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갔다 왔다. 가는 길에 깨달았다. 몇 년 전부터 여름이면 거의 매일 미세한 두통에 시달린다는 것을. 약을 먹어도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지독한 두통도 아니고 그냥 조금 메스껍고 약간 어지러워서 뭘 하는데 큰 지장은 없는데 온전히 집중할 수는 없는 그런 수준의 두통이다. 그래서 딱히 아프다곤 할 수 없는데 은근히 신경쓰인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이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작년에는 확실히 이랬다. 작년 여름 어느날, 여름 내내 두통이네,라고 구시렁거린 적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부산 가는 기차에서, 작년의 구시렁거림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러면서 요 몇 년 간, 여름마다 거의 매일 미세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더위, 이 지독한 더위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건지도 모른다. 혹은 실내와 실외의 기온차가 커서 생긴 현상인지도 모른다. 알 순 없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되어야 이런 지속적이고 미세한 두통이 멎을 테니까. 겨울의 기온차는 이런 미세한 두통을 야기하지 않는다(나는 확실히 겨울체질인가?). 아우.. 아무려나 약도 안 듣는 두통이라니, 이건 좀 너무하잖아! 그나저나 여름이 아니어도 두통약을 일주일에 두어 번 먹는 편인데 이 정도면 평균은 아니라고 해도 무난한 편 아닌가요? 편두통이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이 정도는 양호한 편 아닌가요? 예전에 비하면 얼마나 양호한데! 뒷목에 도끼를 박아 피를 뽑으면 두통이 사라질까를 상상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양호한데(물론 그런 증상이 생길 것 같으면 바로 약을 먹어서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암튼… 그렇잖아도 이 더위에 다른 일 못 하고 빈둥거리기만 하는데 여름두통으로 더 일을 못하네..(핑계 한 번 좋고! 후후) 제가 여름에 빈둥거리는 건 제가 원래 게을러서가 아니라 다 더워서 그런 거예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