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 수록 울화가 더 크게 차오른다.
나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을 구조하는 등 적극 나서는 것, 체계적 움직임으로 실종자 가족이나 유족이 마음 상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국가/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 행위이자 애도 행위라고 믿는다. 물론 날씨 등의 상황에 따라 구조원이 적극 투입되지 못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총괄본부는 정확한 사실과 적절하고 신속한 판단으로 움직여야 한다. 구조작업자의 안전과 함께 사고 상황에 처한 사람을 신속하게 구하도록 적절하고 때론 과감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것은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의무이자, 위로 행위다. 그런데 이런 게 없다. 구조 작업에서 책임 있는 결정을 해야 하는 이들은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기 바빴고 책임을 회피하기만 바빴다. 이것이 국가인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도 하지 않는 게 국가인가. 대통령은 정부 탓을 하는 황당한 상황에서, 단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땅에 국가가, 정부가 존재하는가. ‘우리’에겐 그런 게 없다. 공권력으로 국민을, 시민을 진압하는 집단은 있어도 국가는 없다.
최소한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는 이 땅에서, 고인과 실종자와 그 가족과 주변 사람만 서럽다. 부디, 좋은 곳에 있기를, 그리고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한국에선 태어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