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청탁을 받건 받지 않건 이런저런 글을 계속 쓰고 있다. 그리고 종종 쓴 글을 출판한다. 몇 년간 출판 경험을 했으니 글이 공개되는 일에 무덤덤 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도 글이 출판되면 두렵고 떨린다. 내가 글에서 논한 사람이, 나 나름으론 긍정적으로 해석했음에도, 내 글을 읽고 행여나 불쾌하진 않을까가 첫 번째 걱정이고(그래서 한겨레21 원고가 가장 어렵다), 논리적으로 엉성하거나 뭔가 납득할 수 없는 논의를 전개하고 있진 않을까가 두 번째 걱정이다. 나는 현재 시점에서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말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말하느냐는 다른 문제니까. 그리고 나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하다. 퀴어 집단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는 없다. 때론 누군가가 매우 불쾌함을 느끼도록 글을 쓸 때도 있다. 그저 명백한 오류, 사실 확인의 부족으로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그게 걱정이다. 칭찬을 기대하기보다는(칭찬 받으면 혹은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데헷) 적어도 사실 여부로 문제가 되고 싶진 않을 뿐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안 하길 잘 했다. 요즘은 정말 대부분의 글과 그에 따른 반응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만 돈다. 그 외의 곳에선 반응을 찾기가 어렵다. 드물게 블로그 댓글로 반응을 남겨 주시거나 별도의 방법으로 논평을 줄 때가 아니면 알 수가 없다. 다른 말로 SNS 시대에, SNS를 하지 않는다면 (굳이 내 글이 아니라도)글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 수 없다. SNS는 실시간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이것은 SNS에 참여할 때의 얘기다. 참여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다. 더구나 주로 IT 관련 글을 읽는 구글플러스 같은 곳엔 전혀, 저어어어어어어언혀 알 수 없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내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일희일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긍정적 평가에 기고만장해서 긴장감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부정적 평가는 긍정적 평가보다 빠르다. 그래서 글에 문제가 있으면 또 어떻게든 관련 논평을 듣더라. 물론 그것도 극히 일부만 듣는 거겠지만. 아무려나 어떤 경로로건 제 부족한 글을 읽고 논평 주시는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열심히 쓸게요. ㅠㅠㅠ (안 쓴다는 말은 절대 안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