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현재 진행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 만들기 프로젝트의 트랜스젠더 사진전에 갔다 왔다. 아늑한 공간에 많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이런저런 설명글을 읽으며, 나도 보낼 것을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어떤 사진을 보낼까 고민하다가 결국 시기를 놓쳐서 못 보냈지만.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기쁘고 즐겁지만 어쩐지 마음 한편에선 슬펐다. 딱히 슬픈 사진은 없었는데도 어쩐지 마음 한 켠에선 슬펐다.
그리고… 한무지의 사진을 보며 이 사람이 누군지를 묻는 반응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무지를 알던, 같이 활동하던 사람들은 복잡한 마음이었다. 연예인을 제외하면 가장 유명한 트랜스젠더 활동가였고 또한 ftm 트랜스남성 활동가였는데… 하지만 이런 복잡한 마음은 같이 활동했던 이들의 마음이겠지. 이제는 잊히고 낯선 존재, 기록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이니까. 그래서 문득 궁금했다. 한 사람이 잊히는데, 죽음이 망각되고 존재가 망각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까. 물론 무지는 한동안 활발하게 활동했고, 어느 순간 활발한 활동은 안 했으니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도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묘한 마음이다. 애써 무지를 기리고 기념하는 작업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역사적 평가는 해야 한다) 그래도 무지가 낯선 존재가 되는 게 트랜스젠더 운동 등의 역사와 맞물리면서 마음을 참 복잡하게 한다.
아무려나. 사진전은 상당히 매력적인 행사니 많이들 찾길 바랍니다. 오는 일요일까지 진행합니다. 망원역 근처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리고요.
저도 다녀왔습니다. 🙂
포스트잇도 쓰고 와찌요..(헤헷)
아마 루인 님도 제 쪽지를 봤을지도 몰겠네요..ㅇㅅㅇ;;
와~ 다녀오셨네요!
오늘 편지 낭독 행사에도 가셨을까요.. 정말 좋았거든요.
사진도 상당히 좋았고요. 헤헤
갔다와찌요..흐흣..
사회자분께서 눈물도 흘리셨구..ㅠㅠ
에디 언니도 재밌으신 분이셨쎠영..ㅎㅎ
편지글자체가 진솔하고 감독적으로 와닿았네요..:)
혹시 루인 님은…안경쓰시고 단발머리에 형광 주황색 운동화끈을
신으신분이셨나요?ㅇㅅㅇ;;
에니 님은 쫌 짱인듯해요. 흐흐흐.
사회자 분의 말씀도, 편지의 내용도 정말 계속 울도록 하더라고요. ㅠㅠㅠ
아… 음.. 에… 어쩌면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하하. ^^;;;
스캔까지 떠놓고서 안 보낸 사람 여기 있습니다. 크크크…
흠.. 무지님을 모르던 사람들은 트랜스젠더 당사자일까요 아닐까요. 트랜스젠더라도 활동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예 그렇게 관심이 없으면 이런 행사에도 안 왔을 것 같고..
여하튼 이 글 읽고 생각나서 지금 막 다녀왔어요. 글 읽자마자 갔다가 포스트잇 붙이고 후딱 되돌아왔습니다. 위층에서는 한창 행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뒤늦게 도착한 불청객은 뭐 그냥.. 안들어가는 걸로 ㅋ
우리의 역사도 어딘가에 기록되고, 세대를 거쳐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우리가 수적으로 좀 딸리기도 하고, 시스젠더 게이나 레즈비언처럼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이런 활동에 있어서는 좀… 음…
억… 고민만 한 저보다.. 흐흐흐 그럴 수도 있지요.. ^^;
그 행사를 찾는 사람이라면 관심이 많을 수도 있는데.. 싶기도 하고, 이제는 고인인데 반드시 알 수 잇는 것은 아니기도 하고.. 뭐, 그저 무지와 같이 활동했고 그의 중요한 역할을 알던 입장에선 마음이 복잡하지만 어쩔 수 없지..싶기도 했어요.
늦게라도 행사 참여하시지 그랬어요. 정말 좋았어요. 물론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는 시간이었지만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