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데다 알바를 쉬고 있어 외출할 일이 별로 없으니 요즘은 라면을 비롯한 면 종류 음식을 자주 먹고 있다. 면 종류 음식을 정말 좋아하지만 알바를 다닐 때면 외부에서 면 종류 음식을 먹기 힘들어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두 번 채식라면을 먹는 정도다. 하지만 집에서 이런저런 일을 처리할 때가 많은 요즘은 그보다 더 자주 면 종류 음식을 먹는다. (네, 한국인 라면 소비량의 평균을 올리는 1인입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이것도 많이 자제한 거지만. 하하.
며칠 전부터 짬이 생길 때면 라면요리 만화를 읽곤 한다. 그냥 머리 식힐 겸 조금씩 읽고 있는데 일본라면요리는 정말이지 독특한 매력이 있다. 만약 내가 채식을 하지 않았다면 일본라면집에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갔겠지. 다행이라면 나는 채식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갈 경제적 여력이 없달까. 후후. 아무려나 이런 상황과는 별도로 라면 만화를 읽고 있으면 채식라면이라도 조금 더 맛나게 먹고 싶은 바람이 생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라면을 면+스프만으로 조리한 적은 없다. 늘 버섯, 청양고추, 마늘 등 무언가를 추가했다. 하지만 라면만화를 읽고 있노라니 이것만으로는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그리하여 얼마 전 채수를 만들었다. 육수가 아닌 채수. 대충 집에 있는 재료(채수의 기본이라는 무도 넣지 않았다)로, 시험 판본 삼아 가볍게 만들었는데 이게 꽤나 괜찮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꽤나 매운 맛이 강한 채수를 만들었는데 채수에 라면을 끓이니 국물이 상당히 담백하고 깔끔하면서도 매운 맛이 남아서 생수에 끓이는 라면보다 더 맛난달까. 오호라. 이 맛에 라면요리에서 그렇게 국물에 공을 들이는구나 싶었다. 라면만화를 보면 국물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데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겠다는 기분. 물론 짐작할 수 있겠다는 기분이지 짐작하는 건 아니다. 일본라면은 내가 알지 못 하는 세계니까. 흐흐. 암튼 이런 연유로 일요일엔 짬을 내서 채수를 제대로 만들 예정이다. 겸사겸사 우동도 만들어 먹을 겸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