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다 온갖 변태 이야기를 적어봐야 가시성을 획득하거나 주변의 시선을 낚아채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페디큐어다. 지난 몇 년간 내가 퀴어(거나 퀴어와 관련 있는 사람이)라고 공공연히 밝히는 옷을 입고 다니곤 했다. 그것이 아는 사람만 아는 기호여서 그런지 몰라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주변 사람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옷에다 내가 퀴어 혹은 트랜스젠더임을 확실하게 밝히는 문구를 적었다. 눈치채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내가 인지하는 수준에서 그렇다.
얼추 열흘 정도 전부터 페디큐어를 하고 조리를 신고 다녔다.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면 반응이 바로 왔다. 째려 보는 사람, 뭔가 낯선 것을 봤다는 듯 당황하는 사람, 이상한 걸 봤다는 듯 반응하는 사람 등. 반응은 무척 빠르게 그리고 자주 왔다.
재밌는 일이다. 티셔츠 전면에 적혀 있는 글씨는 안 읽지만 페디큐어는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 문자는 효과적인 매체가 아니란 뜻일까? 문자보다는 몸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뜻일까? 문자보다, 티셔츠에 적은 문자보다 몸에 새긴 것이 더 효과적인 메시지라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몸을 재현하는 방법은 나와 관련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메시지는 종종 나를 배신하지만 그럼에도 그 메시지를 어떻게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앞으로 매니큐어를 바를까 보다. 귀찮으니 조금만 더 고민하고 난 다음에.
대세는 젤네일!!!
젤네일보다는 붙이는 것으로… 흐흐흐.
저는 가볍게 프렌치네일로!
으하하 매니큐어가 귀찮긴 귀찮죠. 두껍게 바르기라도 하면 마르는데 천만년 ㅎㄷㄷ
그러니까요.. 마르는 동안 가만히 조심히 있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서 떨어지면 안 예쁜데 지우기도 귀찮고요.. 흐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