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보리, 고양이: 어떤 슬픔

ㄱ.
바람이 지금 겪고 있는 어떤 감정적 경계가, 내가 초래한 일이란 점에서 마음 한 곳에 슬픔이 쌓인다. 더 정확하게는 정말 많이 미안하고 안타깝다.
ㄴ.
귀여운 보리를 충분히 더 애정애정하지 못 하고 조심하는 것도 슬프고 또 미안한 일이다. 큰 결정하고 데려왔기에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하고 있다. 바람의 기분도 살펴야 하기에 조심스럽다. 이게 참 미안하고 슬프다.
ㄷ.
슬픔은 시간으로 구성된다. 슬픔엔 시간의 흔적이 진하게 묻어난다. 그래서 지금 내가 느끼는 슬픔이 어떤 시간의 흔적인지 종종 궁금하다.
ㄹ.
그나저나 만화책에 따르면, 성묘는 아주 어린 고양이가 혼내거나 싸울 일이 있어도 때리거나 건드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 넘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그때 본격 싸운다고. 생각해보면 나도, E도 바람의 싸닥션을 맞은 일이 있다. 정말 화나거나 그러면 가차없을 성격이다. 보리가 너무 어려서 지금은 그냥 넘어가는 것일까? 물론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ㅁ.
어떤 신호인지 알 수 없지만 보리가 바람에게 꼬리를 잔뜩 부풀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흠… 향후 바람의 대응은 어떨는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