ㅠㅠㅠㅠ
저도 그런 글을 쓰면 좋겠어요.. ㅠㅠ
오오오~ 멋져요 멋져!! >_<
아니, 그러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글 개요도 쓰기 전에 가져보는 근거 없는 다짐일 뿐이에요.. ;ㅅ;
오오 눈부셔라 +ㅁ+…..
글을 쓰고 났더니 독자가 아니라 제 위치가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지요… ㅠㅠㅠ
현재 분위기를 봐선, 지금 이 글이 또 하나의 흑역사를 장식할 것 같아요.. 아하하.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