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말을 건넸다가 얼른 발뺌했다. 그 전엔 어떻게든 잘 보이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했다. 알고 있다. 좋은 느낌을 주고 싶을수록, 아무 말도 못하거나 말을 한다 해도 바보 같은 말만 한다는 걸. 뭔가, 인상을 주고 싶을수록 이상한 말만 늘어놓거나 나쁜 인상만 남긴다는 걸.
몸 상해서, 그 사람에게 바보처럼 남았을 거라는 불안에 몸이 너무 무거워서, 잠들기 전까지 몸을 태웠다. 메일을 보내려고 안달했지만, 괜히 보내는 것 같고 답장을 받을 때까지의 불안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보내지 않았다. 인터넷과 접해있는 내내, 수신확인을 수시로 확인할 것이고 답장을 받기 전까지 뭔가 잘 못 썼거나 더 바보 같은 글을 쓴 건 아닌가 하고 안절부절 못할 걸 알기 때문이다. 확인 못하고 잠든다면, 제대로 잠들지도 못하지만, 그 불안에 잠에서 깨자마자 나스타샤를 켜고 확인할 것이다. 이 불안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이, 메일 하나로 며칠씩 후회와 퇴고를 되풀이 하는 것이 힘겨워서 결국 보내지 않았다. 뭐, 보내지 않으면 또 보내지 않았기에 후회와 퇴고를 되풀이 하지만.
이런 루인을 느끼며, 그 사람에게 너무 몰입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결국 빠진 상태인건 아닐까, 했다. 거리를 둘 필요가 생긴 걸까. 거리를 둬야할 필요성이 몸에 떠오르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욕망 또한 강하다.
아, 하지만, 너무 바보 같은 인상을 남겼을 거란 불안에 다시는 닿고 싶지 않을 지경이다. 아, 정말 왜 그랬을까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