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KSCRC와 변날에서 주최한 2013 LGBT 상담 컨퍼런스의 마지막 강의로 김비 님이 나왔다. 무척 반가웠고 좋았다. 김비 님의 강의를 또 듣는구나… 헤헤. 그리고 그날 꽤나 논쟁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정말 와닿는 얘길 하셨다.
일단 살라, 성전환수술은 그 다음이다.
이 말은 오해받기 딱 좋은 내용이긴 하다. 성전환 수술은 너무 위험하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라며, 트랜스젠더를 다소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주로 할 법한 내용과 닮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해한 맥락에선 그런 내용이 아니다. 나는 이 말을, 어떻게든 살아 남고 또 삶을 지속하는 것, 그래서 나이 들어서도 타인과 삶을 공유할 수 있기를 간S절히 바라는 태도로 읽었다. 가끔씩 트랜스젠더의 자살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 앉는 것만 같다. 어쨌든 지금 이 순간을 버티며 나이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하다. 삶이 너무 힘들어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 나는 죽음을 선택하는 게 나쁘다고 믿지 않는다. 그저 살아남은 자로서 느끼는 아쉬움이다. 안타깝다. 트랜스젠더 노년을 같이 모색하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그래서 일단 살라,라는 말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일단 살고 봤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중을 상상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트랜스젠더들이 그만 죽고, 어떻게든 살면 좋겠다.
나중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살으라는 말은 거꾸로 뒤집으면 나중을 상상할 수 없는 순간에 삶을 놓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음.. 그렇게 뒤집지는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대우명제로는 그렇게 구술되지만 삶이 꼭 그렇지는 않잖아요. 🙂
중요한 건, 자살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