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김지혜, 페미니즘,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사이의 긴장과 중첩

이미 몇 번 읽었고, 제가 쓴 글에서 여러 번 인용했지만, 며칠 전 수업 자료라 다시 읽었습니다. 내용이 압축적이지만 그래도 중요한 쟁점을 아우를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성찰과 아이디어로 가득한 글이고요. 읽으며 이번에 유난히 좋은 구절을 따로 메모했습니다. 이번에 유난히 좋았다는 건, 다른 날 읽으면 또 다른 구절이 더 좋기도 하단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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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문학페미니즘> 제19권 2호(2011)
페미니즘,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사이의 긴장과 중첩
김지혜
배타적 영역 설정은 성별 이론들 사이의 논쟁에 등장하는 공간적 사유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될 수 있다. 보니 짐머만(Bonnie Zimmerman)은 “‘영토’나 ‘경계’와 같은 공간적 비유들이 페미니즘과 레즈비어니즘이라 불리는 단일한 공간“이 있는 것처럼 가정한다고 지적한다(166). 각각의 성별 정치학들을 고정된 공간의 점유로 이해할 때, 유동적 관계성은 조망될 수 없다. 젠더 이론들의 영역을 배타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각각의 영역을 단일하고 동질적인 범주로 전체화함으로써 내부적인 이질성과 다양성을 삭제하게 된다.(55)
가령, 재니스 레이몬드(Janice Raymond)와 쉴리아 제프리스(Sheila Jeffreys)는 트랜스젠더리즘을 페미니즘의 존립과 정치적 목적을 훼손하는 반(反)페미니즘으로 단언한다. 그러나 에미 코야마(Emi Koyama)가 분명히 말하듯이, 트랜스젠더의 실존이 위협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젠더를 본질화하고 양극화하며 이분화하는 세계”이다(“Whose Feminism”  704). 트랜스젠더 주체성은 “여성 억압과 경험의 보편성”을 가정하며 “권력과 특권의 위치에 있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에게 위협적인 것이다(ibid).(56)
헤스포드의 발상은 공리처럼 굳어진 역사적 해석이 어떤 특정 집단의 편집된 기억일 수 있으며 그들의 서사 속에서 다른 집단/시각의 역사가 은폐되고 침묵될 수 있음을 함의한다.(60)
할버스탬의 퀴어적 세대론은 비평적 젠더 이론들 사이의 오래된 적대적, 배제적 관계를 지양할 수 있는 인식론적 전환을 제공한다. 젠더 변이(gender variance)나 출생 시 부과된 젠더와의 불화(gender dysphoria)는 언제나 존재해 왔으며 최근의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든 페미니스트들은 젠더퀴어 주체나 트랜스젠더들을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으로 간주함으로써 내면화된 트랜스 혐오를 세대 격차로 은폐하곤 한다. 그러나 재생산적 시간성을 해체한다면 새로운 세대로부터의 배움과 성찰도 가능하며, “과거에 대한 대안적인 독해로부터 대안적인 미래”가 그려질 수 있다(104).(64)
주디스 로버(Judith Lorber)는 탈젠더(degendering)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젠더의 이원적 범주가 바로 여성의 불평등을 양산하는 구조라고 말한다(82).(66)
젠더 정치학의 연대는 권력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민감한 의식과 면밀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70)
동일성에 기반한 정체성의 정치학으로부터 탈피해서 동일시의 정치학으로 연대한다면, 비평적 젠더 이론들은 더 많은 지점에서 교차하면서 자신들의 프레임과 세계를 탄력적으로 풍요롭게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71)

10 thoughts on “메모: 김지혜, 페미니즘,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사이의 긴장과 중첩

  1. 루인님!

    아시다시피 한국에 잠깐 – 들어와있어요. (_ _)

    거두절미하고, 말주변이 없어서 우아하게 말하는 것 따위는 못 하니까,
    들어와있는동안 뵐 수 있을까 했습니다 (_ _);;;;;;;;;;;;;;;!

    패, 팬이에요! 니까요!(?) (_ _) ;;;;;;;! 아직은!!! (???)

    전에 메일 보내 드렸던 주소로 답을 해주셔도 되고 답댓글을 달아 주셔도 괜찮고 ..

    카페가 닫아 쫓겨나려고 하니 이렇게 뭉퉁뭉퉁하게 적겠습니다. ㅠ

    1. 와.. 이제 한국이시네요! 🙂

      메일 답장은… ;;;;;; 12일 기말페이퍼가 끝나면 답장 드릴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나는 것 좋아요! 근데 언제까지 계시나요?
      한국에 계시는 일정을 알려주시면 메일로 조율해봐요. 헤헤.

      고마워요. 🙂

    2. 아니에요. 답장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만나뵈면 피튀기는 혈전으로 실시간으로 토론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음?)

      한국에는 20일까지 있을 예정… 이라고 보면 됩니다. 12일 이후에 뵈어야 되겠네요? 오오 기대기대 < 지금 당장은 ... 12일 이후로는 17일날 19일날 안되는 것 말고는 딱히 일정이 잡혀있는 건 없으니 루인님 괜찮으신 시간대 말씀해주세요. 뭐 비밀글 아니라도 괜찮으시면 저도 괜찮긴 한데 좀 난감했던 건 사실입니다. 아하하하.;

    3. 헉.. 좀 오래 계시지 않고 금방 떠나시네요.. 아쉬워요..;;

      15일 토요일 오전 일정도 괜찮으신가요? 3시 이전에 마무리할 수 있는 일정으로요.. 더 자세한 건 메일 드리겠지만, 그 전에 날짜 정도는 조율해야겠다 싶어서요.. 헤헤.

    4. 오전 가능해요! 근데 그날 제가 점심약속이 있을 수도 있어서. 그렇지만 조금 뒤로 미루거나 점심 먹고 만난다고 해도 되는 약속이니까요. 블로그에 댓글 주시거나 아니면 메일 주세요!

    5. 제가 3시, 합정에서 일정이 있어서 이동하는 시간을 감안해서 그 전에만 끝나면 되요.
      나머지(시간, 장소 등)는 비공개 님께서 편한 일정에 맞출게요..라지만 이미 제 일정에 제약이 많네요.. 죄송해요.. 흑흑

    6. 여기 댓글 단 것의 대부분은 이미 공개입니다 하하 키아란이 루인님을 토요일에 뵙는 건 만인에게 공개가 된 -ㅁ- ;;

      여하튼, 저 서울 쪽 잘 몰라서요; 합정에서 일이 있으시면 … 제가 이태원이나 그쪽 까지는 나가 봤는데요, 용산 너머는 좀 멀지 않나 싶은데. 분당 쪽에서 서식중입니다. 강북까지도 돌아다니고 하니까요. 또 여기 댓글 와서 체크해볼게요 말씀 남겨 주세요. 장소가 말씀해주시면 아침에 일어나서 걸리는 시간 생각해서 시간 제안드려도 될지요

    7. 아.. 공개댓글이라고 해서 몇 분이나 확인하겠어요.. 아하하.;;;

      암튼 그럼 오전 중으로 메일 드릴게요. 🙂

  2. 비밀번호를 안 적어서 지울수도 없고 비밀글로 돌릴 수도 없군요

    윗 댓글 무려 공개댓글로 달려서 어쩌지도 못하고 ㅇ<ㅡ<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으어어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 아하하.. 전 괜찮은데.. 비공개 님께서 당황하셨겠어요.. 흐흐.
      (관리자모드에서도 변경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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