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퀴어를 혐오하거나 적대하며, 어떻게든 퀴어문화축제 진행을 막으려고 하는 세력에게 고마움을! 특정 집단을 향한 사회적 억압이 강해지고 그와 관련한 보도가 증가하면 이것은 언제나 억압이나 혐오의 대상이 되는 존재를 더욱더 가시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몰랐던 사람은 ‘저런 사람이 있구나’를 깨달으며, 세상에 나와 같은 존재는 혼자라고 믿었던 사람은 ‘나와 같은 사람이 많구나’를 깨닫는다. 물론 각 사건을 접하며 깨닫는 방식, 인식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아무려나 어떤 식으로건 인지하도록 한다. 인지하지 않을 수 없지. 그토록 언론에서 떠드는데. 그러니까 퀴어문화축제는 혐오 집단의 움직이 더 격렬할 수록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 행태가 계속해서 언론에 보도되면서, 더 많이 홍보되기 때문이다. LGBT/퀴어를 어떻게든 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은 LGBT/퀴어를 사회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제 바로 그런 혐오 집단의 움직임으로 방송에 보도되면서, 바로 그 방송을 보고선 퀴어문화축제를 처음 알고 전화를 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러니까 혐오 세력, 혹은 적대 세력의 등장은 혐오의 대상, 혹은 적대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이들의 규모가 일정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더 많은 가시성과 운동의 가능성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지금 순간은 괴롭지만…