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건이라는 점과 한국인이라는 점과 트랜스젠더퀴어란 점과 어쩌면 레즈비언일 수도 있다는 점과 장애인인지 비장애인인지 잘 모르겠다는 점과 절대적 기준으론 가난한 편인데 현재 생활 자체는 가난하다고 하기 어렵다는 점과 범죄 이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점과 어렸을 때의 계급 경험으로 아직도 서비스를 받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다는 점과 그리고 또 이런저런 경험을 나는 내 글에서 얼마나 잘 엮어 내고 있을까? 나는 늘 이 모든 이슈를 내 글의 일부에 엮어 내려고 애쓰고 있지만 오늘 E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전히 나는 이 모든 것을 따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아니, 의심할 필요도 없이 그냥 따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도 있다. 젠더가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직조하는 무수하게 많은 경험을 같이 이야기해야 하는데 나는 별로 안 그런 듯하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반성하기엔, 습관적으로 반성만 하고 있다. 뭔가 글쓰는 방식, 내가 사유하는 방식을 의도적으로 바꿔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저도 TCK 글을 쓰면서 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들어가 있는 글이어서 그런지 그것을 의식하게 되는 작업이 되게 즐거웠달까…
글에 내가 들어갈 수록, 더 많이 더 복잡하게 들어갈 수록 글쓰기가 괴로우면서도 엄청 즐겁달까요. 흐흐흐
sm적인 글쓰기 생활의 실천 ~ <3
그것은 글쓰는 사람, 예술가의 일상이지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