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면서 황우석 사태를 떠올렸다. ‘여성’의 난자를 대량으로 “채취”하기 위해 호르몬을 주사하는 것과 우유 혹은 달걀을 “생산”하기 위해 호르몬을 주사하는 것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젠더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식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면이면서 육식이데올로기와 동물살해가 젠더폭력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드러내는 단면이 아닐까.
#내일 있을 세미나 발제를 위해 쓰고 있는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내일 관련 얘기를 할 수도 있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황우석 사태를 읽는 무수히 많은 입장들 중 하나는 채식주의 페미니즘이란 얘기를 하고 싶다. 상상력이 세상을 더욱더 풍부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감각이라면 채식주의 페미니즘도 그런 상상력의 하나이다. 그 뿐이다.
내용과 거리가 멀겠지만 궁금한게 하나 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채식주의 페미니즘은 어떤 것인지요?
채식+페미니즘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지 아니면 규정된 것들이 있는지 알고 싶네요.
어떻게 말할 수 있을지, 너무 어려워요.;;;
당연히 루인도 잘 모르지만, 규정 같은 건 없을 거예요. 그런 끔찍한 것이 있다면 하기 싫잖아요^^;;
“채식+페미니즘”도 아마 아니지 않을까 해요.
아주 단순화하면, 생명, 존재들(여기서의 생명, 존재는 단순히 사람, 동물, 식물이란 식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접하는 모든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해요)과 어떻게 관계 맺고 소통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해도 될런지 모르겠어요.
흐음~ 저는 이곳에 오면 루인님의 다양한 관점, 시선을 느끼고 갈 수 있어서 참 좋아요. 🙂 – 오늘도 황우석 사태를 채식주의 페미니즘으로 바라보신 지점 참 흥미롭군요!-
헤헤, 고맙습니다^0^
하지만 애드키드님의 글쓰기는 훨씬 매력적이예요. 늘 부러워 하는 걸요^^
우유를 대량으로 얻기 위해 호르몬 주사를 넣거나 인공조명을 암탉에 이용한다는 부분.. 처음 알았을 때 충격 받았어요. +_= 그 후로 우유를 마시게 될 때 (그다지 자주 먹지는 않지만) 기분이 떨떠름해지더군요, 지금까지. 하지만 ‘치즈’를 생각하면.. 🙁 황박사의 경우는 저도 그러한 이유로 굉장히 싫어한답니다. ㅡ,.,ㅡ 사실 이 부분을 문제 삼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유감스럽구요. 흐흐~
사실 루인은 이런 식의 얘길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건지 공포를 조장하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고 윤리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하고요.
정보인지 공포를 조장하는 건지 헷갈리는 건, 예전에 딱 한 번 참석한 채식모임에서 들은 얘기들 때문이에요.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식으로 접근하며 채식하는 사람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운동전략 때문에 문득 헷갈리더라고요. 사람들은 이 말을 어떻게 받아 들일까, 하고.
하지만 루인은 이런 식의 말이, 여전히 소나 닭을 음식의 범주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느껴요. 루인은 채식을,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로 고민하는데 이런 식의 말은 “건강에 해로우니 먹지마”라는 선에 머물고 있어서요.
쓰다보니 자아비판? 자기 토로?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