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수업에서, 수업 당시엔 그냥 불쾌한 느낌과 함께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은 말을 들었다. 정확하게 나만 지칭하진 않았지만 그 말엔 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파악했다. 그 말을 들을 당시엔 꽤나 불쾌한 기분이자 정확하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었다. 그래서 아무 말 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그냥 넘어가는가 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그 말이 떠올랐고, 그 찰나 나는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다. 그랬다. 그 말은 적어도 내겐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그것이 단지 내게 모욕적이지 않다고 해도 그 말은 매우 불쾌하고 문제적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당시엔 그냥 넘어갔다. 그 당시 바로 문제제기를 해야 했음에도 그냥 넘어가는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그러니까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그 발언에 화가났다.
그 발언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는 지금 밝히지 않는다. 이 모욕감을 정확하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 충분히 정리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이 찰나를 기록해야겠다 싶어 적을 뿐이다.
아울러, 나는 늘, 모욕감과 분노를 느껴야 하는 바로 그 찰나가 아니라 뒤늦게 분노와 모욕감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그 상황에서 분노하며 그냥 넘어가면 안 되었다는 걸 늘 뒤늦게 깨닫는다. 뒤늦게 발을 동동 굴리며, 정작 어떤 감정을 표출해야 할 어떤 사람이 아닌, 나 자신에게 화를 낸다.
나는 나중에 이 일을 소재로 글을 쓸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 뿐이지 않은가. 글을 쓴다는 건 뒤늦게 깨닫는 감정을 철지나지 않은 것으로, 때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지 않은가. 그래서 글을 쓴다는 건, 내 삶의 시간을 깨닫고 또 그 의미를 달리 만드는 작업이다.
아 저도 가끔 그래요. 때 놓치면 짜증나죠. 뒤늦게 불러서 따질수도 없고 ㅡ_ㅡ
근데 루인님처럼 글 쓰는 분들한테는 소재거리가 생기니 그나마 덜 분노하실듯?
글을 통해서 아주 통쾌하게 복수하시는겁니다! ㅎㅎㅎ
그쵸? 정말 뒤늦게 불러서 따질 수도 없고.. -_-;;
근데 글을 써도 시원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시원하게 표현할 수 없을 때가 더 많거든요.. 그저 뭔가 말할 거리가 생겼다는 게 유일한 좋은 점이랄까요.. 하하. ;;
아.. 저랑 비슷하시네요. ㅠㅠ
저는 맨날 기분 나빠하고 타이밍 놓쳐서 기분 나빠하고 그냥 속앓이만 하고 끝나거나
아니면 루인님처럼 나중에서야 그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선 기분이 나빠져요. 🙁
그리고 왜 그때 그렇게 못했지 하고 후회하고..
근데 너무 자기 자신을 탓하고 미워하지는 마세요. ㅠㅠ
그럴수도 있는거죠.
어떻게 사람이 완벽하겠어요. 물론 속상하긴 하겠지만요. ㅠㅠ
기운내셔요.
네! 고마워요! 헤헤헤.
그나저나 정말이지 기분 나빠해야 할 타이밍을 놓쳐서 나중에야 떠올리는 게 더 기분 나쁜 것 같아요..;;; 역시나 화내는 것도 감정도 다 타이밍인 걸까요…
루카리오 님도 힘내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