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강의에서 이야기한 것.
인터섹스의 경우, 한 사람이 인터섹스로 진단되면 의사는 지배 규범적 여성 아니면 지배 규범적 남성의 몸에 적합한 외부 성기 형태를 갖추는 수술을 (사실상)강제한다. 그리고 수술을 하지 않으면 일찍 죽거나 예기치 못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협박한다.
트랜스젠더의 경우, 성전환수술을 하면 일찍 죽는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하리수 씨도 이렇게 말했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그리하여 성전환수술이 매우 위험하거나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뉘앙스를 만든다.
인터섹스의 수술이나 트랜스젠더의 성전환수술이나 실질적 작업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인터섹스에겐 수술을 하지 않으면 일찍 죽는다고 하고, 트랜스젠더에겐 수술을 하면 일찍 죽는다고 한다. 어쩌라고???
그러니까 수술이 생명에 직접적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수술로 인해 더 오래 산 것인지, 수술로 인해 더 빨리 죽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아니, 확인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모든 것을 수술로 수렴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 헛소리다. 아니, 완전 헛소리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협박을 할 시간이 있으면 그냥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낫다. 의사가 최종 결정권을 갖지 말고 인터섹스나 트랜스젠더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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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뻔한 이야기지만, 에약 발행을 위해선 뭐라도…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